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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로 세상과 부딪치다(유럽여행기)#프랑스- 낮져밤이 *^^*리옹!I
게시물ID : bicycle2_3536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중풍산부인과
추천 : 6
조회수 : 476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06/29 14:3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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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정.jpg

 엑스레방 - 리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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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리옹에 도착했다~~! 축구팀 이름으로만 들었던 리옹. 어렸을 적 부터 알고 있던 동네에 와있다는게 여전히 신기하다. 프랑스의 제 2의도시, 한국의 부산 같은 도시다. 제법 큰 도시라 그런지 호텔찾기가 여간 쉽지 않다, 땀을 뻘뻘 흘리며 호텔을 찾는다. 등에 가득한 땀이 점 점 밑으로 내려오고 있다... 아무래도 예약한 숙소가 위치를 잘못 표기한 듯 하다. 팥으로 메주를 쓴데도 믿을 '구글맵'이 가리킨곳에 숙소가 안보인다. 이건 숙소 잘못일꺼야...나는야 구글맵 성애자..^^.  결국 털보 아저씨가 앞에 나와있는 멕시칸 음식점 주변을 세바퀴나 돈 뒤에 겨우 숙소를 발견했다. 빠알간 간판이 나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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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나에게 꿀 같은 휴식을 주기 위해 호텔을 선물했다! 보통은 호스텔이나 게스트하우스에 묵지만, 오늘은 편안히 빨래도 하고 휴식을 가질겸 호텔을 선택했다. 가격은 비싸지 않은 35유로! 머리 짜르는 비용과 비슷하니 비싼편은 아니다. 친절한 프론트가 나를 맞는다. 깔끔한 영어와 친절한 설명에 가슴이 뻥 뚤리듯 시원하다. 심지어 컴퓨터와 와이파이, 그리고 에어컨도 있다!!! 에어컨이라니~~~~!! 이 얼마나 구세주 같은 시설이란 말인가. 지난 엑스레방(도시 이름)에서는 에어컨이 없어 자면서도 샤워를 몇번이나 했는지 모른다. 여행에도 휴식이 필요한지라 오늘은 휴식 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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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는김에 좀 더 쓰자~~!! 하고 먹은 화덕피자. 혼자 화덕 피자 한판과 맥주 500cc를 다 비운다. 정말 오랜만에 먹는 피자다. 피자보단 치느님을 섬겨왔던 터라 피자를 주문할때도 조금 어색했다. 화덕에 구어서 그런지 고소함과 담백함이 일품이었다. 평소 순대국 위에 언져진 파들도 건져내 먹지 않을 만큼 야채를 싫어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옆으로 떨어진 야채들 마져 주워 먹을 정도로 한판을 싹 싹 비웠다. 내가 한판을 다 비우다니...역시 지갑이 얇아지는 음식은 맛있기 마련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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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도 부르고, 잘 곳도 있고 걱정할 것이 없다. 이것이 바로 가진자의 여유인가!? 지갑은 얇아도 배부르고 등따시니 세상이 아름다워 보인다. 노을 질 무렵의 리옹을 달린다. 물론 자전거로..^^. 생활 수준이 높은 도시인의 삶을 사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여유있게 혼느강변을 달린다. 기분 좋은 산들바람이 볼끝을 스친다. 마주오는 멍멍이들이 때때로 나를 향해 짖는다. 그럴때 마다 속도를 줄이고 방긋 웃어준다. 그래도 짖는다...개시키들.


 혼느강의 동서를 잇는 아름다운 다리들이 연이어 모습을 드러낸다. 한강보단 조금 작지만 비슷한 느낌을 준다. 강변을 두고 길게 이어진 유원지들과 함께 놓이 수상 레스토랑들은 저마다 아름다운 빛깔을 내고 있다. 리옹이 아름다워 지고 있다. 낮의 프랑스는 언제나 못생겼다. 다른 나라보다 덜 깔끔하고 지저분한 느낌이 강하다. 건물의 색이나 배치도 한 몫 하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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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의 리옹. 조금은 너저분한 건물 배치와, 빛 바랜 건물들이 도시의 색감을 어둡힌다. 하지만 곧 해가 지고, 밤이온다. 어둠이 가까워 올 수록 리옹은 더욱 아름다운 옷으로 갈아 입니다. 언젠가 유투브에서 너저분한 길거리 노숙자를 데려다 멀끔한 신사로 바꾸어주는 동영상을 보았다. 깔끔하게 면도와 머리를 가다듬고, 한껏 다린 양복으로 마무리. 그것이 리옹의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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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 말을 잃는다. 그리고 잊는다. 진정한 낮져 밤이. 낮에는 정말 많이 진다. 계속 진다. 그냥 져있다. 하지만 밤이되면 세상 어느곳보다 아름다운 곳이 되어버린다. 멀끔하게 양복을 입은 신사처럼, 고귀하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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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너로 보이는 화려한 건물에 입이 떡하니 벌어질 뿐이다. 프랑스의 저녁은 늘 한줌의 외로움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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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와 셀카도 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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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로운 것 같기도 하고 쓸쓸한 것 같기도 하다. 저기 보이는 딱딱한 철제 다리 때문인지 강 건너의 흰 고풍스런 건물들 때문인진 알 수가 없다. 확실한건 여행에서의 가장 행복한 순간은 지금과 같은 순간들 이란 것이다.

기대하지 않았던 도시는 역시나 아름다웠고, 기대했던 도시는 안타깝게도 별로였다. 항상 얼굴의 눈보단 마음속의 눈이 여행의 질을 결정해왔다. 그 마음속의 눈이 띄어진 지금이 가장 행복한 순간중 하나다. 자유로이 지나는 사람들 사이에 혼자 다른 생각을 하는 나. 다른 종류의 행복을 느끼는 지금이 여행의 즐거움이다. 리옹은 아름다운 도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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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치를 낮추고 여행을 떠나보자.
마음의 무게를 내려놓는 순간
세상은 조금 더 특별하고 아름다울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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