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이 4일 김 위원장의 왕 국무위원 면담 소식을 전하면서 "조중 두 나라 사이의 단결과 전통적인 친선협조 관계를전면적으로 계승하고 심화·발전시킬 데 대해서와 조선반도 정세 흐름의 발전 방향과 전망을 비롯한 호상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에 대한 폭넓고 깊이 있는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과 중국의 고위 인사가 만나면 항상 나오는 의례적인 표현이다.
특히 조선중앙통신은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왕이 동지와 훌륭한 담화를 나누면서 중요한 문제들에 대한 조중(북중)의 견해를 재확인하고 의견을 교환한 데 대하여 커다란 만족을 표시하셨다"고 소개했다.
외교적 수사로 볼 때 상대의 견해를 재확인했다는 것은 특정 사안들에 대해선 서로 이견을 보였다는 의미라는 점에서, 종전선언 3자 또는 4자 회담에 대한 의견이 달랐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와 관련해 만약 김 위원장이 중국 측의 입장에 수긍하고 의견 접근이 있었다면, 북중 간 외교적 수사의 전례로 미뤄 조선중앙통신이 '견해 일치' 등의 표현을 사용했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김 위원장과 왕 국무위원이 회담하면서 각자의 입장을 밝히고 합의에는 도달하지 못했음을 짐작게 한다.
결국 김 위원장은 중국 측의 4자회담 참여 요구에 원칙적인 입장만 밝히는 외교적 모호성을 유지함으로써 앞으로 이어질 북중관계에서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는다.
북한 입장에서는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한국과 미국의 동의 없이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을 포함한 '4자 체제'에 대한 긍정적 입장을 표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또 북한은 현재 모든 역량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담판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중국의 입김을 강화하는 행동을 해야 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조선중앙통신의 보도에서도 김 위원장은 북중 우호관계를 강조하며 중국의 참여 여부를 거론하지 않고 원론적인 수준의 발언을 한 것에서도 이런 입장이 잘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