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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나이 든 목손 게이머의 푸념
게시물ID : gametalk_2626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한솥매니아
추천 : 1
조회수 : 678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5/07/02 16:33:35
이 글은 별 의미 없는 푸념글입니다.

일이 잠시 한가해서, 최근 겪고 있는 게임불감증과 그 배경에 대해 푸념을 늘어놓고 싶었거든요.

제가 게임을 취미로 삼게 된 것도 어언 20년이 넘었네요.

난생 처음으로 해 본, 기억에 남아 있는 최초의 게임은 이름도 모를 패미컴 짝퉁에서 돌아가던 횡스크롤 액션이었어요 ㅎㅎ

그 후로 친구 집을 전전하며 스트리트 파이터, 둠, 프린세스 메이커, 삼국지 등등을 장르 상관없이 소화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서른 살이 넘었습니다.

그간 저 자신도 참 많이 변했고, 게임업계도 변했어요.

나이가 먹고 보니 게임을 접하는 저 자신의 입장이 일단 많이 변한 것이, 더이상 게임으로 '시간낭비'를 하고 싶지 않더군요.

다소 검증이 덜 됐거나, 유사한 장르에서 넘버 원으로 꼽히는 작품이 아니면 일단 손이 잘 가지를 않습니다.

일하고 돌아와서 시간을 내서 하는 취미인데, 그 시간만큼은 최고의 경험을 하고 싶은 탓이겠죠.

그리고 어렸을 때도 게임을 잘 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나이가 드니 이게 더 심각해지더라고요.

명작으로 이름난 바이오쇼크 인피니트를 사서 깔고, 부커 드윗이 처음으로 손등의 흉터를 들키고 공격받는 장면에서, 적은 한 발도 못 맞추고 맞아죽었을 때 바로 삭제한 후 액션 게임은 쳐다 보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요샌 업계 트렌드인지 뭔지 웬만한 대작 게임들은 다 액션이더라고요?

이러니 뭐... 할 게 없습니다.

과거의 명작들을 해 보려고 해도 OS 호환이 안 되는 건 또 왜 그렇게 많은지.

스타워즈: 구공화국의 기사단을 추억에 잠겨 구매한 후 실행했는데, 마우스 커서가 움직이지를 않는 현상을 보고 또 삭제했었더랬죠.

가장 좋아하는 장르였던 RPG는 이제 웬만한 거물급 회사가 아니면 잘 만들지도 않고, 만들어도 액션성이 상당히 짙죠.

위쳐에서 칼질 몇 번 하다가 피로도가 너무 극심해서 또 때려치웠습니다.

그나마 스카이림이나 폴아웃은 좀 했는데, 이건 목손을 치트나 모드로 때울 수 있어서 그나마 하겠더라고요.

하지만 과도한 모드질의 폐해... 금방 질립니다. 일단 모드 까는 데 한 5~6시간 쓰니까요. 게임을 좀 진행해 볼까 하면 이미 지쳐 있죠.

게다가 또 이젠 약간만 집중력과 순발력을 사용했다 싶으면 몸이 피곤해서 게임을 할 수가 없어요.

영혼까지 털리는 듯한 느낌의 피로감에 롤을 위시한 AOS 장르는 손도 안 대고요. 실시간 전략 같은 것도 마찬가지.

턴제 전략 시뮬레이션은 재미있지만, 신작이 너무 드문드문 나오죠. 문명: 비욘드 어스가 망한 것도 타격이 컸고요.

아틸라: 토탈 워를 해 볼까 생각해 봤지만, 제가 유럽 고대사를 별로 안 좋아하는 것도 있고, 로마2가 준 똥이 아직 잊혀지질 않아서....

여튼 게이머 취미 오래 해서 늘어난 건 까탈스러움밖에 없는 것 같기도 하고요.

이런 식으로 몇 번씩 기대를 갖고 시작했다 실망하고, 시작했다 포기하고, 시작했다 질리고를 반복하다 보니, 결국 게임불감증이 오더랍니다.

어렸을 때처럼 친구들과 떠들썩하니 게임 얘기를 하면서 숨은 명작도 찾고 공략이나 요령도 공유하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혼자 사는 방에서 하릴없이 PC를 켜 놓고 멍하니 있다가 하스스톤 몇 판 돌리고 끄는 것도 지겹네요.

결국 결론은 없고, 혼자 주절주절 불평불만만 늘어놓은 셈인데... 어디 가서 얘기할 곳도 없고 해서 그냥 몇 줄 써봤습니다.

흘러간 세월이 무상하네요... 흑흑. 그저 폴아웃4나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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