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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고 미안하고 후회해 잘지내 안녕
게시물ID : gomin_14691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집터저집터
추천 : 0
조회수 : 86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6/30 00:59:44
답장 안해도 좋고 이 글을 읽지 않아도 좋아,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이렇게 메시지를 보내.



 
고마워.


늦은 저녁을 먹으려고 밥을 차리면서 너와 함께 우리집에서 밥을 먹던 생각이 났어. 너와 헤어진지는 1년이 안됬지만 그래도 몇개월이 지났는데 내 머리 속에 너의 전화번호가 남아있는 것처럼 너의 흔적은 여전히 곳곳에 남아있는 것 같다. 너와 헤어지고 사람을 만나지 못했어. 글쎄, 사랑한 사람을 잊으려면 그 사람과 사귄 시간만큼이 지나야된다는 말이 진짜일까...네가 나와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난 네게 너무 많은 빚을 졌어. 금전적으로 풍족하지 못한 내게 넌 아무렇지도 않게 선뜻 돈을 더 내려하고, 내가 짓궂은 장난과 말을 해도 넌 이해하려 노력했어. 메모장에 네 모든 것들을 다 지웠지만 네 계좌번호는 못지우겠더라.. 내가 나중에 알바를 해서라도 꼭 그 돈 갚을꺼야.



미안해.


네게 너무 많은 이해를 바라며 상처를 준 것 같아. 너와 헤어지고 네게 계속 연락을 하면서 만나자고 하다 다음날 못만나겠다고 하찮은 변명으로 일관했던 내 모습이 비겁했어. 쓰레기 같았고, 사람 마음을 들었다 놨다하는 짓이었어.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었어. 단지 자신감이 없었지. 너와 잘해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다시 같은 이유로 아니면 다른 이유로 헤어지고 나와 네가 둘다 또 다시 상처를 받게 되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



후회해.


솔직히 후회해. 네가 좋아하고 자주 하던 말,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 것, 너와 함께하는 나날동안 '너와 싸우면 이 정도가 내 한계야 더 이상은 못하겠어' 라고 잘못 생각했었어. 좀 더 이해하고 좀 더 아껴줬다면, 내가 한 번 더 이해하고 잡으려 했다면, 싸움이 잦았다해도 이런 결론이 안나지 않았을까.



잘지내. 


우연히 몇일 전 네이버에 인스타그램 notification이 와서 눌렀다가 네 인스타그램을 보게 됬어. 누군지는 몰라도 네가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건 알게됬어. 한동안 가슴 한 켠이 아려왔지. 하지만 진심으로 난 네가 행복하길 바래, 그러니 이번 남자친구는 정말 좋은 사람, 달이 떳다고 전화를 해주는 정말 좋은 사람이기를 바래. 



안녕.
출처 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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