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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븅신사바] 공포소설 - facebook
게시물ID : humorbest_105010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캥순이
추천 : 27
조회수 : 4348회
댓글수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5/05/05 01:19:05
원본글 작성시간 : 2015/05/03 01:5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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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스크롤 하던 중, 우연히 발견한 사진 몇장들. 

친구라 부르기 어색해진, 이제는 facebook 친구라 부르는게 익숙해진 대학교 친구가 '좋아요'를 눌러놓은 사진들.

사진속의 커플은 이세상에서 가장 행복하다는듯 웃고 있었다. 

아, 푸켓에 여행갔구나. 
여긴 리조트 수영장이네.  
하얀 비키니? 날씬은 하네.  
이사진은 너무 붙어서 찍은거 아냐? 나중에 얼마나 후회하려고 이런 사진을 올리는거야?
아이고. 커플 잠옷입고 누워있는 사진은 뭐야. 너네 그런 사이인거 자랑하는거야? 
 
대체 내가 왜 이딴 사진들을 봐야 하는건지, 순간 기분이 확 상해버렸다.  
어떤 년놈들이길래 이런 싸구려 사진들을 공개로 올리는거야.  

더 화가 나는건 그 사진에 달린 '좋아요' 31개.
똑같은 것들. 사진 올리는 얘네나 너희나, 다를바가 없구나. 
 
사진속 그들의 이름을 클릭했다. 손가락 몇번만 움직이면 필요한 정보쯤이야 너무 쉽게 해결되었다. 
인터넷에 이런 사진을 올리는 년놈들은 그들의 모든것을 까발리는게 자랑인것마냥 너무 많은것들을 올려놓으니까.


그년을 찾는건 특히나 더 쉬웠다.
내가 할일이라고는 그년이 올려놓은 사진속 정보를 조합해보는 것 뿐.

태그된 h대학교, 302호 강의실에서 찍은 화요일 11시 50분에 올라온 셀카, 12시 20분에 올라온 파스타 사진. 2시에 올라온 강의실 책상 위 아이스 아메리카노. 화장실 셀카속 명품 가방 옆, 어떤 화장품을 넣기에도 애매해보이던 네모난 파우치. 

그년을 죽이는건 facebook으로 정보를 알아내는것보다 더 쉬웠다.

화요일 11시 50분부터 h대학 정문에서 기다린지 2주째, 친구들과 점심먹으러 가던 그년이 주문한 음식이 나오는 사이 담배피러 들어간 골목에서 푹. 찌르면 그만이었다.

댓글 78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우리 예쁜 시연언니 하늘에서 행복하세요. 시연아 안녕 그곳에서 잘지네. 등등의 댓글을 보자 더 화가 치밀었다.

대체 왜 이딴년을 애도하는거야.


그년의 남자친구는 세상이 끝난것마냥 글을 올려댔다.

'내 마음의 별로 남은 그녀, 떠나보내야 하지만 잊지는 않을게. 정말 사랑했다 시연아..'

'술을 마셔도 너와 함께한 기억은 더 또렸해진다.'
  

하하. 너네 '연애중'이라 뜬지 고작 6개월 지났잖아. 
사랑하는척 코스프레는.


그놈까지 죽일 생각은 없었지만 눈꼴시려서 봐줄수가 없었다. 그딴글만 안올렸어도.


 
그년보다는 조금 더 정성들여 정보를 알아내야했다.
남자란것들은 여자만큼 세심하지 못한만큼, 정보를 많이 뿌려놓지 않았다. 

facebook만으로는 부족해서 google을 빌렸다.
그놈이 자주 글을 올리던 게임 커뮤니티에서 오프라인 정모에 참석한다는 댓글을 확인하니 실소가 터졌다.
네 여자친구는 죽었는데 정모 참석할 정신이 있냐. 
역시 내가 생각한게 맞았다. 고작 그정도면서.

정보 찾기는 힘들었지만 일단 찾으니 그 후로는 쉬웠다.

게임 커뮤니티 신입 회원인척 정모에 참석해선, 그놈에게 웃어주고, 술에 취한척 비틀대며 연기하니 그놈은 날 끌고 모텔방에 들어갔다.

물론, 모텔에 들어갈땐 취한척 고개를 푹 숙이고 머리카락을 길게 늘여뜨려 얼굴을 가리는것도 잊지 않았다.

손가락에 살짝 반응해주고, 나도 모르게 나오는것 마냥  몇번 신음소리를 뱉어주니 만족해하는 그놈.

온 힘을 다 쏟고 잠든 그놈에게 푹. 찔러주고 다시 머리를 숙이고 비틀거리며 모텔에서 나왔다.

부재중 전화가 와있었네. 큰일이다.
우리 오빠 걱정하는데.


응 오빠. 나 혜진이랑 술한잔 마시고 집에 걸어가는 길이야. 진동으로 해놔서 몰랐지. 아냐 맥주 두잔밖에 안마셨어.
에이. 오빠랑 facebook친구는 결혼하면 할꺼라니깐. 연애중? 그런건 애들이나 하는거지. 응. 이해해줘서 고마워. 나도 사랑해. 집에 들어가면 전화할께요.


연희동쪽으로 가주세요 기사님. 하고는 다시 facebook에 들어갔다.

스크롤. 스크롤. 스크롤.
찾았다.





 
작가 한마디 - 제가 상상한적은 없습니다.

[우리는 아직 세월호를 잊지 않았습니다]  
[꿈과 공포가 넘치는 공포게시판에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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