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 김제동 씨를 비롯한 유명인들이 참석하고 난 뒤부터 시위의 규모가 커지고 대학생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함께하기 시작하자 맑스주의포럼 <다함께> 등의 단체들도 이번 반값등록금 촛불집회에 참가하였습니다. 자주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주변 사람들을 통해 상황을 알고 있었고, 어제 저녁 이러한 움직임을 눈으로 확인하자 벌써부터 불안감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함께 모여 같은 목소리를 낼 때에 이번 집회의 목적인 반값 등록금을 쟁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함께, 8.15 공동연대 등의 단체들은 노동문제 등의 다른 문제와 결부시키려고만 하는 것 같습니다. 2008 촛불집회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하나의 목적을 위해 다양한 정치적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은 자칫 다른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그들의 참여를 제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광우병 촛불집회 당시에도 그러한 '변질'이 시작된 이후, 규모가 상당히 줄어들었습니다. 더러는 이러한 단체들의 주장을 듣고 불쾌감을 표하며 '이 집회의 목적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정을 재검토하라고 정부에 말하는 것이 아니었나, 왜 내가 여기서 이런 말을 들어야 하는가' 라고 따지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단체들과의 협의를 통해, <반값 등록금 투쟁 및 정부 비판> 을 제외한 다른 문구(피켓)를 사용하지 못하게 해 주시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야만 이번 집회가 '반정부 투쟁'이라는 오명을 벗고 순수한 목적으로 각인될 수 있습니다.
또한 현재 사용되는 모토인 [반값 등록금 실현하라] [평화행진 보장하라] 와 같은 문구와 다르게, [이명박은 사퇴하라] [한나라당 해체하라] 와 같은 비 이성적 문구, 모두의 공감대에 맞지 않는 문구를 외치려고 하는 것은 막아 주십시오. 어제 밤 시위에서는 [이명박은 사과하라]라고 외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맞추어 [이명박은 사퇴하라] [한나라당 해체하라] 등의 문구가 뒤쪽(특히 다함께 측이 위치하였던 부분)에서 터져나왔었고, 다들 [반값등록금 실현하라]를 외치는 와중에도 뒤에서 [이명박은~] 과 같은 문구를 사용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90년대 후반부터 대학생들이 보수화되어 있는 상황에서, 보다 이번 집회의 공감대를 넓히고자 한다면 대학생들과 그 학부모가 주된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반값 등록금 투쟁>을 제외한 다른 주제를 이야기하고자 하는 단체나 사람들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대련 측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만약 한대련이 이번 집회를 주도하면서, 다함께 등의 단체에서 다루는 이슈까지 같이 처리할 생각인지 아닌지 명확하게 말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011년 6월 4일 오전 3시38분 연희동에서 필명 옥춘풍
어제 밤 집회에 나가보니, 유명인들의 연설 이후 어느샌가 다른 목적을 가진 단체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러한 단체의 움직임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느끼는데, 시게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