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제 작업물 중 하나에요.
후배가 가만히 있지를 못하네요.
꽃병입니다.
저게 이렇게 되구요.
가마에서 구워지면..
친구들 다 나눠줘서 정작 제껀 얼마 안남았네요.
물론 집에 있는 전부를 찍은건 아니구요, 그나마 어울리는 것으로만 모은건데 되게 어수선하네요..
다른 사진들.
연리문이라는 기법입니다. 다른 두개이상의 흙을 섞어서 성형하는 기법이에요.
이런 우연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기법입니다.
반은 제가 만들고, 반은 우주가 만드는 거죠.
이번 1학기는 연리문을 주제로 잡고 작업했었어요.
Unpredictable Beauty.
예측불가의 미학.
....도자기는 다르다. 접시는성형한 것 보다 오므라들고, 꽃병은 생각보다 작아지며, 대나무 같던손잡이는 난처럼 축 처져버린다.
예측할 수 없다. 자연이라는 말이 통하지 않는 파트너 때문에.
도예는 우주와 인간과 기계의 만남이다. 우주를 빌어다 인간이 기계로 만들면, 도자기가 된다.
우주에서 빌었지만 우리가 만들고, 다시 우주가 완성한다.
이 말이 통하지 않는 파트너는, 옷 만드는일과 다르게 우리를 예측하기 힘들게 한다...(중략)
도자기가 아름다운 이유 중하나는 우연성이다. 우연성이야 말로 우리가 우주와 소통했다는 흔적이니까.
난 그 흔적을 내 물건에 새겨 만들고 있다.
제가 썼던 과제물 내용을 짤막하게 옮겼어요.
불이라는 존재는 바람에 흔들리기도 하고, 연료의 상태에 따라 커지기도, 작아지기도, 옮겨가기도 하는 성질 때문에 예측하고 제어하기가 힘들어요.
그나마 가스가마의 발명과 전기가마의 발명으로 1250도라는 고온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되었죠.
일정하게 고온으로 유지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았지만, 지금까지도 가마에 재임을 할때면 (기물을 넣는 일을 말해요) 가슴이 떨려요.
가마안에서 터지진 않을까, 형태가 흐트러지진 않을까, 바닥에 붙지는 않을까, 유약이 말리지는 않을까..
과학이 발달하고 있지만, 아직도 완벽하게 자연을 제어할 수는 없나봐요.
학기 초에는 가마실 앞에서 제사를 지냈었습니다. 작품들 잘 나오게 해달라구요.
학과 전통이기도 하지만, 최신 기계를 써도 아직도 우리가 100% 제어를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라고도 생각 할 수 있겠죠.
자연과의 소통이라고 생각해요. 도자기는 자연을 경험하고 체험하는 것에서 매력을 느낍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인간이 디자인하고 만드는 산업디자인이나 패션디자인, 시각디자인 같은 것하고는 많이 차이가 있죠.
망했다...라는 마음으로 넣었던 기물이 정말 생각지도 못하게 아름답게 나올때에는 자연에게 감사하기도 하고 그래요.
네.
다음에는 또 뭘 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