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안산에서 친구들과 술 한 잔 하고 일어나 홍대까지 갔다가 귀찮아서 안 갈까 하다가 자전거를 전철에 싣고 신도림역으로 갔어요.
생각보다 안 멀더라고요.
갔는데, 사람은 많고, 자전거는 크고... 줄 서기도 애매하고 그래서 다시 돌아올까하다가 좀 억울해서 약 한 시간 가량을 방황하다가
선글라스인지 안경이 툭 하고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서 집어 들었는데, 아쉽게도 떨군 사람을 못 봐서 대충 4명 정도 인물 중 한 사람이 범인이셨을텐데
소심소심쟁이인 저는 말도 못 걸고 들고 방황하다가 가드 분이 보이길래
"분실물이요."
라는 따듯한 한 마디와 함께 안경집을 건내줬어요.
그리고, 방황하다 제가 자주 가는 고민상담게시판 부스를 발견. 신기해서 사진을 찍었는데 안올라가요....
고게는 익명성을 바탕으로 글을 올리는 건데 오프라인에서 그렇게 한다는 게 신기하더라고요. 상담하는 사람도 제법 되는 것 같았고요.
어쨌든 전 시간도 죽일 겸 뭔가 물건도 남길 겸 가장 길어보이는 캐리커쳐 줄에 섰어요.
스테프 분에 천상에서 내려오시더니 저보고 말씀하시더라고요.
"한 시간 삼 십분 정도 걸릴거에요. 괜찮으세요?"
어... 음..... 전 당황해서
"알아요."라고 퉁명스레 쏘아버렸지 뭐에요. (스텝님 죄송해요. 제가 여신 면역력이 없어요. ㅠㅠ)
그리고, 한참을 기다려서 앉아 거울을 보고는 앞의 분께 말씀드렸죠.
"보정 좀 부탁드려요."
여신면역력은 없었지만, 거울에 비친 정체불명의 괴물을 보니 저런 말이 자동으로 나올 수 밖에 없었어요.
...분명 전 보정만 좀 해달라고 했을 뿐인데...
...누구지? 닮았나?? 조금은...... 닮은 것 같기도 한 것 같기도 할것 같기도 하지만 역시 아닌 것 같아...
어쨌든 기부금 전달행사까지 보고서는 자전거를 타고 한강 좀 돌다가 아늑한 저의 방으로 도착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