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천주교회를 다녔어요. 천주교회에는 신부라는 사람들이 있는데 천주교 교리에 따르면 예수가 베드로에게 지상에서의 대리 권한을 주었고, 그 권한은 교황들에게로 후계되었고, 교황이 모든 교회에 있을 수 없으므로 각 교회에 신부들을 파견하게 됩니다 (중간에 주교라는 직책이 있습니다만) 간단히 말해서 신부들은 신의 대리인의 대리인이라는 겁니다 엄청난 존재죠 신부들이 일상적으로 하는 일 중 하나가 죄를 사하는 일일 정도죠
반면 기독교 교리에 따르면 목사는 설교하는 사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경전에 대해 좀더 잘 아는 사람 정도죠
그런데 취급은 정반대입니다 신부는 동네 아저씨 같은데 목사는 가히 신과 같은 존재죠 저는 어떤 장면을 본 적 있냐면 아들 친구인데, 기독교 신학대학 다니니까 예비 목사라면서 존대를 하는 겁니다 기독교와 비교도 할 수 없게 처절한 과정을 거치는 예비 신부한테도 그렇게는 안 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런 차이는 교리에서 나오는 게 아닙니다 그러니까 목사의 권력은 종교적인 권력이 아니라 세속적인 권력이라는 것입니다 그 세속적인 권력이라는 것은 교회의 사유화에서 나오는 것이고 목사 권력의 본질은 회사 사장이나, 조폭 두목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