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올리신 분의 마음이 백번 이해가 가고, 공감이 갑니다.
그래서, 이 글을 쓰기 위해서 가입했어요.
왜냐면 저도 그 문제로 엄청 힘들었었으니까요.
사실 저는 아마 글쓰신 분보다 상황이 더욱 심각했을겁니다.
우선,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런 상황이 생기기 시작했고,
그 때는 아기도 없었을 때 였거든요.
시간이 지나서 지금은 아기가 둘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솔직히 금슬이 좋아서 아기가 생겼다고 말할 수도 없었습니다.
철저히 계획 한 건 아니지만, 계획된 임신이었거든요.
우선, 전 결혼 10년차입니다.
결혼한 지 아마......1년, 아니, 어쩌면 결혼하기 전부터 그랬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동거도 없었고, 연애 했던 기간이 긴 것도 아니었습니다. 만난 지 11개월만에 결혼했으니까요.
둘 다 나이도 그렇게 어리지 않았고, (25살 동갑) 주변에서 볼 때는 누구나 부러워하는 부부였습니다.
서로 이해 해 주고, 상대방을 우선 배려하고....
저희 장모님이 제 아내한테 '네 팔자가 상팔자다.' 라고 하실 정도로, 밖에서 보기엔 완벽한 부부였습니다.
사람들이 말하는 '부부 사이의 좋은 관계' 는 다 가지고 있었습니다.
서로 존대하고, 명령조도 없고, 모든 것들이 부탁조.
근데, 그렇다고 해서, 문제가 없는 부부는 없죠.
저도 그랬는데, 사실 저는 두 가지가 좀 불안했습니다.
하나는, 너무 안 싸운다는 것, 그리고 하나는 부부관계가 너무 없다는 것.
전자는 뭐 서로 신경을 건드리지 않으니 그렇다 하는데, 두번째는 좀 심했습니다.
제 경우는, 거의 1사분기에 한번 정도.
거의 2~3일에 한번씩 시도하려고 하는데, 아내는 홱 하고 돌아서 버리고....
자존심에 상처받고, 사랑받지 못한다고 생각했고....
경험 해보지 못하신 분은 모르겠지만, 이 때 자존심 상하는게, 솔직히 사회에서 자존심 상하고 하는 거랑은 비교가 안됩니다.
1사분기에 한 번 정도 관계 가지면, 대략 30번 중에 29번은 상처 받는건데,
이 상처가, 아주 느낌이 더러워요.
'내가 중독증인가? 내가 이상한건가?' 로 시작해서,
'다시 결혼해야 하나?' '다른 사람을 만나야 하는건가?'
그래서, 글쓰신 분 말씀대로, 회사 일도 제대로 되지 않고.....
결혼 한 5년 차에, 사회에서의 스트레스랑, 집안에서의 스트레스로 제가 정신과에 입원했습니다.
심각한 우울증에, 자살시도까지 갔었거든요.
그래서, 전, 자의 90% 타의 10%로 부부 상담을 받았습니다.
상담사가 저한테는 '너무 많은 사랑을 받으려고 한다.'
아내한테는 '상대방의 마음에 공감하는 능력이 너무 부족하다.'
이전 글의 답글에,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는 게 좋다고 하신 분도 있었고,
그 전에 두 분이서 해결하려고 노력해 보라는 조언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사실 둘 다 그렇게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전문가의 상담을 받으니, 내 상태와 아내의 상태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 수 있었던 매우 좋은 경험이었지만,
그 두 가지를 가지고 해결 방법을 찾을 수는 없었고,
아내와 둘이서 이야기하면,
아내는 이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전혀 느끼지 못했습니다.
아내가 공감 능력이 없다는 것도 이유일 수 있겠고,
제가 조곤 조곤 말하는 스타일이라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아내는 이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를 몰랐고,
심지어 '주변 사람들은 결혼하면 남매처럼 지낸다는데 당신은 왜 그러냐' 고 반문할 정도였습니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그 사랑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시간이 문제지 절대로, 눈을 돌리게 되어 있습니다.
사실 저도 그랬고,
일부러 아내한테 걸리려고 노력도 해 봤습니다.
모르는 사람이나 의리 따지지,
정작 내 상황으로 닥쳐야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압니다.
그나마, 얼마 전에 제가 심하게 표현했더니, (원래는 욕을 전혀 하지 않습니다만 (살면서 제일 심하게 했던 욕이 '미친놈' 정도) 그때는 좀 욕이 섞였었어요.)
그때야 알았다고 하더라구요. 얼마나 심각한 문제였는지.
그리고, 조금은 나아졌습니다. 10년 만에......
하지만, 솔직히, 제가 보기엔 제 아내는 아직도 제 마음이 무슨 마음인지를 모르는 것 같아요.
글 쓰다보니 제 일기네요. 그리고 그렇다고 아내를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닙니다.
지금 다른 여자가 있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솔직히 오는 여자를 막을 자신은 없습니다.
그리고, 다른 여자를 만들어볼까 라는 생각이 아주 없는 상태도 아니구요.
기본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그건 심각하거든요.
앞의 글 쓰신 분이 이 글 읽으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글을 쓴 이유는,
우선 너무 공감이 가고, 얼마나 힘드신지 알기에,
'나 말고도 이런 사람이 있구나.' 라는 마음으로라도 위로 받으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리고, 전문가의 조언도 좋은 방법이고, 주변 사람들의 조언도 좋은 방법이지만,
내가 해결책을 찾지 않으면 절대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어서....
그리고, 아마 글 쓰신 분이 마음속에서 혼자서 생각하는 이런 저런 '윤리적으로 부정한' 생각들이,
님이 나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는 것....
그리고 이런 문제는, 절대로 '시간이 해결해 줄 수 없는 것' 이라는 것.
이런 말들을 드리고 싶어서긴 하지만,
사실 저도 제 아픈 마음을 어디에다가 하소연 하고 싶어서 그렇기도 합니다.
기네요 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