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선이 모니터로 향한다. 모니터 안엔 re: 시바. 남자는 다 똑같애 라는 제목 밑에 커서가 깜빡거리고 있었다.
"추하야. 나 너한테 소개시켜줄 사람있는데 이쪽으로 올래?"
"소개? 어, 어..그러지뭐."
전화를 끊곤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시선이 다시 모니터쪽으로 향한다. 잠시 머뭇거리다가 결국 인터넷 창을 닫아버리곤 자리에서 일어났다.
"추하야. 이쪽은 영학씨라고 이번에 프랑스 유학 중에 만났어."
"반갑습니다. 한영학이라고 합니다."
내 앞에서 다른 남자를 소개시켜주고 있는 그녀. 그녀 옆에서 당연하다는 듯 소개를 받고있는 그. 그리고 두 사람 맞은편에 앉아 어색한 표정만 짓고 있는 나.
이런 뻔하디 뻔한 드라마같은 상황이 내 앞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은하 옆에 앉아있는 남자를 쳐다보았다. 특별히 잘 생기지도 못생기지도 않은 외모였지만, 전체적인 이미지는 무척 깔끔하고 세련된 남자였다. 여자들이 딱 좋아할만한..그런 스타일의 남자라고 할까? 폐인스럽고 작가 특유의 구질구질한 이미지를 풍기는 나와는 급이 다른 인간이다.
나의 침묵에 멋쩍어하던 남자가 날 향해 명함을 내밀었다. 그럼 나 역시 의례적으로 명함을 건네받는다.
GS그룹 이사 한영학
생긴 것 만큼이나 명함에 적힌 직급까지 재수없는 녀석이였다.
"죄송해서 어쩌죠. 전 명함이.."
"아 괜찮습니다."
"사실 명함 그런 거 파봤자 쓸모가 없더라구요. 괜히 쓸데없이 종이만 낭비하는 것 같기도 하고, 요즘엔 개나소나 명함에 이사라고 표기하고 다니잖아요. 전 그런게 싫어서요."
내 앞에 있는 남자의 표정이 굳어졌고, 은하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나의 입가엔 씁쓸한 미소가 맴돈다. 우리가 처음 마주쳤을때도 그녀는 저렇게 어이없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너 기억나니? 내가 동아리에 처음 가입하던 날.
"안녕하세요. 문학을 꿈꾸는 사람들 동아리에 가입하고 싶은 새내기 강추하 라고 합니다."
내가 간단히 소개를 끝마치자 동아리 선배들의 질문은 쏟아졌고, 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은? 가장 존경하는 작가는? 최근 한국 문학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등등..난 수많은 질문들에 이렇게 대답했었지. 기억나니?
"저 그냥 가입 안 할께요.-_-;;"
물론 동아리 회원들 모두가 날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았었고, 난 견딜 수 없는 쪽팔림에 당장 동아리실을 박차고 나가려던 그 순간! 내 시야에 들어오던 한 여학생.. 긴 생머리에 빨간 헤어밴드, 그리고 아직까지 내 가슴을 두근 거리게 만들던 하얀색 세미정장. ..내가 첫눈에 반할 수 밖에 없었던 너의 첫이미지였어. 그 동아리에서 널 발견하고 나선 난 곧장 말을 바꿨지.
"오늘부터 죽어라 책만 읽고, 글만 쓰겠습니다. 저를 받아주세요."
그리고 도서관에서 니가 나에게 했던 말. 생각나니?
"추하야. 넌 나중에 학교 졸업하면 뭐 할 거야?"
"아직 뭘 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어. 특별히 할 것도 없고. 그러는 넌?"
"난..음. 능력이 된다면 드라마 작가가 되고 싶어. 월화 미니시리즈, 수목 드라마. 안되면 단막극이라도. 생각만 해도 설레이고 멋지지 않니? 사람들은 고은하 작가의 드라마를 보기 위해 월요일만 목빠지도록 기다리는 거야. 너도 어때? 나랑 같이 유명한 드라마 작가가 되어보는 건? 난 MBC의 작가가 되는 거고, 넌 KBS의 작가가 되는 거야. 그리고 우리 둘 다 방송사의 간판 작가가 되어 시청률 경쟁을 위해 열심히 머리를 굴리는 거지. 정말 그렇게 되면 재밌지 않을까?"
난 그때 처음 알았어. 니가 무심코 꺼낸 그 말 한마디가 나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버릴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우리 처음으로 같이 영화보던 날..기억하니?
"추하야. 주말에 뭐해?"
"주말엔 부모님따라 시골에 갈 것 같은데..왜?"
"아니 나 주말 약속이 전부 취소 되어버려서 너 안 바쁘면 같이 영화나.."
"여보세요? 아 엄마예요? 나 주말에 시골 못가요.끊어요!"
"그렇게까지 안해도 되는데..-_-;"
너랑 함께 코엑스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얼마나 기뻤던지, 나의 입가엔 시종일관 미소가 머물렀다는 거 아니? 넌 그때 무슨 좋은 일 있냐고 물어봤었지. 난 별일 아니라고 얼머부렸지만, 사실 니가 내 마음을 알아챌까봐 계속 조마조마했었어. 나에겐 너와 함께 있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고 좋은 시간들이였기에.
극장안에 불이 다 꺼지고 영화가 상영되기 시작했을 때, 나의 시선은 오로지 널 향해 있었어. 영화를 보며 웃고 우는 널 지켜보며 나 역시 웃고 울었어. 의자 옆에 올려놓은 너의 조그만 손을 얼마나 잡고 싶었는지 몰라. 나의 손으로 너의 손을 얼마나 감싸주고 싶었는지 몰라. 1시간을 고민했어. 잡을까 말까,잡을까 말까. 그러다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 지금 이 기회를 놓쳐버린다면 평생 후회할 지도 모른다고. 그런 생각에 잔뜩 용기를 내어 너의 손을 잡으려고 했었는데..
왜 하필이면 그때 호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었니? -_-
"추하야 너 울었구나. 이 영화 그렇게 슬펐어?"
영화가 끝나고 불이 켜졌을 때, 내가 울고 있었던 이유도 바로 그 이유에서야.
너 첫사랑이랑 헤어지고 술 엄청 마셔서는..나한테 전화했던 거 기억나니?
"추하야. 넌 사랑같은 거 하지마. 나 이제 사랑따위 다시는 안 할래. 역시 친구가 최고인 거 같아. 추하야 고마워. 그냥 다 고마워.. 내 곁에 너같은 친구가 있다는 게 정말 큰 힘이 돼. 항상 내 곁에 있어 줄 거지?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나도 내 곁에 있어 줄 거지?" "........"
"왜 대답이 없어? 추하도 내가 싫어?"
"아냐. 그래 옆에 있을께."
그렇게 전화 끊고 난 그날 밤. 난 너 때문에 밤새도록 술 마셨던 거 아니?
"저 잠시 화장실 좀 갔다올께요. 두분이서 얘기 좀 나누고 계세요."
은하 옆에 있던 남자가 양해를 구하고 자리에서 일어나자, 테이블엔 은하와 나 둘만 남게 된다.
"추하야. 저 사람 어때?"
"뭐가?"
"뭐가라니. 저 사람 어떠냐구."
".........."
은하야. 나 이젠 힘이 든다. 정말 힘이 들어. 매번 네 남자친구가 바뀔 때마다 나의 가슴은 이렇게 찢어지는 듯 한데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는 것도, 태연스럽게 너의 연애상담을 해주는 것도, 어설픈 농담까지 해가며 웃어주는 것도..이젠 힘이 들어. 이젠 이런 상황들이 익숙해질 때도 됐는데.. 아픈 부분을 건드리면 역시나 계속 아픈건가보다.
"나에게서 무슨 대답을 원하니?"
"에? 추하야 갑자기 왜 그래?"
왜 그러냐는 그 말에 터질듯한 울컥함이 가슴속을 치고 올라온다.
"왜 그러냐구? 나 8년을 이래왔어. 너 정말 내가 왜 이러는 지 몰라?"
"........."
은하의 갑작스러운 침묵에 난 횡설수설 하기 시작했다.
"그래. 넌 모르겠지.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는데.."
"추하야."
"아직 잘 모르겠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정말 복잡한 거 같다. 가슴속이 꽉 막혀서..내 안에서 꽉 막혀서는.."
"추하야. 혹시 너 나 좋아해?"
"어??"
순간 은하의 그 말에 나의 얼굴은 급격한 속도로 굳어지기 시작한다.
"그런 거니?"
".........."
아무말도 못하고 계속 침묵만 지키고 있다간 사랑이고 뭐고 8년동안 쌓아온 우정마저 깨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마구 몰려왔다. 일단 무슨 말이라도 해야 했다.
"가,갑자기 술이 땡기네."
라고 말하며 내 앞에 있는 맥주병을 입에 갖다대곤 마시기 시작했다.
"추하야. 그거 물병인데.."
"어, 어? 알아. 사실 물을 마시고 싶었어..가 아니라, 갑자기 나 무슨 소릴 하는 거지??"
난 정신을 차리려는 듯 손바닥으로 나의 뺨을 강하게 쌔리곤-_- 자리에서 일어났다.
"갈께."
"갑자기 어디가??"
"맥주 꺼내러.., 아,아니. 집에."
그렇게 말하곤 돌아서려고 하니, 나의 팔을 붙잡는 은하였다.
"추하야. 정말 왜 그래? 너 지금 장난하는 거지?"
장난? 그래. 차라리 장난이였으면 좋겠어. 너와 관련된 모든 것들이 장난이였으면 좋겠어. 널 향한 내 마음도 장난이였으면 좋겠고, 지금 이 민망스런 상황들도 장난이였으면 좋겠고, 너를 생각할때마다 떠오르는 수많은 환상들도 전부 장난이였으면 좋겠어.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싶어도 그렇게 되질 않아. 8년이야. 너와 함께 했던 8년을 장난이라고 치부한다면, 나의 20대는 아무것도 남질 않아.
무슨 말인지 알겠니?
나의 추억과 기억들은 모두 너와 연결되어있는 거라서.. 니가 없는 나는 존재하질 않는 거야. 아무것도 남질 않는 거야. 난 19세 소년에서 성장이 멈춰버려서는 그 이후부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거야. 그래서 장난으로 치부하고 싶어도 장난일 수 없는 거라구.
"추하야. 가지마! 추하야!!"
뒤에서 날 부르는 은하의 목소리가 계속 들려왔지만, 난 끝내 뒤돌아보지 않고 그녀를 돌아섰다.
대전 시내의 낯선거리를 혼자서 배회했다. 씁쓸했다. 밤이라 그런지 사방이 전부 커플천지였다. 앞에도 커플, 오른쪽에도 커플, 왼쪽에도 커플, 뒤에도.. 휴 다행히 뒤에는 커플이 없다.
..고 생각하고 아래를 쳐다보았는데, 왠 초딩 커플이 날 올려다보며 가짢다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뭐,뭐냐.니들은..-_-;;
늦은 시각이라 차편은 이미 다 끊겨 있었고, 마땅히 갈데도 없었던 나는 근처 포장마차가게 안으로 들어가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한 병을 비우고, 두 병을 비우고, 세 병째를 비워갈 쯔음..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시바. 여자는 다 똑같애...-_-
난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잽싸게 계산을 하고는 근처 PC방으로 달려갔다. 그리곤 컴퓨터를 켜고 바로 지식IN에 접속한다. 마치 무슨 약속이라도 한 사람처럼 급하게 뭔가를 찾기 시작했다.
제목: 시바. 남자는 다 똑같애.
찾았다..-_- 아깐 시간이 없어서 그냥 갔다만..이번엔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
마우스로 글 제목을 클릭하고 답변하기를 누르려는데, 글에 달린 수많은 리플들이 나의 시야에 들어왔다. 지식IN에서 이정도의 관심을 얻어내기란 결코 쉬운 게 아닐텐데.. 하긴 제목이 워낙에 튀다보니..그럴만도 했다.
re: 미친년이 어디서 차이고 괜히 지랄이야. 짜증나게..[리플러1]
re: 이년 이거 또 술 쳐먹었구만. ㅋㅋㅋ [리플러2]
re: 초딩이네. [리플러3]
re: 글쓰신 분 여자같은데 보세요. 당신이 사겼던 남자가 어떤 인간인 줄은 모르겠는데 왜 모든 남자들을 싸그리 짐승 취급합니까? 기분 열라 드럽네.. [리플러4]
re: 같은 여자로서 쪽팔린다..-_-;; 남자들아 미안. [리플러5]
re: 드! 라! 군! 미안..요즘엔 잘 안 쓰나 -_-a [리플러6]
re: 씨;발..너만 남자한테 뒤통수 맞았냐? 나도 어제 여자친구한테 뒤통수 맞았다. 그럼 여자들도 다 쓰레기고 짐승이네?? 혼자 힘든척 하지마. 역겨워. 나도 여자 못 믿겠고, 어머니도 못 믿겠다. 여자 정말 엿같애. [리플러7]
re: 난 이글 읽자마자 오바이트 할뻔 했다. ㅆㅂ [리플러8]
re: 관심 받고 싶었냐? -┏;; [리플러9]
re: 글쓴이. 초딩이거나 중딩이다에 올인. [리플러10]
re: 윗 분 말씀에 올인. [리플러11]
re: 다들 리플 달지마. 글쓴이 지금 즐기고 있어. [리플러12]
re: ↑그러는 넌 왜 달았냐?
.
.
.
re: 왜 내 주위엔 이런 찌질이가 없지? -_-; [리플러68]
리플러68이 마지막이였다. 난 왠지 모를 통쾌감에 소리내어 웃었고, 마우스 커서를 위로 쭉 올려서는 그녀가 쓴 글을 다시 훑어 내려갔다.
너희들. 사람이 하루에 평균 몇 회 정도 숨을 쉬는 지 알아? 21600회나 숨을 쉰대..
근데 난..숨을 쉴 때마다 아퍼.
나의 시선이 멈춘 건 정확히 그 문구에서였다. 어제 읽을땐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오늘따라 저 문구가 왜 그렇게도 가슴에 와닿던지.. 마우스를 쥐고 있는 나의 손가락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지금 나도 그렇다. 숨을 쉴 때마다 그녀 생각이 떠올라 가슴이 아프다.
복잡한 심정이였다. 글쓴이가 쓴 글이 화가 나면서도 왠지 모르게 공감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마우스로 다시 답변하기를 눌렀다.
re: 시바. 남자는 다 똑같애.
전 남자입니다. 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새끼, 저질, 쓰레기 라고도 할 수 있겠죠. 제 말투가 다소 언짢으시다면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리겠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전 님과 싸우려고 이 글을 쓰는 게 아닙니다. 그럴거면 애초에 답변글을 쓰지도 않았을테구요. 전 다만 님께서 남자라는 존재에 대해 편협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계시고 오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해서 이 글을 올리는 것 뿐입니다.
네. 물론 남자들 중에 나쁜 남자들 많습니다. 여자라는 존재를 처음엔 달고 맛있지만 계속 씹다보면 단 맛이 사라져 결국 뱉어버리고 마는 껌 정도로 생각하는 남자도 분명 있을 겁니다. 제 주위에도 그런 친구들이 존재하니까요. 하지만 님이 분명히 아셔야 할 것은 모든 남자들이 그렇진 않다는 겁니다.
모든 건 경험입니다. 남녀가 만나서 사랑을 나누다 헤어지고, 시간이 지나면 추억으로 남고 더 많은 시간이 지나면 경험으로 남는 겁니다. 살다보면 좋은 경험, 나쁜 경험이 있듯이 사람의 인연도 그런 겁니다.
님이 어떤 분을 만나서 어떤 일들을 겪으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글 내용으로 봐선 무슨 일을 겪으셨는지 대충 짐작은 갑니다만) 지나간 과거는 과거일 뿐, 깨끗이 잊으세요. 시간이 지나면 모든 걸 잊게 될 거라는 뻔한 얘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저 역시 시간의 흐름에 모든 걸 맡기고 믿었지만, 시간은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않더군요. 아니 어쩌면 잘 모르겠습니다. 더 많은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지도.
쓴소리 좀 하겠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보는 곳에 이런 글을 올려서 당신 스스로의 가치를 떨어뜨리지 마세요. 이런 글 쓴다고 그 사람이 봐줄 것 같습니까?
님에게 물어보겠습니다. 여기에 올리신 글 그대로 그 사람에게 가져가 보여줄 자신..있으십니까? 님은 남자들 전부에게 속에 품고 있던 원망을 퍼부으셨지만, 사실 그 원망과 분노의 대상은 '남자들'이 아니라 '그 남자'의 것이 아닙니까? 아직 그분을 사랑하시기 때문에 그런 거겠죠?
.......
남자들이 그렇게 꼴보기 싫고 밉고 원망스러우면 밖에 나가지 않으면 되겠네요. 창문도 전부 닫아놓고, 밥도 항상 부모님에게 부탁해서 시켜먹고.. 그럴 자신 있으세요? 평생 그렇게 사실 겁니까?
지금 님의 모습은 마치 사람의 손에서 길러지다가 버림받은 한 마리의 새끼 고양이 같습니다. 그래서 사람의 손에서 길들여지길 거부하고, 혹여나 또 버림받을까 하는 두려움에 사람을 자꾸 멀리하려하는 그런 새끼 고양이 말입니다.
당신도 결국엔 사람이니까 잘 알겠지요. 사람도 사람나름이듯 남자도 남자나름입니다. 당신에게 아픔을 주고 상처를 주는 남자가 있다면, 분명 이 세상 어딘가엔 당신을 그 누구보다 사랑하고 소중하게 아껴주는 좋은 남자도 있을 겁니다.
제 말을 믿으세요. 아니 남자인 제 말을 믿기 싫으시다면, 지금 제가 쓰는 이 글을 믿으세요. 그 남자분은 과감히 잊으시고 새로운 인연을 찾으세요.
그리고 만약에 새로운 인연을 만난다면, 천천히..아주 천천히 당신의 마음을 여세요. 그는 모두 이해하고 받아들일 겁니다. 그럼 지금처럼 아파하는 날보다, 웃는 날이 점점 더 많아질테고.. 많은 시간이 지나면 처음 그 아름다웠던 당신의 모습으로 돌아가 있음을 느낄 겁니다. 그럼 그 분이 직접 말씀해주시겠죠. ^^
"넌 정말 아름다워." 라고..
그리곤..답변하기 버튼을 클릭한다.
"저기요. 저기 아저씨??"
"아저씨? 아저씨 좀 일어나보세요.."
누구의 목소리일까? 낯선 목소리다. 잠에서 깨곤 눈을 비비며 입을 열었다.
"아..왜요?"
"중간 정산 좀 해주세요."
"중간 정산이라뇨..에??? 중간 정산??"
난 깜짝 놀라며 벌떡 일어났고, 주위를 두리번 거린다. 역시나 PC방이다..씹됐다. -_-
"저기 지금 몇시죠??"
"8신데요."
"아 왜 안 깨웠어요!! 9시까지 출근해야 되는데!"
"...-_-"
강추하 인생 참...-_-
헐레벌떡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팀장이 날 부른다.
"강추하씨. 이제 아예 막나가시는 구만."
"죄송합니다."
"시나리오는 얼만큼 썼어요?"
"아 그게.."
"이 사람 진짜..장난해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이 말 말곤 할 말이 없었다.
"정말 군대나 제대로 나왔나 몰라. 저렇게 어리버리해가지고선.."
".........."
또다시 끓어오르는 분노를 꾹꾹 참고서는 내 자리로 돌아갔다. 새벽에 술을 얼마나 퍼마셨는지 아직까지 머릿속이 띵하다.
여느날과 같이 책상 앞에 앉은 나는 가장 먼저 컴퓨터부터 켰고, 부팅이 정상적으로 완료되자마자 인터넷에 접속을 한다.
아이디: Lovep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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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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