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그동안 눈팅으로만 보다가 글을 적어 봅니다.
제목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 아가는 24시간을 엄마 뱃속에서 대기를 하고 있다가 세상 밖으로 나왔습니다.
처음 진통이 온 것은 새벽4였습니다. 절대!! 깨어날리가 없는 그 시간에 갑자기 눈에 저절로 떠지더군요.
아기가 뱃속에서 아빠를 부르는 신호였는지...울 와이프에게 진통이 시작된 그시간에 딱 맞춰서 잠에서 깼습니다.
배가 아프다고..배좀 쓰다듬어 달라고 했는데...계속해서 배를 쓰다듬어 주다가 말다가..쓰다듬어 주다가 말다가...하면서 비몽사몽간에
시간이 지났습니다.(중간 중간 졸아서...너무 미안하기도 하고...)
진통은 약 10분에 한번 20분에 한번 대중없이 오더라고요. 아침에 밥을 먹고는 이슬이 비치는 것 같다고는 말을했는데..사실 그때까지도 그게 진통인지는 잘 몰랐습니다. (그 이후엔 이슬이 비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진통 온 것 아니야? 라고 물었을때...와이프도..음 진통은 말도 못하게 아프다던데 그정도는 아닌 것 같아! 라고 이야기 했거든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병원에 전화를 해봤는데..일단은 한번 운동삼아서라도 와보라고 하더군요.
하지만...긴가민가해서 일단은 가지 않고 있었습니다. 사실 아기가 예정일에서 열흘 가까이 되어가던터라...이틀후면 병원에 가서 유도분만을 하려던 때였거든요.
저녁 6시 쯤 되었을 때. 20분마다 한번씩 진통이 오기 시작했고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병원에 가보자고 해서..병원으로 향했습니다.
가면서 와이프가..어휴..이거 진짜 진통이면 지금즘 차도 못타고 가고 있겠다..라는..농담을 했는데...가보니 진짜 진통이 온것 이었더라고요.
(주차할 때..혼자서 휘적 휘적 걸어가서 접수까지 혼자 다한 울 와이프님...대단!!!)
병원에 도착하니 7시 정도였고, 그때 자궁이 3센치 정도 열린 상태였습니다. 바로 입원을 하고..분만실에서 있었습니다.
배에 뭔가를 이것 저것 연결해두었는데 아기의 심박수와 산모의 자궁이 수축하는 것을 체크하는 기계더라구요.
와이프는 점심 이후엔 아무것도 먹질 못해서 배고파했었는데...(사실 병원 다녀오면서 뭐 먹지? 막이러면서 갔다온지라..입원은 생각도 못했던 상황)
배고프니..뭣 좀 먹고 기운 좀 차리고 싶다고 해서..츄파춥스 사탕 하나를 사다줬습니다.
그리고 자꾸 목이 마르다고 ..물을 달라고 해서..물음 정말 입술만 축일 정도로 가져다 줬는데..절 무척이나 원망하는 눈빛으로..쳐다보더군요(미안 ㅠ.ㅠ)
산통이 올때마다 자궁이 수축하는 것을 체크하는 기계에 표시가 되는 처음엔 20~30정도로 찍히더군요. 그러다가 40~50..60대까지 오르던데..정말 무척이나 아파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손을 잡아 주는 것 밖에는 없었죠. 9시쯤 무통주사를 맞았는데..그때부터는 살 것 같다며 무통 천국을 외치더라구요. 그리고 그 시간을 틈 타 전 저녁을 먹으러 갔습니다.
하지만 무통의 효과는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약 2시간 정도? 11시가 좀 지나자..슬슬 진통이 아파오기 시작한다고 했고..약 12시까지 참아본 후 다시 무통 주사를 맞았습니다. 하지만 무통 주사의 효과는 처음 보다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진통이 80~90을 찍기 시작하더군요. 그래서 무척이나 아파했습니다. 나눠서 아파줄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었습니다. 그리고 약 2시경...진통은 점점더 심해졌고...자궁도 10센치나 열렸습니다.
마지막 쯤에는 무통 주사도 약하게 놓는다고 하는데..그 이유는 산통이 올 때 맞춰서 힘을 줘야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힘을 줄때 마다 아기의 맥박수가 마구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의사선생님이 오시고...결국은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시더군요. 아이가 제자리에 안 있고..옆으로 누워 있어서 나오지를 못하는 상황이었거든요.
갑작스레 마취과 선생님을 콜하고, 간호산 선생님들도 달려오시고...한순간에 복잡한 상황이 연출되었습니다. 전 밖으로 나가 있어야 했고요.
그런데...마지막 순간 와이프에게 산통이 다시 왔답니다. 와이프는 수술은 하기 싫다고 생각하며..이번이 마지막 이다. 하며 모든 기력을 다해 힘을 줬고
기적적으로 아이가 제자리로 빙그르르..돌아 왔답니다.
그리고 정말 순식간에..아이가 나왔습니다. 그순간 저는 밖에서 난생 처음으로 간절하게 기도를 드리고 있었습니다. 할 수 있는게 기도밖에 없더라고요.
(정말 신앙심 얕은 천주교신자지만...그때 할 수있던게 기도밖에 없었습니다.)
이후 아이의 탯줄을 자르고.아이의 손가락과 발가락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아이의 사진을 찍었습니다. 탯주을 자르는 것을 두려워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제게는 그리 두려운 것은 아니었고...오히려 아이를 세상 밖에서 처음 만나는 기쁨과 신비로움의 감동이 더 컸습니다.
와이프를 보는데..그동안 정말 고생하고..아파했던 것을 눈으로 다 보아서 그런지 이전보다 더욱 사랑스럽게 느껴지더라고요. 사실 그전에 사람들이 아이 낳을 때 들어가지 마라..괜히 고생만 한다..이래저래 이야기가 많았는데..아플때 힘들때 함게 있어주면서 손 잡아 주는 것 만으로도 와이프가 심리적으로 많은 힘을 얻었다고 말해서..들어가길 잘햇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편분들 꼭 들어가서 힘이 되어 주세요,!!!
그 다음은 이래 저래 정리하고 뭐하고 하느라..시간이 갔습니다. 그러다보니 어영부영 아침 8시..밤을 꼴딱새서..그런지 피곤하기도하고..정신이 몽롱하더라고요. 오전 11시에 장모님께서 오셔서..전 집에가서 잠을 조금 잔 후에..오후 3시 쯤 출근을 했습니다. (쉴까 했지만...그날 제가 꼭 처리해야 하는 일이 있어서...ㅠ.ㅠ)
너무나도 건강하게 잘 태어나준 우리 아기에게고맙고..또한 더욱 고생한 울 와이프에게..정말 정말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네요.
그리고 저는 이제..산후조리원에 울 아가랑 와이프를 만나러 갑니다.ㅎ.ㅎ 사랑하는 우리 공주님들 기다리세요. 아빠가 갑니다.!!!!
**사족 아..지금은 이름 때문에 고민이네요. 이쁘고 뜻도 좋은 이름으로 ~~짓고 싶은데...몇달 째 고민만 하고 있어요.
김세진, 김하은..두 이름으로 압축인데~어떤 이름이 더 이쁠까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