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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븅신사바] 공포소설 - 메이킹(19)
게시물ID : humorbest_10480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GwangGaeTo
추천 : 17
조회수 : 2472회
댓글수 : 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5/04/28 21:52:20
원본글 작성시간 : 2015/04/28 14:5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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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어딜까?
한참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보니 온 몸에 힘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는다. 손도 발도 움직일 수 없는 것을 보니 어딘가 묶여있는 것 같긴 하지만,
그마저도 정확하지 않다.
눈을 떠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눈을 떠야겠다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가 안갈 정도로 몸이 무기력하다.
게다가 한치 앞도 보이지 않을 만큼 이 곳은 어둡다. 입에는 재갈이 물렸는지 가벼운 신음소리조차 나질 않는다.
아무래도 굉장히 큰 문제에 얽혀서 이상한 곳에 끌려와 감금된 것만 같다. 그리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저 희미하게 느껴지는 피부의 감촉 약간만이 내가 있는 곳을 알려주고 있다.
지금이 언제인지, 아니 내가 마지막으로 어디에 있었는지 필사적으로 생각하려 애쓰지만 별 소용이 없다. 아침일까? 밤일까? 아니 그전에, 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문득 서늘한 바람이 피부를 쓸고 지나가는 게 느껴진다. 그리고 낯선 손길이 내 몸을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여전히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갑자기 얼굴에서 엄청난 고통이 밀려왔다. 비명을 지르고 싶었지만 비명을 지를 수는 없었다.
목소리를 잃은 인어공주처럼 나 역시 아무런 소리를 낼 수도, 발버둥을 칠 수도 없었다. 그리고 정신을 잃었다.
다시 정신이 들고 보니, 희미하게 냄새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퀴퀴한 먼지냄새와 비릿한 무언가의 냄새, 그리고 약간의 술냄새......
이 희미하지만 돌아온 후각을 가지고 난 이 곳이 어딘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비린내가 나는 걸 보면 아마 어시장이나 그런 곳이 아닐까? 먼지가 많은 걸 보면 어디 폐공사장이 아닐까?
이곳의 냄새에 익숙해질 때쯤, 낯선 향수 냄새가 풍겨왔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엄청난 고통에 난 정신을 잃고 말았다.
정신이 돌아오니 손과 발의 감각이 돌아온 거 같다.
아직 움직이거나 무언가는 잡거나 할 수는 없지만, 손가락과 발가락에 무언가가 닿는 느낌은 선명하게 전해진다.
차가운 금속의 침대 비슷한 곳에 내가 있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여전히 앞도 보이지 않고, 소리도 들리지 않지만, 이곳에서 안정적으로 있을 수 있다는 것에 약간의 안도감도 느껴진다.
다만 한 가지 달라진 게 있다면, 낯선 향수냄새는 얼마간의 한 번씩 나타났고,
향수냄새가 날 때면 내 손에는 따듯하고 물컹한, 무언가가 느껴진다는 점이었다.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목소리만 나왔다면 대체 당신이 누군지, 무엇 때문에 나를 이곳에 가뒀는지 따져 묻고 싶었다.
또 향수냄새가 풍겨 나오기 시작했다. 나는 찾아올 부드러운 감촉을 기대했지만, 너무나도 오랜만에 강렬한 고통이 정신을 사로잡았다.
이번 고통은 너무나도 힘들었다.
고통이 가시고 다시 의식을 추스르자, 귓가에 바람 부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드디어 청각이 돌아온 것이다.
게다가 아랫배에 무언가 묵직하게 올라온 느낌이 들었다.
이정도면 나쁘지 않았다. 다만 청각이 아직 완전히 돌아온 게 아닌지, 잘 들리지도 않았고, 소리가 너무 울려서 무슨 소리인지 파악은 할 수가 없었다.
어림잡아도 굉장히 긴 시간이 지났다. 그 사이에 그 향수냄새는 한번도 나타나지 않았다.
나는 손발에 느껴지는 한기와 한 번씩 힘이 들어가는 듯한 아랫배, 약간의 청각과 약간의 후각을 가지고 내가 가진 곳에 모든 것을 알려고 노력했다.
그러던 어느 순간, 향수냄새가 다시 나타났다.
철이 끌리는 듯한 소리와 낯선 바람이 스쳐가고 향수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얼마만의 낯설음인가!
이내 손에 그토록 기다리던 따듯하고 물컹한 무언가가 느껴지자, 모든 신경을 그곳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이내 배 위에서 느껴지는 묵직함에 그쪽으로 신경이 쏠릴 수밖에 없어졌다. 그리고 희미하게 들려오는 신음소리...
뭘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무언가 우당탕하는 소리와 함께 향수냄새는 멀어져갔다. 대체 나한테 무슨 짓을 하는 거지?
조금씩 감각이 돌아오고 있다는 안도감에 잊고 있었던 내 상태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금 나를 사로잡았다.
냄새도 소리도 잊은 채 답이 나올 수가 없는 의문만을 계속하고 있었다.
향수냄새는 이제는 일상처럼 자주 나를 덮쳐왔고, 아랫배와 손에 느껴지는 좋은 감촉은 내 불안감을 잊게 만들었다.
나는 느껴지는 감촉에 몸을 맡겼다, 그러나 이번엔 잊고 있었던 고통이 나를 찾아왔다.
감긴 눈꺼풀이란 것이 처음으로 다시 자각되기 시작했다. 여전히 어둡지만, 그래도 눈이 아직 있었다는 안도감이 생겼다.
인신매매는 아니었나보다. 이 눈만 뜬다면, 낯선 향수냄새가 누구인지 알 수도 있을 거고, 내가 왜 이곳에 있는지도 알 수 있겠지...
이번에야 말로 모든 의문을 해결하고 말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기 시작했다.
그러나 향수냄새는 한동안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에 눈이 어둠에 적응했는지 무언가 주변에 있는듯한 실루엣은 얼추 보이는 것 같았다.
향수냄새다. 드디어 향수냄새가 나타났다. 내 모든 신경은 이미 냄새와 그 냄새가 가져올 좋은 감촉에 반응하기 시작했다.
어서, 어서 나에게 모든 것을 말해줘!
이윽고 향수냄새와 손과 배의 감촉이 일치하는 순간, 귓가에 숨소리가 들렸다.
오빠.
여자, 여자의 목소리다. 숨소리가 거칠지만 분명히 여자였다. 그런데 나는 동생도 주위에 아는 여자도 없는데?
오늘이면 돼.
뭐가 오늘이란 말인지 모르겠다. 내가 오늘이면 나갈수 있다는 걸까?
너무도 오랜만에 느껴보는 사람의 목소리에 정신을 잃을 정도로 흥분이 되었다. 그리고 좀더 목소리를 듣고싶어서 온몸의 신경을 귀에 기울였다.
번쩍,
갑자기 너무도 강렬한 빛이 내 눈을 찔렀다.
그리고 맡아보지 못한 냄새들이 너무 많이 몰려왔다. 이윽고 쿵쾅거리는 소리와 엄청나게 웅성거리는 수많은 말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손과 발의 감촉이 사라졌다.
안 돼.
돌려줘.
가지마.
누구세요? 당신들은 누구기에 나의 냄새를 가져가나요!
미친 듯 외치고 싶었지만 여전히 목소리는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점차
의식
희미해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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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xxxxx일 오후 1534
-충격의 사이코패스, 미녀 연쇄살인마 검거
미궁에 빠졌던 연쇄살인의 범인이 극적으로 검거되었다.
xx경찰서 특수수사본부는 당일 새벽, 시 외곽에 위치한 폐공장에서 세간의 관심을 받던
부유층자제사체유기사건 및 연쇄실종사건의 용의자로 32세의 김00씨를 긴급체포했다.
김씨는 전남자친구 이모씨를 비롯하여, 7명의 피해자를 살해하고 그 사체를 유기,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의 첫 번째 범행은 약혼했던 남자친구로, 남자친구의 부모님이 자신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남자친구가 자신에게 파혼을 선언했고, 그 충격으로 유산을 하자 이에 앙심을 품고, 전 남자친구 이모씨를 시외곽의 공원으로 불러내 살해 후 시체를 유기했다.
이후 김씨는 첫 번째 피해자와 신체일부가 닮은 남자들을 찾아 인적이 드문 곳으로 유인, 살해 후에 그 신체일부를 미리 준비해둔 실리콘마네킹에 봉합하여 첫 번째 피해자를 제작하는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
 피의자는 경찰조사에서 나는 그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에, 그 사람을 만들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범죄심리학자들은 그녀가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졌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경찰은 보강조사를 마친 후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며, 국민정서를 고려해 빠른 시일 내에 검찰로 사건을 송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검거 당시 그녀는 사체의 일부분들이 봉합된 마네킹과 성관계를 가지고 있었다는 증언으로 인해, 국민들의 충격이 매우 큰 상황이다.
Copyright by 쇼킹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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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진실을 인양하라!, 세월호를 잊지맙시다]
[밤에 혼자 보면 아름다운 곳, 공게로 놀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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