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죽인다. 스스로 죽는다.
죽음의 부정적 인식이 낳은 자살의 부정적 인식을 깨보려 한다.
다른 생명이 자살을 할수 있는지에 대해서 나는 모른다. 꽤나 많은 동물들이 자살을 했다는 소식이 있지만, 자살한 것처럼 보였을 뿐이지 실상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태반이다. 이렇듯 '동물(생명)이 자살을 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답변은 인간의 관점으로는 불가능하다. 같은 인간도 완전히 역지사지 못하는 우리가 다른 생명을 이해했다고 감히 말할 수 있겠는가. 나는 단순히 귀납적인 추측으로 동물은 자살을 하지 않는다고 답을 내린다.
자살은 오직 이성을 가진 인간만이 할수 있다. 죽음과 자살은 삶의 떠남이다. 동물도 죽음이라는것을 안다. 하지만 동물은 죽음을 삶의 떠남이 아닌 삶의 끝으로만 안다. 우리의 이성은 삶의 다음을 상상한다. 죽음(삶의 다음)을 인식하는 존재만이 삶을 떠나는 자살이란 선택을 할수 있다.
자살의 선택은 이성을 가진 인간으로서의 필연적인 선택이다는 것을 나는 감히 말한다. 우리는 이성을 가지자마자 자살이라는 선택지를 알게되고 이를 알게됨은 자살행위에 충분조건이 된다. 삶에 의미란 없으며 삶의 완성은 죽음임을 알기 때문이다. 이러한 내 의견에 대해서 당연히 대다수의 사람들이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다. 당연하고 정상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살은 사회적 타살이라고 말한다. 이는 잘못됬다. 자살은 사회적 유기에 가깝다. 우리는 태어나자마자 사회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게 된다. 사회관습은 절대적이며 절대적으로 따라지게되고 이러함을 개인이 세부적으로 알수없는 막강하고 보이지않는 거시적 권력을 가졌다. 이러한 사회관습 중에서 '이성을 가진 존재라면 자연스럽게 하는 자살'을 막는 역할이 있음을 나는 말한다. 이 사회관습은 자살을 막아주는 족쇄가 된다. 그러니 사회적 타살이라는 말은 잘못이다. 인간의 자살에 대한 부자연스러운 기피는 사회가 만들어놓은 관습, 즉 사회적 관계, 계약에 따를뿐이다. 사회의 유기적 관계에서 유기되거나 유기됬다고 느낄때 우리는 족쇄에서 풀려난듯이 자연스레 필연적으로 자살을 선택한다. 따라서 자살은 가장 고독한 행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