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동아일보 칼럼에 게제된 고영선 KDI연구본부장의 주장(근거0)을 요약 해보면 이런 내용의 주장들이 들어 있습니다.
㉠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일반소매점에서 의약품을 판매한다. ㉡ 충분기간 안전성이 검증된 일반의약품은 약사의 지도가 없이도 오남용의 우려가 없다. ㉢ 돈이 있는 사람이 약사를 고용해서 약국을 개설하는 것이 가능해지면, 여러 형태의 약국이 생기면 소비자의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 여러 약사가 모여 약국을 공동으로 운영하면 다양한 약품을 구비할 수 있으며, 소비자 서비스가 좋아진다. ㉤ 정부가 전문자격사들에게 자격증을 부여했다
따라서 이상의 주장에 대한 비판을 항목별로 해보겠습니다.
㉠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일반소매점에서 의약품을 판매한다. 설마 후진국들의 시스템이 우리가 배워야 할 목표가 되는 시스템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니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OECD회원국가들을 살펴보겠습니다. OECD회원국 27개국중 11개 국가는 슈퍼판매가 금지되어 있으며, 판매를 허용 하더라도 약사의 관리하에서만 판매가 가능하도록 한 나라가 4개국입니다. 반대료 슈퍼판매가 허용되는 나라는 12개국입니다. 결국 선진국들의 과반수 이상이 약사에 의해서 일반의약품이 관리되도록 하고 있으며, 전체의 절반 정도는 슈퍼판매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근거1)
연구원께서 대부분의 국가에서 슈퍼판매가 허용된다고 언급하신 부분은 명백한 왜곡행위라 하겠습니다. 더군다나 대부분의 나라라는 애매모호한 표현만 했을 뿐, 전세계 국가들 중 몇 개 국가가 허용되는지, 그 중 선진국에 해당하는 국가들의 항황은 어떤지 등의 구체적인 사실은 전혀 언급조차 못하는 것이 스스로의 주장에 확신이 없다는 증거겠습니다.
㉡ 충분기간 안전성이 검증된 일반의약품은 약사의 지도가 없이도 오남용의 우려가 없다. 이 주장은, 주장 자체가 오류라는 것이 한눈에 보이는 경우라 하겠습니다.?
의약품의 안전성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최근가지 수십년간 안전한 진통제의 대명사격인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타이레놀을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이 성분이 천식의 발병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그리고 과다복용으로 인한 간손상 부작용으로 심지어 사망까지 야기할 수 있어 복용량 자체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근거2) 슈퍼판매가 허용된 미국에서 2004년까지 22년간, 약물 오남용으로 매년 1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던 것이 현실입니다. (근거3) 더 재미있는 자료를 예를 들어볼까요? 경실련과 의사선생님들이 2008년도 11월에 발표하신 내용 중에, 가정상비약의 대표격인 후시딘과 복합마데카솔이 위험하니 전문의약품으로 전환하자는 주장을 하신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근거4) 결국 안전성이 검증된 일반의약품이라는 말 자체가 성립하지 않을 뿐 아니라, 충분 기간이라는 것도 아무런 의미가 없는 허황된 말인 것을 증명하였습니다.
또한 안전성이 높은 약은 오남용의 우려가 없다는 말은 어떤 논리로 하게 된 것인지 알 도리가 없습니다. 안전성이 높은 약은 오남용을 해도 괜찮다는 라는 의미일 리도 없거니와, 안전성이 높은 약은 오남용을 할 리가 없다는 것도 아닐 것이니 말입니다.
㉢ 돈이 있는 사람이 약사를 고용해서 약국을 개설하는 것이 가능해지면, 여러 형태의 약국이 생기면 소비자의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돈이 있는 사람이 약국을 개설해서 지금까지의 약국에는 없었던, 군입이 하나 늘어나게 되는 것이 어째서 바람직한 일이 되는지 알 도리가 없는 주장입니다. 늘어난 군입이, 자신의 수익을 챙기려고 애를 쓰니까,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방법으로 아주 싸게 약을 구입할 수 있다는 주장은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고 전문가도 아닌 군입이 환자에게 서비스를 더 투철하게 할 것이라는 것도 아닐 것인데다가, 서비스라고 해서 불법적인 드링크서비스 등을 한다고 해봐야 약국의 소요비용만 늘어나서 자신의 수입을 높일 수 있을 리도 없습니다 결국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 얼토당토 않은 주장이라 하겠습니다.
또한 이로 인해서 소비자의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고 언급하셨는데 , 이 부분은 일견 일리는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없었던 몰지각하고 비상식적인 수준 이하의 약국들이 늘어날테니, 국민들이 좋은 약국을 고르느라 애를 써야할 상황이 벌어질 테니 환자가 선택을 하느라 약국들에 대한 사전조사를 굉장히 열심히 해야 하는 기이한 상황이 생길 수는 있겠습니다.
실제로 지금도 음지에 일부 존재하는 바지사장 약사를 앉혀놓고 비약사가 주인인 약국들에서 툭하면 바지사장 약사에게 결재대금을 떠넘기고 실제 사장은 도주를 한다거나, 약국이의 불법행위가 드러나 행정처분을 받아도, 바지사장을 다른 약사로만 바꾸어서 그대로 불법행위를 해가며 영업하는 경우가 많으니 말입니다.
㉣ 여러 약사가 모여 약국을 공동으로 운영하면 다양한 약품을 구비할 수 있으며, 소비자 서비스가 좋아진다. 여러 약사가 모여서 공동으로 약국을 운영할 때, 그 약국은 구성원인 각 약사들이 모두 납득할만한 이윤을 올려야만 그 법인이 유지될 수 있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장하신 것과 상충되는 면이 드러납니다. 약국이 이윤을 잘 내려는데, 말씀하신 대로 약을 많이 구입하여 재고량만 늘리면, 그리고 법인을 구성하는 약사들 중에서 근무하지 않고 쉬는 인원이 생기면 이윤이 높아지는 것일까요? 결국 창고에 재고약은 가득하고, 일하지 않고 노는 인원이 늘어나거나, 근무하는 시간이 줄어들면 수익을 더 높일 수 있는 획기적인 시스템을 제안하신 셈입니다. 한마디로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불가능한 주장을 하신 셈입니다.
㉤ 이상의 규제들은 모두 불합리한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지금까지 언급한 이러한 신기한 일들이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잘 막아온 규제책들을 본말이 전도된 잘못된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말씀하신 내용 중에서, 도대체 무엇이 ‘본’이고 무엇이 ‘말’이 되는 것일까요? 오히려 연구본부장님이 말씀하신 주장들이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이라는 것은 이상의 글들에서 증명을 해드렸습니다.
㉥ 정부가 전문자격사들에게 자격증을 부여했다 약사가 가진 것이 지금까지 자격증인줄 아셨나 봅니다만, 연구본부장님께서 말씀하시는 제 자격증을 보면, "면허증" 이라고 커다랗게 쓰여있습니다. 그럼 면허증과 자격증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면허1 (免許) [면ː허] [명사] 1. [법률] 일반인에게는 허가되지 않는 특수한 행위를 특정한 사람에게만 허가하는 행정 처분. 2. [법률] 특정한 일을 할 수 있는 공식적인 자격을 행정 기관이 허가함. 또는 그런 일.
어째서 위에서 언급된 행위가 일반인에게는 허용되지 않았을까요? 면허증 생각하시면 아주 쉽게 이해가 가실겁니다. 바로 위험하기 때문에 아무에게나 허용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하다못해 운전면허증도 따려면 연습하고 공부하고 나서 시험을 봐야 합니다. 심지어 약사들의 경우는 졸업해서 한번 약사고시에 합격하여 면허증을 취득한 이후까지도 약물공부를 해가며 약사로서 전문성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어제까지도 사용하던 의약품이 하루아침에 위험한 약으로 밝혀지거나, 효과를 규명하지 못해서 퇴출당하고 있죠, 또 생각지도 못한 부작용들이 확인되어 용법에 제한이 생기거나 허가취소가 되기도 합니다. 몇달 전만해도 잘 쓰던 소염제가 어째서 약국들에서 사라졌는지 혹시 아십니까? 그것도 정부의 발표가 있던 당일, 전국의 약국에서 그 약이 사라졌습니다. 심지어 발 빠른 일부 약국들에서는 정부의 조치가 있기도 전에 이미 그 약들을 철수시켰습니다. 신기하지요? 이게 바로 약사가 가진 면허증의 위력입니다.
그래서 제안합니다. KDI 연구원도 면허시험을 봐서 합격한 사람만 면허증을 줘서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할 것을 말입니다. 물론 그 시험은 국가와 국가고시원에서 철저하게 관리되는 것이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이렇게 근거조차 불명확하고 왜곡으로 가득 찬 주장을, 연구원도 아닌 연구본부장이란 직함까지 걸면서 언론에 노출시키는 지금과 같은 어이없는 사태가 재발하지 않을 것이니까 말입니다. 최소한 연구본부장님 만큼은 이 면허시험을 보실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또한 이런 무책임한 주장에 본인의 직책과 이름을 거신 이상, 그에 상응하는 반성과 사과의 글을 올리시는 것도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