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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장...에 갔다 왔습니다....
게시물ID : bestofbest_105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oolshin
추천 : 236
조회수 : 11647회
댓글수 : 26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06/03/21 14:13:58
원본글 작성시간 : 2006/03/20 23:02:33
겨울방학이 시작한지 1주일쯤 됐을때... 초등학교때까지 같은 학원에 다녔던. 지금은 다른 중학교에 다니는 녀석이 백혈병에 걸렸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한편으론 믿기 어려웠고. 믿은 후엔 요즘 의학을 믿으며 낫길 기원했죠. 정작 바쁘다는 이유로 병문안 한번 가지 않았습니다. 한번쯤은 갔다 왔어야 했습니다... 오늘 친구한테 전화가 왔더군요. 울먹이는 목소리었어요. 그러면서 저한테 듣고 충격 받지 말라고... 평소에 장난이 심한 친구였기에 그냥 시큰둥한 말로 되돌렸습니다. "아 뭔데.. 겜중이야 나" "기태... 죽었대... 백혈병으로.." '뭐?!' 순간 이게 장난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친구가 울먹이면서 기태 아는 애들 모아서 장례식장으로 와달라고... 최대한 많이 모아달라고... 버디버디 들어가서 아이들 모으고 앨범 꺼내서 전화 했습니다.... 대략 7명쯤 모여서 출발했습니다.. 가는길에서도 정신 못차리고 우린 히히덕 거리며 도착했습니다. 장례식장 안에 들어서서 종이 한장을 보니까 확 실감이 나더군요 故김기태 지하 6호실 친구들과 내려가서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타고 있는 향과 수를 헤아릴수 없는 국화, 그리고 한 가운데 위쪽에 검은 천이 두개 쳐진 친구의 영정사진, 아직 눈물이 덜 마른 날 여기로 부른 상훈이... 생전 처음으로 향을 꽃고 절을 했습니다.. 정말 가짜 같았습니다.. 지금이라도 친구가 튀어나오며 "속았지?" 라고 외칠것만 같았습니다... 아직 저희는 16살 입니다.. 어리다면 어린 나이이지요. 평소에 같이 장난을 치던 녀석의 동생이 보였습니다.. 항상 웃던 녀석인데 웃음이란 찾아볼수 없더군요.. 아무말도 못 했습니다.. 힘내라는 말 조차도.. 장례를 끝마치고 밥을 먹는데.. 한 반쯤 먹으니 더이상 목으로 넘어가지 않더군요.. 억지로 삼킨다는 느낌으로 마저 반을 삼켰습니다.. 앞으로는 사진으로 밖에.. 아니 사진으로도 보기 힘든 얼굴... 나랑 철권 붙기로 해놓고.. 내가 이젠 너 이길수 있단말이다.. 나한테 꿔준 돈 받고는 가야 할거 아냐.. 감기에서 백혈병으로 번지다니.. 운도 지지로 없는 새끼야.. 지금도 꼭 꿈만 같습니다.. 다시는 그 특유의 말투, 짧은 머리... 볼수 없는거군요... 항암치료중 고통을 참다가 참다가 결국 이겨내지 못하고 죽었다더군요..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요.. 김기태... 그동안 많이 티격 태격하고 시비걸고 했지만.. 넌 진짜 착한놈이었어.. 故김기태... 명복을 빈다.. 잘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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