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도시엔 야생(+야생화 된) 동물 서식할 만한 곳이 없잖아요.
낮에 돌아다니면 바퀴도 없고 쥐도 없고 뜬 눈으로 낮을 새는 길고양이님만 아주 가끔 볼 수 있죠.
아, 사람 손이 닿지 않는(인간놈들이 공해 메이커인 점은 제쳐두고) 하늘이나 물 속엔 야생동물이 아직 많이 남아있지요~~
제가 좀 아까 집 앞에 나갔다 왔어요. 00:20
밤에 밖에 나가보면 아직도 동물의 왕국이더라고요.
못 보던 애들이 부다다다 슬슬슬슬 밍기적밍기적..
야생화된 패릿인지 어렸을 때 마당에서 만난 담비인지 모르겠지만 몸통 긴 애들도 지나다니고요.
너구리 가족이 아파트 방음림을 지나다니면서 먹을거리를 찾고요.
지브리 고양이들은 도도하게 주차된 차 사이로 사악사악 갈 길 가고요.
죠의 아파트에 살던 애들만큼 반짝거리고 큼지막한 바퀴들이 아파트 정원 흙바닭을 딩굴고요.
하수구 길엔 쥐들이 산책을 다니고요.
사마귀 그림자가 가로등에 커져서 어렸을 때 봤던 이연걸의 소림사를 떠올리게 하고요.
아직도 각자의 정해진 길로 바삐 움직입니다.
우리가 다 망쳐놔도 다들 살 길을 끊임없이 힘들게 찾는 것 같아 눈물나네요.
우리나라에 사는 우리가 겹쳐 보이기도 하고요.
드는 생각은.. 사는 데 바빠 돕진 못 하지만 사소한 배려 정도 해 주면서 살아요 :)
이상 밤에 잠이 안 와서 밖에 바람쐬러 나갔다가 제 눈에 띄어 헐레벌떡 도망가다 철조망에 몸이 낀 아기너구리를 보고 울면서 엉덩이를 슥 눌러 엄마아빠 품으로 돌려보낸 팬티같은 반바지 입은 한 아저씨의 멘탈폭발 감동블라스트였습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