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난 장애인이야 엄마.
게시물ID : bestofbest_1053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2dhZ
추천 : 549
조회수 : 35946회
댓글수 : 0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3/04/09 20:46:06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4/09 18:40:39

뇌병변 4급.

 

엄마 딸 장애인이야.

 

조금만 긴장해도.. 어느 한 곳에 집중해도..

 

표정이 일그러지고  손발이 남들보다 조금 더 휘어지는..

 

비 장애인들과 조금 다른 장애인이야.

 

왜 그랬어 엄마..

 

왜 날 비장애인으로 키웠어.....

 

왜 내가 장애인이란 사실을 단 한번도 말해주지 않았어?

 

엄마는 다 알고 있으면서...

 

초등학교 고학년이었던 내가 같은 반 급우들한테 둘러쌓여 매일 구타당한다는 걸 알았을 때

 

왜 나한테 그렇게 맞고도 가만히 있었냐고.. 니가 바보냐고 화낸거야?

 

나도 몰랐어..

 

내가 왜 남들한테 손가락질 받아야 했는지..

 

친구들이 왜 날 피했는지..

 

고등학생이 되기 전까진 전혀 몰랐어..

 

고등학생 때 집에서 내 앞으로 날아 온 우편을 한장 발견했지.

 

뇌성마비 복지협회..

 

난 선천성인데 그걸 17년간 숨겼던 엄마도 참 대단해.

 

 

 

 

 

왜 그랬어?

 

왜 사촌동생들이 나한테 "언니(누나)는 왜 저래?" 라고 물어볼 때 마다

 

그 애의 입을 막으며 화제를 돌렸어?

 

왜 나한테 "언니는 장애가 있어서 보기에 조금 달라보일 수 있는데 생각하는 거나 다른 능력은 다르지 않아 " 라고

 

설명할 기회를 주지 않았어?

 

엄마.

 

난 뇌병변 장애인이야. 그걸 17살 떄 알았어..

 

그걸 이해하고 내가 장애인이라는 걸 인정하는 데 4년이 걸렸어.

 

장애인은 나쁜 게 아니야. 라고 생각하고 당당해 지는 데 또 5년이 걸렸어.

 

 

 

 

 

 

선천성 장애인임에도 불구하고..

 

후천적 장애가 된 거야 난... 충격이 너무 컸어.

 

엄마 대체 왜 그랬어.....

 

 

 

 

 

 

엄마.

 

나도 이제 두 아이의 엄마야.

 

아직도 엄마를 이해할 수 없고 너무 밉지만.....

 

나도 이제 어느정도 당당해 졌으니...

 

내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손가락질 하거나 동정하는 사람들에게  

 

"늬들은 어디서 학교를 나오고 어떤 교육을 받았길래 그따구로 자랐니? "

 

라고 아무렇지 않게 맞받아칠 정도로 당당해졌으니까...

 

이제 엄마도 이해해보려고 해..

 

 

 

 

힘들었지? 엄마?

 

내 자식이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손가락질 받는 거....

 

내가 장애인인 것 보다 더 힘든 일이란 거.. 이제야 깨달아.

 

수고했어 엄마..

 

그리고 낳아줘서 고마워

 

세상에 태어나 엄마도 만나고.. 아빠도 만나고.. 사랑하는 친구들도..

 

보기만 해도 아까운 우리 신랑.. 우리 아가들.. 만날 수 있게 해 줘서 고마워요.

 

 

 

 

엄마 미워하는 거.. 그만둘래 이제....

 

 

 

 

 

 

 

 

 

 

분명 이 글을 보며 우리 마누라 얘긴가.. 하고 고개를 갸우뚱 거릴 신랑아.

 

난 장애인이고, 장애는 나쁜 게 아니야.

 

그러니 누가 "와이프분 혹시 어디 불편하세요? "

 

라고 물으면.... 아니예요. 제 눈엔 그렇게 안 보여요. 라고 대답하지 말고

 

네 몸이 조금 불편하지만 대화하거나 생각하는 데는 불편함이 없습니다

 

라고 말해줘~ 빵꾸똥꾸야!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