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삶의 끝자락에서
게시물ID : gomin_10563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WNkZ
추천 : 5
조회수 : 191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4/04/07 02:18:35

삶의 끝자락에서

사과를 깎아 주시던 따뜻한 어머니와
말대신 인자한 웃음을 지으시던 아버지와
나를 졸졸 따라다니며 장난치던 동생과
날 반기며 달려오던 누렁이가 그립다

햇살 한 조각만이 비추는 다락방의 냄새와
주말 오후 찾아온 노곤함과 고양이의 털과
집으로 돌아왔을 때 느꺼지는 아늑함이 그립다

고등학교에서 만난 첫사랑인 지금의 부인
생애 처음 느껴본 두근거림과 열정이 그립다

처음 시작해본 공장일과 고된 하루하루
가족을 생각하며 버텼던 땀의 시간들을 버텼다

처음 딸을 본 순간의 희열과 기쁨
걸음마를 시작하는 작은 기적
나를 아빠라 부르는 그 작은 목소리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감정이 차올랐다

바쁘단 핑계로 전화도 자주못드렸던 부모님
어느새 작아진 아버지의 어께를 바라봤고
마를대로 마른 나약한 어머니를 끌어 안았다

소중했던 사람의 죽음과 상실의 고통
전하지 못했던 말들이 비수가 되어 날 찌른다

어느새 다 커버린 자식들
첫 월급으로 샀다고 내미는 내복과 봉투한장에
왠지 모를 뜨거운 눈물이 흐른다

삶을 돌이켜 볼수록
옛날이 그립고 후회가 가득하다

언젠가 추억이될 나날을 보내고 있는
젊은이 들에게 고한다

살아오면서 우리는
예상치 못한 일과 사고에 맞서고

늙어가면서 무언가 하나씩을 포기해야 하는
그런 순간들이 온다

소중한 사람에게 지금바로 달려가
하고 싶은 말을하고 마음을 전하길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무언가가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길

상실의 아픔에도 무너지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길

언젠가 문득 그 옛날이 그리워져
삶을 돌아봤을 때 만족 할 수 있기를

당신이 가는 길이
그 어떤 길보다도
햇살이 내리쬐는 아름다운 길이길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