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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문학-운수 좋은날
게시물ID : lol_6191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불티란타
추천 : 3
조회수 : 56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07/04 18:3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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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가 옴 붙어서 근 10게임 동안 어시 구경도 못한 쓰레쉬는 골드가 찰깍하고 손바닥에 떨어질 제 거의 눈물을 흘릴 만큼 기뻤었다

 

더구나 이날 이때에 이 사십오전 라는 돈이 그에게 얼마나 유용한지 몰랐다

컬컬한 목에 물약 한 잔도 적실 수 있거니와그보다도 듀오인 베인에게 시야석도 사다줄 수 있음이다.

 

그의 원딜이 패배하기는 벌써 5게임이 넘었다

CS도 굶기를 먹다시피 하는 형편이니 물론 정글러 한 번 불러 본 일이 없다


구태여 부르려면 못갈 바 도 아니로되그는 똥 싼 라이너에게 킬을 주면 바로 킬 초기화를 시킨다는 자기의 신조에 어디까지 충실하였다


 따라서 정글러에 게 보인 적이 없으니 무슨 노릇인지는 알 수 없으나반듯이 누워 가지고 일어나기는커녕 새로 모로도 못 눕는 걸 보면 중증은 중증인 듯

스코어가 이렇게 심해지기는 방금 전에 CS을 먹고 체한 때문이다


 그때도 쓰레쉬가 오래간만에 시작템으로 타곤산 과 칠전반푼 짜리 와드를 사다 주었더니 쓰레쉬의 말에 의하면오라질년이 천방지축으로 라인을 밀었다


마음은 급하고 CS는 닿지 않아 채 익지도 않은 것을 그 오라질년이 평타는 고만두고 왠갖 스킬로 움켜서 두 뺨에 주먹덩이 같은 혹이 불거지도록 누가 빼앗을 듯이 파밍을 하더니만 그날 봇으로 미드가 로밍을 오니정글러가 봇에서 산다 하고 눈을 홉뜨고 지랄을 하였다


그때 쓰레쉬는 열화와 같이 성을 내며,

 “에이오라질년브론즈는 할 수가 없어라인을 당겨도 병시야를 밝혀줘도 병어쩌란 말이야왜 눈을 바루 뜨지 못해!”


하고 앓는 이의 뺨을 한 번 후려갈겼다홉뜬 눈은 조금 바루어졌건만 이슬이 맺히었다쓰레쉬의 눈시울도 뜨끈뜨끈하였다.


원딜은 그러고도 먹는 데는 물리지 않았다랭크게임 픽창 에서 부터 도가니탕(미카엘의 도가니이 먹고 싶다고 서폿을 조른 것이 생각이 났다.


 “이런 오라질 년타곤산도 못 먹는 년이 미카엘은또 구르고 지랄병을 하게.”

라고 야단을 쳐보았건만못 사주는 마음이 시원치는 않았다.

인제 시야석을 사 줄 수도 있다사백전과 루비수정을 두손에 쥔 쓰레쉬의 마음은 푼푼하였다


그러나그의 행운은 그걸로 그치지 않았다땀과 빗물이 섞여 흐르는 목덜미를 닦으며귀환을 타려던 때였다


뒤에서 서포터!”하고 부르는 소리가 났다.


미드 타워까지 얼마요?”


라고 물었다. OP.GG를 검색했더니 승급전 표시(OO-)가 나오는 것 이 필시 주말을 이용하여 승급하려 함이로다승급하기로 작정은 하였건만하필이면 카운터 픽을 만나 어찌 할 줄 모르다가 마침 쓰레쉬를 보고 지원 핑을 찍었음이리라

그렇지 않다면 왜 물약를 채 마시지 못해서 질질 흘리고 급하게 쓰레쉬를 뒤쫓아 나왔으랴.


로밍... 말씀입니까?”

하고쓰레쉬는 잠깐 주저하였다.


오늘은 나가지 말아요제발 봇에 붙어 있어요내가 이렇게 말렸는데…….”

하고 모기 소리같이 중얼거리며 숨을 걸그렁걸그렁하였다그래도 쓰레쉬는 대수롭지 않은 듯이.


압다젠장맞을 년빌어먹을 소리를 다 하네계속 디나잉 당하면 누가 버스 태워 줄 알아.”

하고 훌쩍 뛰어나오려니까 원딜은 붙잡을 듯이 팔을 내저으며,


로밍가지 말라도 그래그러면 일찍이 들어와요.”

하고 목메인 소리가 뒤를 따랐다.

미드로 로밍 오란 말을 들은 순간에 경련적으로 떠는 손유달리 큼직한 눈울 듯한 원딜의 얼굴이 쓰레쉬의 눈앞에 어른어른하였다.


그래미드 로밍 오는데 얼마란 말이요?”

하고 미드는 초조한 듯이 쓰레쉬의 얼굴을 바라보며 혼잣말같이,


시야석이 사십전에그 다음에는 미카엘이 이백사십 전이던가.”

라고 중얼거린다.


삼십전만 줍시요.”

이 말이 저도 모를 사이에 불쑥 쓰레쉬의 입에서 떨어졌다.

한꺼번에 이런 금액을 불러라도 본 지가 그 얼마만인가그러자그 돈 벌 용기가 병자에 대한 염려를 사르고 말았다부른 것이 아닌가도 싶었지만 무슨 일이 있더라도 어시스트 보다 갑절이 많은 킬값을 벌수있는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 하였다.


삼십전은 킬 값인데.”

이런 말을 하며 제이스는 고개를 기웃하였다.


아니올시다봇에서 미드까지 올라오는데 거리로 치면 절반이 넘었답니다또 이렇게 승급전이시면 좀 더 주셔야지요.”

하고 빙글빙글 웃는 서포터의 얼굴에는 숨길 수 없는 기쁨이 넘쳐흘렀다.


그러면 달라는 대로 줄 터이니 점멸부터 좀 빼봐요.”


제이스의 말을 듣자마다 제라스를 사슬낫으로 낚은 쓰레쉬의 손놀림이 이상하게 가뿐하였다.원래 사형선고가 논타겟팅 스킬이 아니라 마치 타겟팅 스킬인줄 알았다.

하지만 사슬을 끄는 이의 손이 무거워졌다저 짝에서 내려가는 상대 봇듀오를 목격한 까닭이다새삼스러운 염려가 그의 가슴을 눌렀다.


오늘은 나가지 말아요내가 이렇게 말렸는데.”


이런 말이 잉잉 그의 귀에 울렸다그리고 원딜의 움쑥 들어간 눈이 원망하는 듯이 자기를 노려보는 듯하였다.


왜 이러우라인 밀리겠구먼.”

하고탄 이의 초조한 부르짖음이 간신히 그의 귀에 들려왔다언뜻 깨달으니 쓰레쉬는 낫을 쥔 채 부쉬에 엉거주춤 멈춰 있지 않은가.


하고 쓰레쉬는 제이스와 같이 라인을 밀어두었다라인을 밀면서 CS를 챙길수록 쓰레쉬의 걸음에는 다시금 신이 나기 시작하였다.

제라스를 끌어다 주고 그 깜짝 놀란 삼십 전을 정말 제 손에 쥠에 말마따나 풀피 가까운 제라스를 점멸과 탈진을 빼가며 잡은 생각은 아니하고거저 얻은 듯이 고마웠다졸부나 된 듯이 기뻤다제가 한 랭겜 횟수의 절반도 안 되는 어린 손님에게 몇번 허리를 굽히며,

안녕히 다녀옵시요.” 라고깎듯이 재우쳤다.


 그러나 빈 골드주머니를 털털거리며 이 우중에 돌아갈 일이 꿈 밖이었다게다가 킬을 먹었기로 소니 아직 미카엘을 사려거든 일원하고도 칠십오십전이 모자란 터였다.

그럴 즈음에 그의 머리엔 또 새로운 광명이 비쳤나니그것은 이러구 갈 게 아니라 이 근처를 빙빙 돌며 기다리면 또 킬을 한번 딸는지도 몰라.’란 생각이었다


오늘 운수가 괴상하게도 좋으니까 그런 요행이 또 한번 없으리라고 누가 보증하랴꼬리를 굴리는 행운이 꼭 자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내기를 해도 좋을 만한 믿음을 얻게 되었다그래 그는 이전에도 여러 번 해본 일이라 바로 탑에서 조금 떨어져서 로밍 다니는 길과 부쉬 사이에서 그 근처를 빙빙 돌며 형세를 관망하기로 하던중.. 


퍼블을 내준 라이즈를 상대로 주문 포식자 대신 야만의 몽둥이를 첫템으로 간 리븐이 다시 라인전을 하려 올라온 것이 쓰레쉬의 눈에 띄었다무리하게 딜교환을 하다가 미니언 어그로를 다 끌더니만 기어코 또 솔킬을 두 번째로 내어준다. 그는 슬근슬근 그 리븐의 곁으로 다가들었다.


아씨아씨네 정글러는 어디있나요?”

그 리븐장인인지 뭔지가 한참은 매우 때깔을 빼며 입술을 꼭 다문 채 쓰레쉬를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쓰레쉬는 구경하는 거지나 무엇같이 연해연방 그의 기색을 살피며,


아씨 탑에 벌써 솔킬난게 벌써 여럿입니다아씨네 정글러는 어디있나요?”

하고 추근추근하게도 킬을 따인 리븐에게 조심스럽게 정치질을 하였다.

그러자 아니나 다를까 잠시후 리븐의 입에서...


우리 정글은 뭐하고 앉아있어!”

소리를 벽력같이 지르고는 돌아선다쓰레쉬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물러섰다.


 곧 드래곤이 리젠 되었다쓰레쉬는 아까 탑에서 일어난 말싸움 때문에 상대편 대다수는 심기가 불편하고 제대로 오더가 되고 있지 않으리라이 서포터란 작자는 이를 노리고 있었다.그리고그의 예감을 틀리지 않았다


 리븐의 반협박에 가까운 넋두리 때문에 상대방 정글러는 라이즈가 없는 탑땅굴에서 대기를 타고 있고 상대방 봇듀오는 아까 먹은 킬 한번에 의기양양해서는 와드가 있는지 확인도 하지않고 드래곤을 치고 있었다쓰레쉬는 대어 나서서.


라이즈님 용으로 텔 타시오.”


드래곤 때문에 체력이 부쉬에서 굴러다니는 넝마 마냥 너덜너덜해진 봇듀오를 잡는 것은 그야 말로 식은 죽 먹기였다

이제는 거의 공짜나 다름없는 드래곤을 먹으면 될터인데... 한 걸음 두 걸음 귀환시간이 가까워올수록 그의 마음은 괴상하게 누그러졌다그런데 이 누그러짐은 안심에서 오는 게 아니요,자기를 덮친 무서운 불행이 박두한 것을 두려워하는 마음에서 오는 것이다.

그는 불행이 닥치기 전 시간을 얼마쯤이라도 늘리려고 버르적거렸다.이번 게임에 일어나는 모든 킬에 관여하여 기적에 가까운 벌이를 하였다는 기쁨을 할 수 있으면 오래 지니고 싶었다.그는 두리번두리번 사면을 살피었다그 모양은 마치 자기 집곧 불행을 향하고 달려가는 제 다리를 제 힘으로는 도저히 어찌할 수 없으니 누구든지 나를 좀 잡아다고구해다고 하는 듯하였다.


 그럴 즈음에 마침 우리편 정글에서 정글러인 그라가스가 나온다그의 우글우글 살진 얼굴은 주홍이 오른 듯온 턱과 뺨을 시커멓게 구레나룻이 덮이고푸르뎅뎅한 해골이 바짝 말라서 여기저기 고랑이 파인 쓰레쉬의 풍채하고는 기이한 대상을 짓고 있었다.


여보게 쓰레쉬자네 로밍 갔다 오는 모양일세 그려돈 많이 벌었을테니 드래곤이나 먹세나.”

뚱뚱보는 말라깽이를 보는 말맡에 부르짖었다그 목소리는 몸짓과 딴판으로 연하고 싹싹하였다쓰레쉬는 이 친구를 만난 게 어떻게 반가운지 몰랐다자기를 살려준 은인이나 무엇같이 고맙기도 하였다.


자네는 벌써 한 잔 한 모양일세 그려자네도 재미가 좋아 보이.”

하고 쓰레쉬는 얼굴을 펴서 웃었다.


압다재미 안 좋다고 술 못 먹을 낸가그런데 여보게자네 꼴이 어째 너프 먹은 트위치 같은가어서 이리 들어와 카정이나 하고가게.”

 상대편 정글는 훈훈하고 뜨뜻하였다

드래곤이 불을 뿜을 적마다 뭉게뭉게 떠오르는 흰 김강가에서 텀벙 텀벙 기어가는 바위게며레드버프며칼날부리며작골이며 …….이 너저분하게 늘어 놓은 정글몹에 쓰레쉬는 갑자기 속이 쓰려서 견딜 수 없었다

 마음대로 할 양이면 거기 있는 모든 먹음 몹들을 모조리 깡그리 집어삼켜도 시원치 않았다.하되배고픈 이는 우선 분량 많은 칼날부리 두 개를 쪼이기로 하고 작골 중 큰놈으로 한 그릇 청하였다

 주린 창자는 음식맛을 보더니 더욱더욱 비어지며 자꾸자꾸 들이라들이라 하였다순식간에 정글캠프가 썰물같이 비워지고 말았다

 슬슬 카정을 갈무리 할 즈음 대기시간이던 타곤산 쿨타임이 돌았다그라가스와 같이 마시자 원원이 비었던 속이라 찌르르 하고 창자에 퍼지며 얼굴이 화끈하였다눌러 곱빼기 한 잔을 또 마셨다.

 쓰레쉬의 눈은 벌써 개개 풀리기 시작하였다부쉬에 떨어진 영혼 두개를 주섬주섬 주워서 볼을 볼록거리며 반대편 정글로 카정을 가자 하였다.

 

그라가스는 의아한 듯이 쓰레쉬를 보며,

여보게 카정을 또 가다니벌써 상대팀 나온데다가 곧 바론 젠일세.”


아따 이놈아상대팀 이 그리 끔찍하냐오늘 내가 서폿캐리를 막 했어참 오늘 운수가 좋았느니.”


그래 KDA가 어떻단 말인가?”


“3/0/6를 했어, 3/0/6이런 젠장맞을왜 오지를 않어…… 그래.. 바론도 괜찮다괜찮아.막 먹어도 상관이 없어오늘 내가 이렇게 잘컸는데.”


이사람 취했군그만두세.”


이놈아이걸 먹고 취할 내냐어서 더 먹어.”


 하고는 그라가스의 귀를 잡아치며 취한 이는 부르짖었다그리고술을 붓는 열다섯 레벨 됨직한 중대가리(라이즈)에게로 달려들며


이놈오라질놈들왜 바론을 치지 않아.”

 라고 야단을 쳤다중대가리(라이즈)는 희희 웃고 그라가스를 보며 문의하는 듯이 눈짓을 하였다서포터는 이 눈치를 알아보고 화를 버럭내며,


에미를 붙을 이 오라질 놈들 같으니이놈 내가 맵리도 못할 줄 알고?”


 하자마자 랜턴을 훔척훔척하더니 핑와 두장을 꺼내어 중대가리 앞에 펄쩍 집어던졌다그 사품에 몇 푼 골드가 잘그랑 하며 떨어진다.


여보게 핑와 아깝네왜 핑와를 두개씩 까나.”

 

 이런 말을 하며 일변 돈을 줍는다쓰레쉬는 취한 중에도 돈의 거처를 살피는 듯이 눈을 크게 떠서 땅을 내려다보다가 불시에 제 하는 짓이 너무 더럽다는 듯이 고개를 소스라치자 더욱 성을 내며,


봐라 봐이 더러운 놈들아이래도 내가 겜알못 이냐?, 다리 뼉다구를 꺾어 놓을 놈들 같으니.”


 하고 그라가스가 주워주는 돈을 받아,


이 원수같은 롤 이 육시를 할 게임!”


 하면서 바론을 친다쓰레쉬의 사슬 낫이 바론의 어그로를 끌며 바론은 신경이 거슬린 듯이 정글이 떠나가라 포효했다.

바론의 체력바는 또 리젠 될 겨를도 없이 말려가고 말았다쓰레쉬는 팀원들이 제가 시킨대로 바론을 치고 나서야 매우 만족한 듯이 바론을 치며,


계속 쳐계속 쳐.”

 라고 외쳤다.


 바론 마저 먹고 나서 쓰레쉬는 그라가스의 어깨를 치며 문득 껄껄 웃는다그 웃음 소리가 어찌나 컸던지 술집에 있는 이의 눈이 모두 쓰레쉬에게로 몰리었다웃는 이는 더욱 웃으며,


여보게 그라가스내 우스운 이야기 하나 할까오늘 로밍을 하려고 미드라인 까지 가지 않았겠나.”


그래서?”


갔다가 그저 오기가 안됐데 그려그래 탑 근처에서 어름어름하며 로밍할 궁리를 하지 않았나거기 마침 리븐이신지 리븐충이신지요새야 어디 장인과 장애인을 구별할 수가 있던가.


솔킬을 저 혼자서 두 번이나 당하기에 아씨네 정글러는 어디 갔나요?’ 하고 약을 올리니까 전쳇으로 한다는 말이 우리 정글은 뭐하고 앉아있어!’ 그 소리야말로 개소주지 **, 허허!”


 쓰레쉬는 교묘하게도 정말 꾀꼬리 같은 소리를 내었다모든 사람은 일시에 웃었다.


빌어먹을 깍쟁이 같은 년와드도 안 박아 놓고, ‘우리 정글은 뭐하고 앉아있어!’ 어이구 소리가 체신도 없지허허


 웃음소리들은 높아졌다그런 그 웃음소리들이 사라지기 전에 쓰레쉬는 훌쩍훌쩍 울기 시작하였다.


 그라가스 어이없이 서포터를 바라보며,


금방 웃고 지랄을 하더니 우는 건 무슨 일인가?”


쓰레쉬는 연해 코를 들여마시며,


우리 원딜이 탈주했다네.”


원딜이 탈주하다니언제


이놈아 언제는방금 전이지.”


예끼 미친놈거짓말 말아.”


거짓말은 왜참말로 나갔어…… 참말로. CS도 못 챙겨 먹는것을 봇에 뻐들쳐 놓고 내


가 로밍을 가다니내가 죽일 놈이야 죽일 놈이야.”


 하고 쓰레쉬는 엉엉 소리 내어 운다.

치삼은 흥이 조금 깨어지는 얼굴로,


원 이사람아 참말을 하나거짓말을 하나그러면 봇으로 가세.”


하고 우는 이의 팔을 잡아당기었다.

그라가스의 끄는 손을 뿌리치더니 쓰레쉬는 눈물이 글썽글썽한 눈으로 싱그레 웃는다.


나가기는 누가 나가.”


 하고 득의 양양.


나가기는 왜 나가생떼같이 살아만 있단다그 오라질년이 CS를 죽이지인제 나한테 속았다.”


 하고 어린애 모양으로 손뼉을 치며 웃는다.


이 사람이 정말 미쳤단 말인가나도 원딜이 말리고있단 말은 들었었는데.”


하고 그라가스도 어떤 불안을 느끼는 듯이 쓰레쉬에게 또 돌아가라고 권하였다.


안 나갔어안 나갔대도 그래.”


쓰레쉬는 홧증을 내며 확신있게 소리를 질렀으되 그 소리엔 안 죽은 것을 믿으려고 애쓰는 가락이 있었다기어이 그라가스를 보채서 바위게 까지 싹싹 긁어 먹고 나왔다궂은 비는 의연히 추적추적 내린다.

 

 쓰레쉬는 취중에도 미카엘을 사가지고 봇에 다다랐다


 그러나 쓰레쉬가 느낀 것은 정적.


 만일 쓰레쉬가 주기를 띠지 않았던들 한 발을 대문에 들여놓았을 제 

 그곳을 지배하는 무시무시한 정적---폭풍우가 지나간 뒤의 바다 같은 정적에 다리가  떨렸으리라


삼타마다 터지는 은화살 소리도 들을 수 없다


굴러대는 구르기소리조차 들을 수 없다.. 


다만 이 무덤 같은 침묵을 깨뜨리는깨뜨린다느니보다 한층 더 침묵을 깊게 하고 불길하게 하는 끄륵거리 그윽한 소리심술두꺼비의 소리가 날 뿐이다.

혹은 쓰레쉬도 이 불길한 침묵을 짐작했는지도 모른다그렇지 않으면 억제기 타워에 들어서자마자 전에 없이,


이 난장맞을 년서포터가 돌아오는데 나와 보지도 않아이 오라질년.”


 이라고 고함을 친 게 수상하다


이 고함이야말로 제 몸을 엄습해오는 무시무시한 증을 쫓아 버리려는 허장성세인 까닭이다.

방안에 들어서며 미카엘을 한구석에 놓을 사이도 없이 주정꾼은 목청을 있는 대로 다 내어 호통을 쳤다.


이 오라질년주야장천 누워만 있으면 제일이야서폿이 와도 일어나지를 못해.”


 라는 소리와 함께 발길로 누운 이의 다리를 몹시 찼다

그러나 발길에 채이는 건 사람의 살이 아니고 나무등걸과 같은 느낌이 있었다.


 발로 차도 그 보람이 없는 걸 보자 서포터는 원딜의 머리맡으로 달려들어 그야말로 까치집 같은 원딜의 머리를 껴들어 흔들며,


이년아말을 해말을입이 붙었어이 오라질년!”

……


으응이것 봐아무말이 없네.”

……


이년아나갔단 말이냐왜 말이 없어?”

……


으응또 대답이 없네정말 탈주했나보이.”


이러다가 누운 이의 흰 창이 검은 창을 덮은위로 치뜬 눈을 알아보자마자,


이 눈깔이 눈깔왜 나를 바루 보지 못하고 포탑만 바라보느냐


 하는 말끝엔 목이 메이었다


 그러자 사포터의 눈에서 떨어진 닭똥 같은 눈물이 탈주한 이의 뻣뻣한 얼굴을 어룽어룽 적시었다


 문득 쓰레쉬는 미친 듯이 제 얼굴을 베인의 얼굴에 한데 비벼대며 중얼거렸다.





미카엘을 사다 놓았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왜 먹지를 못하니……괴상하 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 만……

출처 http://blog.naver.com/bulltiranta/220410229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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