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민으로 시작해 레바 스르륵까지 이어져 한동안 오유를 마비시키다 시피한 여시사태..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웃대나 디시 오유에도 여시에 관한 글들이 종종올라오고 김여사, 군대조롱 등 여혐을 조장하는 글들이 하루에도 수많은 추천을 받으며 각 커뮤니티의 대문을 장식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그 때를 기억한다.
현정부의 철도 민영화 시도로 노조가 파업에 들어갔을 때, 각 커뮤니티들이 대한민국 온라인 커뮤니티 연합을 만들어 '대국적으로', 반발적인 움직임을 시도 했었을 때가 있었다. 각 커뮤니티 색에 맞게 프래그를 짜고 온라인 최초로 지역을 넘고 출신지를 넘고 신념을 통한 통합을 시도했을 때 말이다.
나는 이 때 어쩌면 우리가 수십년 동안 그들이 짜놓은 지역감정, 계급, 세대, 성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 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다.
당연하게도 온라인에서는 지역도, 계급도 신분도 좀 더 고려해 성별도 나이, 세대도 없으니 말이다.
어쩌면 그들은 이 상황을 두려워했을지도 모른다. 최초로 우리가 내 옆에도 내 뒤에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이 운동을 통해 오프에서 확인하고 더욱 탄력을 받는다면 그 때 모인 커뮤니티들의 회원 수만 해도 엄청날테니 말이다.
그 결과를 떠나 그 과정에서 나온 반향과 방법은 굉장히 고무적이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어떤 영화의 슬로건과 같이 그들은 방법을 찾았다. 늘 그들이 그랬듯이.
커뮤니티별 구역을 가르고 사람들을 갈랐다. 현실의 지역감정프레임을 공간이 없는 온라인에 커뮤니별로 구획을 긋고 그대로 지역감정을 씌워버렸다.
각각의 사이트는 추천과 비공감을 통한 색깔을 가지고 있다. 어떤 사안에 대해 꽤나 비슷한 사람들이 모이고 그 생각에 동조하지 않은 사람들은 산으로 쓰레기통으로 버려진다. 그러한 과정이 몇번 반복되다 보면 절이 싫은 중들이 떠나고 남은 중들만 모인 지금의 오유나, 웃대나 디시처럼 색깔을 가지게 된다.
그들은 그 색깔로 사람들을 갈랐다. 그리고 커뮤니티간, 세대간, 성별간 싸움을 부추겼다. 커뮤니티로 지역을 만들고 꼰대들의 일화로 세대 갈등을 만들고 여혐으로 성별간 갈등을 만들었다.
(*모든 문제가 을과 을의 싸움이다 : 예를들어 군대의 경우 처우 개선과 보상 문제, 임신의 경우도 임신휴가, 육아지원 모색 등의 방안을 생각하여 적절한 타협점을 모색 해야 될 때에 서로의 역할을 비하하고 헐뜯는데 모든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 그리고 그동안 그 모든걸 해결했을법한 돈인 22조는 강으로 수십조는 자원외교로)
이쯤 되면 국정원이, 군대까지도 과거 댓글-추천 조작짓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음모론자 이야기가 나온다. 자연히 일상에서도 있는 갈등인데 연장선상인 온라인에서도 존재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느냐 라고 한다면 팩트를 대며 아니다라고 반박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과거 누군가의 글에서 커뮤니티의 유입이 비정상적으로 급많아졌다는 분석과
바이럴 마케팅이라는 명목하에 수많은 커뮤니티에서 소위 알바짓 하던 아는 사람의 경험담으로 비췄을 때, 아이디 수백개로 피시방 옮겨가며 프록시 바꿔가며 얼마나 여론을 조작하기 쉬운지 듣게 된다면 그 또한 다른 이야기가 된다. 말이 수백개지 하루에 몇번이고 자기가 원하는 글을, 베오베에 올려 수만명이 보고 읽고 그것을 여론인양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파워는 몇번 당해본 오유 사람들이 제일 잘 알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팩트를 댈 수 없다는 시점에서 이 글을 어느 음모론자가 선동하는 글이라고 생각 할 수도 있겠다.
그렇다 나는 선동하고 싶다. 모든 것이 불투명하고 온라인상에서 조차 70년대 프락치를 생각해야되는 이 시점에서, 이 불신시대에서 나는 선동하고 싶다.
나는 당신들이 주체를 가지길 바란다. 커뮤니티 속에서 학습 된 그 색깔에 맞춰서, 혹은 단순히 추천 수만을 보고 그것이 정답이다 라고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 비공감, 반대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말하길 바란다. 오유의 콜로세움은 민주주의에서는 당연한 것이다.
대신 다른 의견도 듣고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지역, 색깔, 성별, 커뮤니티의 프레임에 벗어나 올바른 사고를 하는 것 말이다. 그렇다면 당신 주위에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이 사는지, 다양한 생각들이 있는지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다양한 사람들이 또 우리와 얼마나 같은 생각을 가졌는지, 정의를 사랑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앞서 말한 커뮤니티 연대에 여성시대가 있었듯이.
그리고 그들과 불의에 분노 해라. 단 그것이 팩트일 때. 정보의 출처가 어디이고 그것이 명확한 근거에 기반을 두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불확실하다면 경거망동 하지 말고, 그렇다고 마냥 기다리지만도 말고 올바른 정보를 능동적으로 탐색해라. 절대 정보에 수동적이 되지 마라. 누군가가 억지로 떠먹여 주는 정보는 반드시 의도가 있다.
유머 사이트에 사회적 행동이나 운동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동안 오유에서 집회 정보공유나 앞서 행동적인 사람들이 일궈낸 성과들을 놔두고 이제와서 '우리 유머사이트입니다' 할 수는 없다. 올바른 정보를 공유하고 올바르게 생각해서 건강한 커뮤니티를 만들어라. 건강한 커뮤니티는 건강한 사람들을 다시 모은다. 그리고 그 건강한 사람들은 건강한 사회를 이루고자 다시 노력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