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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까지는 서울시민이다가 2년 전부터 안락사 직전의 유기견들을 한 마리라도 더 살리기 위해 마당 넓은 경기도 양주집으로 이사와서 11마리 유기견들과 함께 살고 있는 경기도민입니다. 50대 초반인 저는 당연히 지금까지 유권자로서 선거를 많이 치러 봤지만 내일 더불어민주당의 경기도지사 경선을 앞두고 제법 떨리는데요.
87년 대선 투표를 시작으로 해서 92, 97, 2002, 2007, 2012, 2017년까지 7번의 대통령 선거, 88, 92, 96, 2000, 2004, 2008, 2012, 2016까지 8번의 국회의원 총선, 91, 95, 98, 2002, 2006, 2010, 2014, 2018까지 8번의 지방 선거를 치렀습니다. 재보궐 선거 빼고 모두 23번의 큰 선거를 유권자의 자격으로 치뤘네요.
투표는 유권자의 최고의 권리라 생각했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안타깝게도 이명박-정동영-이회창이 출마했었던 2007년 대통령 선거에서는 기권을 했습니다. 최선이 아니라면 차선, 차선이 아니라면 차악이라도 뽑겠다는 확고한 제 투표 기준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권한 이유는 정말 뽑을 사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22번의 모든 선거에 김대중 - 평화민주당 - 민주당 - 새정치국민회의 - 노무현 - 열린우리당 - 통합민주당 - 새정치민주연합 - 더불어민주당 등과 맥을 같이 하는 정당 후보에 투표를 했던 저였기에 2007년 대통령 선거에서 기권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결정이었습니다.
기권했던 이유는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 새정부의 수립, 그리고 개혁을 위해 만들어진 열린우리당원이기도 했던 저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온갖 혜택이란 혜택은 다 받았던 정동영이 대통령의 퇴임을 앞둔 시점에 힘이 다 빠졌을 때 가장 먼저 돌아서서 비수를 꽂는 모습을 보면서 “뭐 저런 xx가 다 있나?”라는 생각에다가 이미 대세는 어떻게 하든지 이명박 당선으로 기운 상황에서 내 자존심을 정동영에게 넘기고 싶지 않아 투표를 포기했습니다.
아마 이런 제 심정에 공감하시는 분도 계실 것이고, 그래도 투표는 해야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하는 분도 계실 겁니다.
6.13 지방선거를 2개월 채 안남긴 지금 시점에 경기도민으로서의 제 심정은 참 초조합니다. 내가 진심으로 바라는 후보에게 투표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인지, 혹은 또 한 번의 투표 포기하는 상황이 올 것인지.
저는 전해철 후보를 지지합니다. 이런 저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보다 넓은 마음으로 이재명도 큰 의미로 보면 민주 진영의 자산이니 다소 흠결이 있어도 품어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가졌던 사람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혜경궁 김씨 트위터 사건을 보면서 그런 제 생각이 역치에 다달았음을 느꼈습니다. 거기에 한 방 더 제 뒷통수를 친 사건이 드루킹 논란에 너무도 가볍게 처신하는 이재명 전 시장의 됨됨이입니다.
아무리 경선을 앞두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건 좀 아니죠. 인격의 밑바닥까지 저렴하게 다 보이더군요. 이런 사람 됨됨이라면 설령 제가 지지하는 정당의 후보로 출마하여 경기도지사가 된들 전혀 축하할 상황이 아니며, 오히려 앞으로 큰 골칫덩이의 하나로 문재인 정부의 앞길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는 것은 불보듯 뻔한 일입니다.
내일 경선에서 전해철 후보가 꼭 당선되길 기원합니다. 그래서 6월 13일에 경기도지사를 선출하는 그 선거에서 내 소중한 한 표를 꼭 행사할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