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면서 눈앞의 사건에만 매몰되어 열을 올릴때가 많다.
하지만 삶에 있어 정작 중요한 것은 눈앞의 사건보다 그 사건을 만든 원인을 찾는 것이다.
물론 안될 때도 많다. 내가 못나서일 때도 있지만, 누군가 방해하기 때문일 때도 있다.
본문과 상관없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보자.
우리는 우리가 일본에 강제병합된 역사만 배운다.
친일과 매국에 대한 분노만 배운다.
아니 대한제국이 어찌 일본의 선물이란 말인가?!!
천인공노할 쪽발이들에게 비분강개한다.
하지만 여기엔 정작 우리가 간과하는 사실이 있다.
우린 이때까지 실재로 청의 속국이었다. 우리 스스로 신하의 나라임을 자랑스러워하고 있었다.
고종이 황제를 칭하고 대한제국을 선포한 것은 사실 우리 스스로의 의지였다기보다
1895년 청일전쟁의 결과 일본에 떠밀려서 이루어진 일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그렇다고 해서 대한제국을 일본의 '선물'이라 해야 할까?
아니다. 그런 친일매국노스러운 이야기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
일제에게 감사하자는게 아니라, 조선이 청일전쟁 후에야 청으로부터 독립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거다.
톡 까놓고 말해, 일제가 우리를 등떠밀어 대한제국을 세운 것은
조선을 청으로부터 떼어내 자신들의 속국으로 삼기 위해서였다.
문제는 대한제국이 일제의 선물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 대한제국을 세울 생각이 없었다는 것,
더 근본적으로는, 조선의 양반, 사대부가 이미 뼛속까지 굴종에, 사대주의에 빠져 있었다는 점이다.
뜻이 있는자는 당대의 권문세가나 일제에 빌붙은 친일매국노들에게 탄압받고 사라져가야 했었다.
이 점을 놓치고 자꾸 일본나빠요만 외치면, 현실을 보지 못하게 된다.
아직도 우리 주변에 친일매국노의 후예들이 떵떵거리며 산다는 것을,
아직도 이들의 후예가 이 나라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이들이 아직도 이 나라를 빨아먹고, 언제든지 이 나라를 팔아먹을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을...놓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일제가 좋네 마네, 일제 덕에 근대화가 됬네 마네를 이야기한다.
도적이 바로 옆에 있는데, 죽은 아이 불알만 만진다.
언론이 나서서 눈을 가리니... 볼 수 있는자가 얼마나 되겠는가?
그래도 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자신의 관점을 키우고 높여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민주공화국의 대통령이, 그것도 얼마 전에는 삼권분립을 지키라고 닥달하던 대통령이
스스로 입법부의 한 축을 담당하는 한 당의 원내대표를 자신이 나서서 심판하라 마라 하는 꼴을
지금처럼 두 눈 뜨고 멀뚱히 바라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