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구단 측은 25일 오전 "손아섭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포스팅 참가를 허용키로 했다. 한국시리즈가 끝나면 KBO에 손아섭의 포스팅을 정식 요청할 계획이다."고 공식 발표했다. 손아섭은 올 시즌 116경기에서 타율 3할 1푼 7리(445타수 141안타) 13홈런 54타점을 기록했다. 통산 성적은 853경기 타율 3할 2푼 3리 79홈런 413타점으로 출루율 3할 9푼 8리.
롯데는 올 시즌이 끝나고 손아섭에 이어 황재균까지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다. 둘 다 구단 동의 하에 포스팅(입찰 제도)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손아섭이 먼저 메이저리그 도전을 천명했고, 황재균도 지난 15일 오전 운영팀에 의사를 전달했다.
롯데는 KBO 규약 때문에 둘 중 한 명을 골라야 하는 처지였다. KBO규약 104조 1항에 따르면 구단은 KBO에 현역선수로 등록한 뒤 KBO에서 정규시즌 7시즌 이상 뛴 선수에 대해 총재에 사전 승인을 얻어 해외 구단에 해당 선수와의 계약을 양도할 수 있다. 104조 2항에서는 '제1항에 따라 해외 구단에 양도할 수 있는 선수는 1년에 한 명으로 한다'고 나와 있다. 심사숙고 끝에 손아섭을 택한 것.
롯데 구단 관계자는 "손아섭과 황재균의 메이저리그 포스팅 진출 요청에 대해 둘의 강한 도전 의지와 목표의식을 높이 평가했다"며 "KBO 규약에 따라 한 명의 포스팅 참가 선수를 선정하기 위해 면밀한 논의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양 선수 모두 포스팅 참가에 대한 자격을 가진 선수"라면서도 "최근 5년간 개인 성적, 팀 기여도의 척도인 연봉, KBO기구의 대표팀 발탁 및 언론의 시각에서 판단하는 골든글러브 수상 횟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심사숙고 끝에 손아섭의 포스팅 참가를 허용키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손아섭의 포스팅 실패 시 곧바로 황재균에게 포스팅 참가 기회를 부여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KBO는 지난 20일 롯데 구단에 "손아섭과 황재균이 동시에 포스팅에 참가하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먼저 포스팅을 신청한 선수가 협상 결렬되면 그 뒤에 다른 선수가 참가할 수는 있다"고 통보한 바 있다. 당시 롯데 조현봉 운영부장은 마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더 검토해보고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악바리 근성'을 보여준 손아섭이 우선권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