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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생각나는 택배기사 시절.. 그 할머니..
게시물ID : freeboard_104701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HoWGee
추천 : 1
조회수 : 23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09/04 20:39:08
07년도 군입대후 09년 제대하고나서.. 대학교 복학신청을 넣고 꼬박 1년가까이 시간이 남는바람에..

기억엔.. 한..보름정도 푹쉬며 친구들만나고 이리저리 술도 하고.. 암튼..

군전역하고 뭐 마땅히 할것이없어서..

시골에 모심는 시즌이되면 각 집에서 모판에 모를 키워서 심을수도있고.. 사서 심을수있는

육묘장이란곳에 2달계약으루 빡시게 일하고나서.. 뭐 어디할것이없나.. 알아보던중에..

고등학교시절 택배상하차 하던기억이 새록새록 피어오르게 만드는 교차로 광고.........

그것은.. 택. 배. 기.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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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온나 택배상하차보단 수월하겟거니 들어갔다가 택배물건의좀비가 된건...참 유감....)

가을시즌에
쌀, 김치, 전기장판, 등등.. (시골이기땜시.. 시골에선 김치나 쌀 고춧가루 배즙등등이 각 시단위로 보내짐.. 아마도 자식들 주려고..ㅠㅠ)

뭐.. 힘든거야.. 쓰면 밤새서 써야하니.. 그때 그 기억으로 돌아가보자면..

택배기사인 나님은 코스가 택배사무실 근처부터해서 아파트단지 배송후에 완연한 시골길..로 접어들게되는 코스임

시내권이나 아파트는 물건배송스피드는 빨라도 일일히 전화하고 전화하고..전화하고.. 전호...ㅏ...................ㅠㅠ 정신적스트레스는 최고임

암튼, 그렇게 스트레스가 끝나가며 시골지역으로 배송을다니며 집하,배송,집하,배송 순으로 코스를 달려나감...

그러다 저녁되면 저녁먹을시간이 어딧음..ㅋㅋㅋ 지나가다 읍내편의점보이면 김밥두줄사서 우걱우궈거거워거걱!! 쳐묵하면서 

고단한 몸을이끌고 코스 끄트머리쯤되어감.. 




+여기서 잠깐!+
제 지역만 그럴수도있지만. 시골집에 보내지는 물건들은 번지수를 써놔도 네비에도 안나옴. 집앞에 번지적혀있는 팻말두 음슴 ㅋㅋ

그래서 자주가는집은 송장에 적혀오는 이름이나 전화번호로 그집을 기억함, 그러나 거의 전화번호에 저장됨..(ex 회관지나왼쪽삼거리빨간대문)ㅋㅋ

1년에 한두번 택배올까말까한집은 기억이 안남.. 진짜안남.. 


다시 얘기로 돌아와서 코스 막바지쯤 되어가는길에 집하가 뜸..(집하는 고객님이 택배사무실에전화해서 물건보낼테니 픽업해가라는것)

그래서 전화걸고 xx리 지역은 얼추다 알고있으니 어디어디쯤있는 집이냐 물어봄.






할머니-아, 거기 회관에서유 쭉 직진해가 말랭이넘으면 잇슈~

저- 할머니~ 회관에서 어느방향쪽으로 넘어가야되나유~~

할머니-아, 거기 회관에서유 쭉 직진해가 말랭이넘으면 잇슈~

저- ????????????????? 읭 어디라는거여~~ ㅠㅠ 

  +알고보니.. 귀가 잘안들리셔서 그 시간쯤에 전화하는사람은 택배기사뿐이 없다생각하시고 얼추 알려만주심..
   제 말은 잘안들리시는거였음....

저- 하..... 할매~ 지금 깜깜해서 그래 설명하면 못가유~!! 찬찬히 좀 설명해봐여!!  ( 극도의 피곤과 스트레스떔에 언성을 높힘.. 할매 죄송 ㅠㅠ)

급멘붕의상황에 일단 전화를끊고 대충 설명해준대로 여차저차 좁은시골길 전진,후진,뺑뺑이 를 다돌아서 겨우겨우 도착함...30분정도 걸린듯
(후방카메라 없는 탑차로 시골길은.. 절망...ㅠㅠㅋㅋ)

도착후에 할매집이 맞는걸 확인후에 속으로 "으억~ 다행이다 ㅠㅠ" 를 외치며 

물건보내실거 달라니.. 쌀 반포대정도..약12~13키로정도된듯... (각 읍이나 군단위에서 쌀이 조금씩 지급되는걸 조금씩 모으셔서 자식들에게 보냄 ㅠ)

나- 할매 보내실주소 있음 주세유

할매-아이구~, 총각 미안혀~ 내가 귀가먹어서 잘안들려서 그랴~ 자, 여기 주소 여기써어~

나-허겁지겁 송장을 적는다.. 허겁지겁 물건포장을한다..

할매-저... 총각! 

나- 네~ 왜유

할매- 밤늦은시간에  진짜 미안한 부탁인디, 지금TV가 안나오는디 왜 안나오는질 모르것어~ 함 봐주면 안되는가~

나-아유~ 그깟걸뭐유~ 함 보쥬

그러나.. 한동안 티비.. 리모컨.. 위성수신기...아무리 건드려봐도 안됨..
(알고봤더니.. 할매가 집에서 할거라곤 소리를 크게! 틀어놓고 tv보는거나.. 안들리기때문에 화면만 보는것이.. 하루의 낙이었음...ㅠㅠ
 그런데 지지직 거리는화면으로 2틀~3일동안 누구에게도 도움 청하지못하고 택배시가인 내가오니 물어보신거임..ㅠㅠ)

그래서 SKY위성방송 안내번호로 전화하니 A/S담당 기사가 받음..

기사- 네 무슨문제이신가요~, 수신카드번호는 어찌되나요~~ 번지수가 어떻게되시죠?? 등등 많은 질문이 오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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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 전 택배기산데요. 집하하러온집 할매가 tv를 보시는데 한 2~3일동안 안나왔대요.. 어디로 전화를 걸어야할지몰라서 전화도 못햇다네요
    번지수는 저도 모르구요. 어디어디 회관에서 어느쪽으로 오시다가 이차저차 해서 오시면 언덕길에 집이 한채 보여요~~ 등등 접수하면서..
    (왜그랬는진 모르지만 눈이 핑 돌음..ㅠ..)-혹 문제가있어서 금액이 발생하거나하면 제가 입급해드릴테니 내일좀 시간내서 빨리좀 고쳐주시면 안될        까요??

로 마무리로 전화를 끊고 

저- 할매! 내일 수리기사 오니까 그사람한테 tv안나온다고 말하고 잘좀 고쳐달라고해유! 아셧슈?? 저 가유!!!!!!

할매- 아이구~ 고맙네유 총각 ㅠㅠ 아이구...( 눈물보이심..) 

저-아이구~ 저 갈게유! 하고 멋지게 부릉부릉 시동걸로 멋지게 뒷모습을 보여야하나...

집 마당이 너무작아서 탑차를 후진,전진 3번정도는 하고 터덜터덜 불규칙한엔진음을 남기고 돌아왔다고 한다........

-끗-

재미두 없고 길도 길고 죄송해여..(__) 그땐 사무실로 복귀하는길에... 그 어두운 시골길을 달리며.. 울컥해서.. 눈물이좀... 났네요 

복학전 1년간의 택배하는동안 끼니를 잘 챙길수가없어서 얇고 마른장작이 되었고.. 쌀40kg 포대는 가뿐히짊어지고가는 체력이되었으며.. 

허벅지는 근육갈래가 30개는넘는 돌덩이 허벅지가 되었다..
출처 내 기억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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