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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sisa_1059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Coffee_♠
추천 : 3/2
조회수 : 383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1/06/07 13:07:35
상대방의 말을 듣고자 하지 않는 사람들과 이야기 하는 것 보단
차라리 벽과 이야기 하는게 낫다는 말도 있지요. 적어도 벽에게 이야기 할 때에는 처음부터 포기를 할 테니 말입니다.

사실 저는... 언제부터인가 인터넷에서 논쟁을 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습니다. 보면..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에 맞지 않는 정보는 잘 습득하려 들지 않고, 자기 입맛에 맞는 정보만을 확대 재생산 하더라구요. 언론정보학 수업에선 이를 무슨 현상이라고 하던데, 부족한 제 기억력이 그걸 기억할 리가 있겠습니까. (뭐. 저도 딱히 별나지는 않습니다. 다만, 제가 틀렸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항상 열어놓으려 노력할 뿐이죠.)

토론, 논쟁이라는 게 과연 승리를 위한 것인지, 그리고 승리를 한다면 과연 무엇이 승리인 건지도 애매하고, 만약, 승리라는 것을 어떻게든 정의를 할 수 있다면, 인터넷 논쟁에서 승리를 했을 경우 얻을 수 있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역시 회의적입니다. 그냥. 하고 싶은 말 다 햇다는 그런 자기 위안 정도?

특히나
상대방이 100% 틀렸음을 확신하며 덤벼드는 사람들을 볼 때는, 보는 그 순간에 바로 피로감이 듭니다. 어찌나 저렇게 당당할 수 있을 지, 어쩌나 저렇게 자신의 입장에 한 치 흔들림이 없을 지, 정말 당혹스럽기 까지 하더군요. 

정치, 토론. 다 좋습니다.

제 정치적 입장은.. 제 생각에는 오른쪽도, 왼쪽도 섞여 잇는 듯 보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회의론자에 가깝지요. 저같이 한발 빠진 사람들이 볼 떄는, 진보와 보수가 싸우는 모습은 참 웃깁니다.

진보라 칭하는 이들은, 그저 자리에 앉아 말만 말만 하는 경우가 대다수더라구요. 가난한 이를 도와라. 노블리스 오블리제 를 외치는 이들 중 작은 기부 하나, 결식 아동 돕기 하나 제대로 하지 않는 사람들을 많이 봐왔습니다. 나중에. 형편이 더 나아지면, 상황이 좀 더 좋아지면 해야지.. 라 말하는 그 모습을 보면, 그네들이 비판하는 우파의 "성장이 먼저, 분배는 나중" 이란 말과 어찌 그렇게 닮이있는 지 모르겠습니다.
(상당히 오른쪽에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가지고 계신 저희 아버지는.. 가장 암울했던 순간에 조차.. 먹을 것을 줄이면서 시각장애인 협회에 매달 얼마씩 돈을 붙이십니다. 그 액수또한 상당한 수준 - 제 형편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놀랄 만한 수준 - 이죠.)

반면, 보수라 칭하는 이들은 왜 그리 거친지 모르겠습니다. 보수라 하면 안정적이고, 나라의 어르신, 혹은 진보를 외치는 이들의 불같은 열정을 잘 다독여 줄 수 있는 여유. 이런게 있어야 하지 않는가. 생각도 합니다. 허나 많은경우, 보수들은 반대되는 행동을 많이 하죠. 거친 시위문화. 폭력시위를 욕하지만, 보수단체의 집회에서 조차 흑색 선전과 거친 표현들, 그리고 폭력행동이 나타납니다. 때때로 보수라 칭하는 분들이 이 땅의 "어른들" 이라는 것을 잊게 만들 정도로 유치한 표현을 사용하거나, 인신공격에 목일 메기도 하죠. 위기감을 느끼는 보수. 불안감을 느끼는 보수. 그게 말이나 되는 건지. 조금 회의적입니다. 무엇보다, 한 발도 물러날 생각을 하지 않으면서 그저 남 탓만 하면서 세상의 불화가 온통 진보 탓인냥 말하는 그들의 모습은, 어쩌면 "모든 것을 사회탓으로 돌리며 자신의 게으름을 감추려 하는 진보세력"이라 욕하는 그 대상에, 오히려 자신이 들어있는게 아닐까. 생각도 됩니다.


시끄러운 게시판 분위기에 뭔가 써야 하기는 할 것 같아서 되는데로 자판을 두드렸습니다. 

저도 딱히 나은 사람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정치적 성향 조차 있는지 없는지 몇 번씩 왔다 갔다 하는, 갈대같은 인간이죠.

다만 이 게시판에 오시는 분들께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자신이 틀릴 수 있음을 언제나 기억하세요.
스스로 자신의 옳음을 확신하는 만큼, 상대방 또한 자신의 옳음을 확신한 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무엇보다도 토론의 상대방은 언제나 "사람" 임을 잊지 마세요.

보다 건설적으로 갈 수 있는 많은 것들이
한 두사람의 감정 폭발로 인해 난장판이 되는 건
그것이 언제 어느때이든 별로 달갑지 않은 일입니다.

쓸데 없는 글이 길었네요.

어수선 한 날들이 며칠 계속 될까요?
그렇더라도, 다들 즐거운 주말을 보내시길 기원드립니다.
그 어떤 의견을 가지신 분이라 해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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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자주 가는 사이트의 "x비"라는 닉을 사용하는 분이 꽤 오래전에 쓰신 글입니다. 상당히 인상적이었어서 퍼왔습니다. 사이트는 공개하지 않습니다. 몇몇분들 제외하고는 분위기 망칠 분들이 태반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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