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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gomin_14753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비공감하지마★
추천 : 0
조회수 : 455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07/08 00:58:22
서른일곱 오징어입니다
저희집은 좀 가난합니다.
부모님께서는 장사도 해 보셨고, 택시 운전에 학교 식당에서 음식도 만들곤 하셨어요.
원체 빚으로 시작하셨던 분들이기에 저희집안은 빚에 눌려살아왔습니다.
먹고사는데 문제가 없을 정도였다 뿐이지 돈이 모이거나 빚이 줄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군 제대 후 복학하지 않고 (대학 등록금이 다 빚더미인거를 그제야 알았어요), 그렇게 20대가 일에 치여 송두리째 사라졌습니다. 물론 번 돈은 죄다 집으로 들어갔죠.
빚더미 아파트에 이자+원금으로 다 나가더군요
저와 형은 어렵사리 회사에 합격하여 정규직으로 취업했습니다. 역시 월급의 대부분은 집으로 들어갔고, 생활비 쓰기에 그냥 저냥 돈이 모이지 않고 그렇게 살아왔네요
전 그러는 동안 회사에서 여자친구도 만들었어요.
하지만 관계가 깊어질 수록 금전적인 현실에 부딪치게 되었네요.
저도 못난놈인지라 집에 돈 부었던 과거만 안좋게 이야기를 했어요. 하지 말았어야 할 가족 흉보기... ㅜㅡ 멍청해... 물론 어머니와 아버지는 과거 돈을 모으지 못했던 가정상황에 항상 미안해 하시고 계십니다. 그래서인지 직장생활 하고있는 저희를 보고 대견해 하시죠.
아파트 빚더미를 청산하기로 온 가족이 결정을 내렸습니다.
원금 이자만 갚아왔는데 빚 청산하고 남는건 800 정도 뿐이더군요
20년 다 되도록 온가족이 모은 돈이 결국 그게 다였던 겁니다. 그마저도 반월세 전세금으로 들어갔죠.
저는 회사를 두번 옮기며 매번 퇴직금을 집의 빚에 부었습니다.
밑빠진 독에 물 붓기랄까요... ㅜㅜ
지금 저희 가족은 보증금 4천의 전월세 (월세50)의 집과 보증금 4천 중 1600이 빚으로 남아있네요.
이 상황에서 여친과 결혼 이야기가 오갔어요...
암담하더라구요...
내년도에 결혼 준비하자 여자친구 어머님과 진중하게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저는 형과 의논을 하였습니다. (형도 여친이 있지만 결혼을 못하고 있습니다... 원인은 돈...) 형은 내년도까지 저와 함께 돈을 모으도록 하자고 했죠.
목표는 5천 만들기였습니다.
집의 보증금 빚은 어머니와 아버지의 연금을 조금씩 보태어 갚아나가는 것으로 하구요 (아버님은 교회에서 경비일을 보고 계세요. 택시는 하지 말라고 온 가족이 말렸지요)
전 약간은 흥분되고 기분이 좋아 여친에게 '형이 도와준데' 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하지만 여친은 '그러면 형한테 돌려줘야하는거 아냐?' 라고 하길래 '아냐 당장은 아냐' 라고 했죠.
가족간이니 형이 도와준 만큼 제가 도와주는건 당연지사죠 안그렇습니까?
게다가 가족간이니 당연히 고마운 일이고 서로가 내 일 처럼 아끼는 것이니 돈 그거 빌려주고 갚는게 중요한게 아니잖아요 .. ㅜㅜ 당연히 돌려줘야하는 돈입니다.
저는 그런 질문을 하는 여친에게 되물어봤어요. 형과 아우간에 서로 챙겨주는 의미이니 돈이 중요한게 아니지 않느냐고...
여친은 '어중떠중 확실하지 못하다' 우유부단하다며 핀잔을 주네요. 그래서 뭘 확실하게 하는거냐 되물었더니... 집에서 독립한다고 하지 않았느냐 나온다더니 왜 그러느냐고 하네요
형이 도움 준다고 하면 미안해서라도 아니 되려 빌려준다는 형에게 손 빌릴 수 밖에 없는 이 상황이 싫어서 승질내는거면 이해를 하겠는데...
독립하고 입 싹 닦으라는 소리밖에 안되잖아요? ㅜㅜ
그래서 그럼 나는 가족과 인연 끊으란거냐... 하니
언제는 집에 돈 붓기 싫다고 한게 누구였냐며 하네요
사실 그 전까지만 해도 저희집 가난하기에 사랑이 많이 식어가고 있긴 했어요 (아 정말 ... )
가난하면 사랑도 못하는가 봅니다.
눈물나는 저녁입니다.
그래서 막판에는 '그럼 가족들하고 평생 그러고 살아!'
라길래... '됐다 그만하자' 라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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