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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더머니와 힙합에 관해서..
게시물ID : star_3052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가나다라!
추천 : 3
조회수 : 30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7/11 20:43:36
쇼미더머니라는 프로그램이 생기면서 한국 사람들의 힙합에 대한 관심이 예전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커진 것은 사실입니다.

물론 시기적인 문제나 좋은 랩퍼들의 등장 등 여러가지 요소들이 모여서 일어난 현상이겠지만 쇼미더머니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는 없죠.

하지만 쇼미더머니가 나왔을 때부터 대부분 랩퍼들과 평론가의 질문은 '이게 정말 힙합인가?' 라는 것이였죠.

감히 말씀드리자면 쇼미더머니는 힙합이라는 문화의 일부분인 랩을 기반으로 한 프로그램일 뿐 힙합을 대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아닙니다.

여러분도 잘 알고 계시겠지만 쇼미더머니의 목표는 '한국에서 힙합을 알리자'가 아닌 '우리의 시청률을 높이자' 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극적인 편집을 반복함으로써 오히려 한국에서 힙합하는 사람들의 이미지를 망쳐두고 있죠.

이런 부분들 때문에 랩퍼들 사이에서도 쇼미더머니가 좋다 나쁘다라는 논란이 항상 있었고 최근에 등장한 피타입은 사실 쇼미더머니에 찬성합니다.
제리케이같은 랩퍼들은 굉장히 별로라는 반응을 보이구요.

2차 오디션에서 아이돌이 심사를 받을 때 항상 아이돌임을 굳이 강조해서 갈등구도를 억지로라도 만드려고 노력하는 것이나

다른 좋은 무대들도 많지만 굳이 좋은 부분들은 편집하고 욕을하고 성드립을 치는 장면들을 내비치는것은 시청자들이 단편적인 부분만을 보게 만듭니다.

쇼미더머니가 시청률을 쫓는게 잘못된것은 아니지만 마치 본인들이 진짜 힙합을 보여주고 있다는 듯 포장하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생각하빈다.

많은 분들이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아 저런게 힙합이구나'라고 생각하며 지금 오유에서도 저런 성드립을 치는게 힙합이라면 듣지않겠다 라는 반응도 많이 보이더군요.

힙합은 1960~70년대 시작된 음악으로 상대적으로 역사가 굉장히 짧은 음악입니다. Kool Herc로부터 시작되어 지금의 수 많은 랩퍼들까지 이르기까지 힙합의 형태는 많이 변했고 예전의 힙합(아프리카에서부터 유례된 스토리텔링)의 모습은 지금은 사실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힙합은 원래 성적인 가사들을 많이 쓴다라고 하시는 분들의 말씀은 전혀 틀린게 아닙니다. 미국에서의 힙합 차트나 혹은 힙합이 아닌 음악들도 굉장히 성적인 경우가 많고 이런 것들을 한국 랩퍼들이 듣고 그런 분위기에 편승하는 것에 가깝다고 봅니다.

예전 베오베에 갔던 '블랙넛은 힙합이 아니다'라는 글을 기억하는데, 그건 쉽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블랙넛도 힙합이 맞습니다. 스웨거, 여자, 돈, 마약, 총 얘기를 하는 그런 노래들은 미국에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블랙넛같이 정신나간 것 같은 비유와 펀치라인으로 가사를 구성하는 랩퍼들도 있습니다. 여기서 문제는 미국에선 그런 랩퍼들도 본인들의 의식이 담긴 곡들을 내는 반면에 블랙넛은 이상하고 이해할 수 없는 곡들만을 보여줬다는거죠. 이런 부분이 '블랙넛이라는 랩퍼는 힙합이 아니다'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블랙넛이라는 랩퍼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겁니다.

정말 의식있는 랩만을 쓰려고 하는 랩퍼는 Lupe Fiasco정도밖에 떠오르지 않습니다. Eminem, Kanye West, Jay Z, Snoop Dog, Kendrick Lamar, J.Cole, Drake 등등 미국에서 가장 잘 나가고 있는 랩퍼들도 다 여자!돈!마약! 류의 가사를 많이 보여줬구요.

약간 이야기가 새고있지만, 제가 하고자 하는 말은 많은 분들이 이건 힙합이 아니야! 라고 하는것의 대부분은 힙합의 범주안에 있는 음악들입니다. 단순히 가사가 꼴 보기 싫다 라는 이유로 힙합이 아닌게 되지는 않습니다. 

미국과 한국의 정서적 차이가 크게 작용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확실히하고 싶은건 이건 정서적 차이고 미국에서도 하니까 여기서도 이해해라 같은 말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오히려 정서가 다르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 조금 더 한국적인 힙합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한국적인 정서로 인해 블랙넛이나 최근 화제가 된 민호의 가사가 불편하신 분들은 힙합을 듣지 마시는게 아니라 더 좋은 힙합을 들으시면 됩니다. 제가 계속 말했듯이 약!돈!여자!류의 노래도 많지만 의식있고 본인의 이야기를 풀어나가고자하는 랩퍼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전자의 경우도 후자의 경우도 모두 힙합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취향에 따라 듣고자 하는 노래가 달라지는게 맞는거지 '힙합이다 아니다'라는 소모적인 논쟁이나 쇼미더머니에서 보여지는 단편적인 모습으로 힙합 전부를 판단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게 제 긴 글의 취지입니다.

좀 더 의식있는 가사를 쓰는 랩퍼들의 노래를 듣고싶은 분들은 꼭 Lupe Fiasco의 곡을 들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에서는 팔로알토같은 랩퍼들의 노래 역시 부드럽게 본인의 삶으로부터 배운 이야기들을 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대부분의 문화는 소모적인 성향이 강합니다. 특히 요즘의 음악시장은 예전처럼 앨범을 사는 '소유의 개념'이 아닌 인터넷으로 잠깐 듣고말거나 mp3파일 정도로 저장하는 소모성이 강한 문화가 되었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앞으로도 십수년 혹은 수십년 후에도 들었으면 좋겠다는 노래들도 많이 나오고 있고 그런 노래의 대부분은 의미가 있는, 사람들에게 뭔가 메세지를 전달할 수 있는 그런 노래들이죠.

소모적인 노래들도 의미있는 노래들도 모두 음악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어떤 음악을 들을지는 본인의 선택인 것이고 소모적인 노래들이 있으니까 음악이란건 별로야 라고 하는 사람들이 없듯이 소모적인 힙합만이 비춰지고 있다고 해서 힙합이라는 문화를 싫어하게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저 힙합을 좋아하는 사람이 썼습니다.

아 그리고! 제발 힙합을 원래 듣던 분들은 쇼미더머니로 힙합을 접하신 분들이 불편함을 표한다고 해서 '그럼 힙합 듣지마 힙합은 원래 이런거야!' 라는 말은 삼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건 사실도 아니거니와 이건 단편적인 모습일 뿐 힙합이라는 문화는 정반대의 모습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본인들이 힙합을 좋아하기에 그런 말을 하시겠지만 사실 그런 말들이 힙합의 발전 가능성을 좀 먹고 있을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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