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까지 살아오면서 내 진짜 모습은 단 한명 빼고는 아무도 모른다.
9살때 아버지가 보증을 잘못서서, 부모님이 10년 가까이 모아서 지은 우리집 경매로 넘어가고,
그나마 친척들한테 도움 얻어서 전세집 마련해서 이사왔는데,
얼마안지나 온집 안에 붙어 있는 빨간 딱지들...
알고보니 사람 좋으신 우리 아버지 또 보증서주셨다가 압류로 넘어갔고
처음 이사갈때도 안 우신 우리 어머니 압류딱지보시고 세상을 다 잃으신것처럼 우시고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화목하고 부족함없이 사는 집으로 보는데
실상은 월세집에 아직도 압류딱지 붙어있고, 부모님은 붙으시면 싸우고,
힘들게 대학교 입학해서 졸업하고 장남이다보니 취업해 돈 벌어야하는데, 공부좀 더해서 성공해 보겠다고 대학원가겠다고 하기나 하고
복학하면서 일주일에 한두번 빼고 왕복 2시간 걸리는 집까지 데려다 주며 좋아했던 여자친구는
내가 대학원 들어가면서 다른 남자랑 바람나서 헤어지고,
지인들한테는 바빠서 신경을 못쓰는 바람에 그렇게 된것 같다고 그렇게들 이야기하면서 쿨한척 했지만,
실상은 내 불알친구한테도 이야기 안했던 우리 집안사정 결혼까지 생각하고 여자친구한테 이야기했는데
현실직시하고 돈 좀 있는 애한테 간거 알고
진짜 너무 열이 받아서 두년놈들을 죽여 살려 하다가 나 하나 바라보고 사시는 우리 부모님 생각에 참았고,
똥차가고 벤츠온다고 지인들이 소개팅 시켜줘서 나가면 나이가 나이인지라 직장있거나 돈있는 남자들 찾는건 당연하니 퇴짜는 기본이고
나이는 나이대로 차가는데 졸업은 멀었고, 밥은 먹고 살 수 있을까 고민이고,
나날이 늘어가는 한숨, 뱃살, 마이너스 통장에 또 한숨, 주름만 늘어가고.....
일복은 타고 났는지 밤 11시 퇴근은 기본, 1시 퇴근은 선택이고, 체력은 점점 떨어져서 하루하루가 죽을 맛이고,
이런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다들 항상 밝고, 긍정적이고, 재미있는 모습만 보니까 걱정없이 사는줄 알겠지...ㅋ
이런 내 진짜 모습 죽을때까지 아무한테도 안보여주도록 노력해야지~ㅋ
새벽이 되니까 사람이 엄청 센치해지네요;;
논문쓰다가 집중이 안되서 혼자 넋두리 해버렸네요^^
저보다 더한분들도 힘내서 이겨냈을텐데 그렇게 생각하고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나이가 점점 먹으니까 걱정만 늘어가네요 ㅋ
여러분들 모두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