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친구들에게 편지를 써보고 싶어서 들어와 봅니다 벌써 시간도 야심한 새벽이네요 한것도 없이 누워있었는데.. 세월호가 가라앉은지도 벌써 1년하고도 4개월이 지나 고3에게는 중요한 시기인 여름 방학이 왔습니다 하지만 세월호를 탔던 다른 친구들은 대부분이 별이 되어 하늘에서 지내고 있겠지요
사실 글을 쓰자쓰자 맘만 먹고 피곤에 쩔어서 잠들었는데 오늘은 잠도 안오고 이상한 일도 있었고 해서 글을 적습니다
사실 저는 세월호 친구들과의 특별하다고도 할 수 있는 인연이 있어요
바로 저희 수학여행지의 다음 손님이 단원고 학생들 이었습니다
우리 다음 학생들이 배를 타고 오다가 사고를 당했지만 곧 도착할 수 있을거라는 교관 선생님의 말과는 다르게 수학여행도 못가보고 별이 되었네요
우리는 불운의 97이라 초6때는 신종플루 때문에 수학여행 못 간 아이들이 많을텐데... 더 아쉽고 안타까워요
또 우리가 비행기타고 돌아오는 날 수학여행을 놀러온 학생들은 어떤 마음이 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어찌되었든 수학여행에서 돌아온 당일날 너무 피곤해서 잠이 들어버린 그 밤
그 밤에 그 아이들은 얼마나 두렵고 무서웠을까요?
미로처럼 넓은 배 안에서 얼마나 살아 남고 싶었을까요?
나처럼 수학여행 급식이 맛이 없다며 투덜거리고 나처럼 밥에 요구르트만 먹고 과자랑 라면 먹고 나처럼 밤에 수다떨면서 셀카찍고 제주도도 보고 애들이랑 장난도치고
그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아직도 나는 그 시간에 멈춰있는 것 같기도 해요 친구들이 찬 바닷물에 뚱뚱하게 불려진 게 아니라 멀쩡한 채로 돌아 올 수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