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흔히 자신의 직책이나 직업에 맞게 행동하는 사람에게 ~다운 사람이라하고 또 그렇게 행동 하길 바란다.
의사면 의사답게 행동하라, 경찰이면 경찰 답게 행동해라.
이와같은 말은 어린이들도 알듯이, 자신의 직책에 규정대로, 직업정신,소명을 가지고 올바르게 행동하라는 것이다.
의사는 생명을 살리는 것을 최선으로 하고 경찰은 사회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에는 그 누구도 의의를 달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가장 분노했던 세월호 사건을 생각해보자
모두가 알듯이 세월호 선장은 가만히 있으라는 지시를 하고 배를 버리고 도망쳤다.
마지막 승객 한명이 안전하게 내릴 때까지 배를 지키며 지시를 내렸어야할 선장이 그 누구보다도 빠르게 배를 버리고 도망친것이다.
선장답지 못했다.
하지만 '그럼 나보고 죽으라는 말이냐' 라고 선장이 반문했다고 가정을 해보자
모든 사람이 분노하며 '당신에게는 그 승객의 안전이라는 책임이 있고 그 때문에 당신이 높은 월급 받으며 그 책임을 이행을 했던 것이다 라고 말을 할 것이다.
정의론을 읽고 이 내용에 반발할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대다수의 한국 사람들이 선장에게 욕을 하는 이유가 이것일 것이고 이 대답이 사회적인 통념이라 알고 있다.
그럼 사건을 바꿔보자
몇달전 일어난 예비군 총기 난사 사건이다.
-한국일보 기사-
훈련받던 예비군 한명이 실사격 중 총구를 빼 주위에 3~4명의 인원에게 조준사격을 하고 자살을 한 사건이었다.
분명 그 곳에 감독관이 있었을 것이고 조교들은 가장 먼저 1차적으로 그런 우발적 상황시 그들을 제지해야하는 의무가 있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제지에
실패하고 도주하여 모든 총을 발사하고 자살할 때까지 제압하지 못하였다.
하지만 이번의 반응은 달랐다. 이 기사의 댓글에서도 볼 수 있겠지만
조교가 무슨죄냐. 미친놈 하나가 문제지. 미친놈이 총 쏘는데 조교가 어찌 목숨걸고 말리는가. 군대에서 죽으면 개죽음인데!
맞다. 조교는 세월호 선장처럼 높은 책임에 따른 보수도 못받았고, 억지로 끌려와 전역하면 끝날 커리어이기에 마땅한 직업정신도 없다. 그나마 제지하다 죽었을 때 현충원에 뭍혀 국가 유공자로서 가족들에게 슬프겠지만 지원금 보탬이나 된다면 그나마 사후처리가 되겠지만 그동안의 군대에서의 소위 개죽음을 보았을 때 그마저도 한국에선 기대하기 힘든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그들이 1차적인 책임을 져야한다. 그래야만 바꿀 수 있다.
이 사건 후 그 곳 감독관부터 대대장 조교까지 다 징계를 먹었으리라 생각하지만 표면적인 사건의 종료와 결말은
'어느 한 미친놈의 소행이야, 그 썌끼 문자랑 편지 다 뒤져보니 싸이코더라. 니들은 책임없어, 살았으니 됐다. 죽은 사람들은 어쩔 수 없지만. 방탄복 지급할께 다음번엔 잘 막아봐' 이것이다.
하지만 실질적인 초동제지를 하지 못하고 도주한 조교와 감독관들에게 책임을 묻는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당신들이 이 책임을 우리에게 진정으로 묻는다면 우리는 당장 보다 제대로 된 대처 매뉴얼과 교육, 우리 목숨을 위해 제대로 된 걸쇠를 요구하고, 나무판자복 말고 제대로 된 방탄복, 그리고 보다 높은 보수와 혹여를 대비한 사후보장까지 요구한다' 하고 말을 할 수 있다.
사건을 통해 배운다는 것은 당장의 언론대처용, 시점 넘기기용 방안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다. 책임을 묻고, 그 책임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즉 자신에 직업에 보다 ~다운 사람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배우는 것이다.
세월호 사건 후 지하철이 멈췄는데 승객들이 기관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모두 스스로 살길 찾아 도망쳤다는 기사를 들었다.
~다운 사람들이 없으니 지시도 매뉴얼도 소용이 없게 되었고, 별다른 사고가 없었으니 다행이지, 해외에서는 말그대로 과거 우리가 중국을 보는 듯한 그런 광경이었을 것이다.
개인에게 무작정적인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된다. ~다운 사람을 만들기 위한 시스템을 갖추고 사람들은 항상 책임을 물어야한다.
그리고 그 책임에 대한 보상이 있다면 보다 안전을 떠나서 먹거리, 상품, 서비스 모든 면에서 신뢰할 수 있는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