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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베에 가스마개 분실글을보고 떠오른썰
게시물ID : military_571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lackface
추천 : 3
조회수 : 573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07/24 18:14:12
일병 막 진급했을때로 기억합니다

그날 야간 4시6시 말직 근무를 마치고 철수하고 있었습니다

평소 좋아하던 선임이랑 서서 그런지 시간 가는줄 모르고 근무를 섰었죠.

지통실에 도착해 당직사관에게 탄을 반납하려고 하는데 오늘따라 이상하게도 탄이 잘 안빠지더군요. 

그걸 보고 답답해하던 당직사관이 직접 탄을 빼주고는  그길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철수하였죠.   

사건은 오전 과업을 마치고 나서 터졌습니다.

한참 맛있게 점심을 먹고 있는데 "알림 일병 ㅇㅇㅇ 신속히 지통실 보고. 다시 한번 알림 일병 ㅇㅇㅇ 신속히 지통실 보고" 라고 저를 급하게 호출 하더군요.

같이 밥을 먹던 선임들도 다급한 호출에 의아했는지 너 뭐 사고친거있냐라고 물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떠오르지 않더군요.

 왕고 선임이 밥먹는 도중이니 주계에 있는 전화기로 전화해서 물어봐라 라고 해서 일단 지통실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의아스러울 뿐이었죠. 
전화하니 지통병이 잠시 기다리라고 하길래 오늘 저녁 메뉴가 뭐더라 라고 뻘생각좀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앙칼진 목소리로 "야 이 새끼야!!!! 탄 어쨌어!!!" 라고 누군가 소리를 지르더군요. 

 목소리의 주인공은 그날 당직부관인 여하사 였습니다.
   깜짝 놀라 말문이 막혀 한 3초간 정적이 흘렀습니다.

" 무슨 탄 말씀이십니까? "

"너 아침에 근무서고 나서 탄 어쨌냐고!!!"

"철수할때 분명히 반납했습니다"

"반납했는데 왜 탄이 없어 새키야!!!"

...

그 당시에는 너무 어이가 없어서 대답도 못했죠

"너 일단 지통실로 당장 내려와"

"알겠습니다.."

정신을 간신히 추스리고 선임들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지금 가봐야 될것 같다고 하니 정말 고맙게도 너가 잘못한게 없으면 너무 걱정 말라며 빨리 가보라고 하더군요.

지통실로 가는길은 참 길지않은 군생활중 가장 두려웠던 순간이었죠. 마음좀 가라앉히기 위해 담배한대 피고 가고 싶었지만  그럴 상황이 아닌것 같아 바로 지통실로 내려 갔습니다.

지통실에 가보니 대대의 거의 모든 간부가 모여있더군요.
지금도 그 상황만 생각하면 끔찍하네요ㅋㅋㅋ

절 보자마자 여기저기서 탄 어딨냐부터 시작해서 이새끼 저새끼 수많은 욕설들이  난무하더군요. 
너무 경황이 없어 지금도 제가 뭐라했는지 정확히 기억은 잘 안나네요.

어찌어찌 나는 당직사관에게 탄을 분명히 반납했다고 주장했지만 당직사관은 잘 기억이 안난다며 발을 빼더군요ㅋㅋㅋ

평소에 저한테 잘해주던 간부였는데 자기가 위험하니 그런 태도 취하는거보고 참 그때 느낀 배신감이란..
 
저는 지통실에 대기한체로 간부한명이 제 관물대를 확인해 본다며 가더군요. 나올리가 없죠. 반납했으니까요.

예상하신대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저를 향한 의심의 눈초리는 사라지지 않더군요.

 이대로 영창을 가는건가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 때 상황을 보러 중대장님이 오시더니 같이 근무 들어갔던 선임 관물대는 뒤져봤냐고 하더군요.  

허 참.. 그말 듣고 확인하러간 간부새키가 위풍풍당당하게 탄창을 보이며 들어오는 순간 정말 맥이 탁 풀리더군요ㅋㅋㅋ

안도감 뒤에는 분노가 찾아 오더군요.
간부놈들 탄 찾은거만 기뻐서 저는 안중에도 없는걸 보니 정말 피가 거꾸로 솟는게 뭔지 알겠더군요.

제 표정을 보신 중대장님이 저를 데리고 나가시더니 자신이 미안하다며 사과를 하시는데 울컥 했습니다.

모든 간부들이 저한테 욕하고 추궁할때 중대장님만 아직 상황을 지켜보자며 저를 감싸주셨는데..

물론 다른 간부들에게는 그 이후로도 사과는 커녕 너도 신경을 썼어야지 라는 말만 들었죠

그 선임도 고의로 탄을 가져간게 아니라 야간 근무서고 정신 없는 상태로 탄을 반납한다는걸 단독무장에 넣어버리고 까먹어 버렸답니다. 군기교육으로 끝났구요

군생활하며 가장 스펙타클하고 억울한 하루였던걸로 기억하는데 그 간부놈들 지금도 다른 병들한테 그런식으로 대하고 있을거 생각하니 화도 나고 그 밑에 있는 병들이 안쓰럽네요.

출처 나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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