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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솔탈출을 하기까지의 인생
게시물ID : gomin_106159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YmFhY
추천 : 10
조회수 : 1160회
댓글수 : 56개
등록시간 : 2014/04/13 08:24:58
찌질이가 모솔 탈출하기까지의 인생
 
불토에 야근으로 밤 꼴딱세운 회사원이 27세까지 모솔이었던 인생 썰 적어볼게요.
쓸데없는 이야기들이 많아서 스압이니 릴렉스 하고 봐야함.

음..ㅋ 일단 전 IMF이후로 집이 엄청 가난해짐.
어느정도 였냐면 겨울에 보일라 끊겨서 누나들이랑 방에서 같이 이불 두르고 서로 몸 녹인적도 있었고
라면이 엄청 먹고 싶어서 집을 샅샅이 뒤졌는데 그 몇백원이 없어서 라면 못먹고 혼자 서러워했던적도 있었음.
 
거기서 제 성격이 엄청 어두워지며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림.
빚쟁이들한테 전화가 하도 많이와서 전화벨 소리만 들리면 무서워서 덜덜 떨고
사람 많은곳만 가면 긴장을 너무 해서 등에 식은땀이 축축했음.
덕분에 자살생각도 많이하고 자해도 함..ㅎ
 
그러다보니 공부도 못하고 운동도 못하는 비쩍 곯은 빼빼 말라깽이가 탄생
아부지 닮아서 눈도 작고 어무이 닮아서 코도 낮은 난 고등학교때는 화농성 여드름이 얼굴 가득해서 심한 컴플렉스 때문에 밖에 나가지도 않음.
불 다끈 내방이 제일 행복했고, 사람이랑 조금만 대화를 이끌어 나가도 정신적인 피로감이 극심했음.
 
그러다 고등학교때 집안 사정이 드디어 바닥을 침..부모님 둘다 아프시고 누나 한명 가출에 친척은 연락 다 끊기고..ㅋ
그래서 알바를 함..근데 그런 우울한 성격으로 알바가 잘될리가..욕 무쟈게 먹음 ㅋㅋㅋㅋ
그런데도 어무이 외할머니 사진 보면서 밤에 우시는거 보니까 자살생각도 절대 안나고 일단 나라도 어떻게든 벌어야겠다는 생각만 나서 열씸열씸.
 
시간이 지나고 대학은 2년제 전문대 어찌 들어감..근데 등록금도 겨우내고..대학때 아싸였음ㅋ  점심시간때 혼자 밖으로 나와서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사서 먹고 들어감
할거 없어서 복도에서 가만히 앉아있는데 모르는 처자가 나랑 눈 딱 마주치더니 "졸라 못생겼네.."이러고 지나감 ㅋㅋㅋㅋㅋㅋ ㅅㅂ
벼락맞을뇬..ㅅㅂ
 
쨋든 대학가서도 우울증에 시달리던 난 이래선 시간낭비라 판단하고 휴학한 후 군대를 감. 군대에서도 피엑스 안가면서 열심히 모아서 백만원 넘게 모아서 어무이 돈 부쳐드림 ㅎ
군대에서 성격이 많이 개조됨..갈굼도 많이 당하고 싸대기부터 삽자루로 맞기도 하고 죽을듯이 괴로웠지만 몸을 많이 움직이니 몸이 건강해지고, 자연스레 마음도 건강해짐..우울증 거의 고침.
땀 많이 흘리니까 피부가 엄청 깨끗해짐 나름 몸짱 비스무리하게 됨 헐ㅋ(공병의 위엄)
그러다가 제대를 했는데..ㅁㅊ 어무이가 빚 이자 갚느라 생활비가 딸리니까 사금융을 씀. 그때 연금리가 40%가 넘었음..개도둑노므 새키들..
 
그래서 빚 빨리 갚으려고 투잡, 스리잡 뜀..낮엔 노가다 하면서 저녁엔 호프집 서빙하고 남는 시간엔 플라스틱 핀에다 큐빅 박는거..ㅋㅋㅋ
한달에 300 가까이 돈을 버는데 난 식비 몇만원 빼곤 보지도 못함..통장 스치고 지나감 ㅋㅋ
하다보니 적응 되는데 잠을 하루에 두시간도 못자니 매일 머리가 멍함..나중엔 온몸 힘줄이 부어서 몸도 편히 못 움직임ㅋ
그 생활을 또 몇년을 함..대학도 포기함. 와중에 친구들 여자친구 사귄다 해외유학 간다 이러니까 자괴감과 열등감과 비참함..뭐 그런것들이 날 괴롭혔음. 너무 고독하고 서러워서 길거리에서 꺽꺽 거리면서 질질 짜고..어우 지금 생각해도 창피하네ㅋㅋㅋㅋㅋㅋ
아참..이즈음에 어쩌다보니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 많이 봄..그래서 난 아직도 내가 옛날에 힘들었다 이런말을 함부로 못함ㅋ
 
그러다보니 이십대가 꺾임ㅎ 그때까지 난 내옷을 내돈으로 내가 골라서 산적이 없었음. 그냥 어무이가 싸게 사온거 아무렇게나 입음.
하지만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이 있다고..빚이 꽤 줄고 사정이 나아짐. 난 그때까지 뭘 해야할지 몰라서 수없이 쌓은 알바경력을 이용해서 고기집 매니저를 하고 있었음..거기서 좋은 동생들을 많이 만났는데 역시 젊은 애들이라 그런지 패션 이야기를 하는데 자꾸 나한테 형은 이것만 바꾸면..오빠는 이렇게 하면..라는 말로 날 꼬심.
 
처음 바꾼게 안경이었음 ㅋㅋㅋㅋ 금테의 네모나고 알이 작은, 눈매가 날카로운 나한텐 완전 마이너스인 안경테라며 지적인 플테를 추천함.
바꾸고나니 다들 반응이 "오오~어울려!" 이래서 매우 흐뭇 ㅋㅋㅋㅋ
그다음 바꾼게 머리스타일..심한 곱슬이어서 짧은 올백형 스포츠머리라 무슨 밤송이 같았던 나에게 길러서 매직하라고 함..내심 안경떄의 감탄을 다시 받고 싶었던 나는 열시미 길러서 매직했더니 결과가 대ㅋ성ㅋ공ㅋ
다들 아저씨로 봐왔던 나인데..술집에 가도 편의점에서 담배를 사도 신분증 검사 ㅋㅋㅋㅋㅋ
그때부터 옷에 본격적으로 관심이 생겼지만 돈이 음슴ㅋ
 
그러다 사정이 생겨서 어무이가 멀리 떠나게 되심..가족들 다 찢어져서 사느라 어무이랑 나랑만 사는데 나 혼자남음 ㅋ
 그 사건을 계기로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 싶어서 공부 열씨미 함..
한 반년 미친듯이 공부함..수능때도 그렇게 열심히 안했는데 ㅎㅎㅎ
이때 신경성 위염이 너무 심해서 공부하다 토하고 다시 공부하고ㅋ
 
자격증 딴 후 고졸이어도 열심히 취업문 두드렸더니 박봉이지만 취직함ㅋ 안정적으로 돈을 벌고 빚도 거의 다갚은 상태라 옷을 이것저것 사보며 날 꾸미기 시작함..어느정도 감을 잡고 본격적으로 옷을 좀 입기 시작하자 희안하게 주변에서 나보고 '나름 괜찮은 편'이라는 말을 많이함.
아는 동생이 자발적으로 나보다 여섯살 어린 처자 소개시켜줌..긴장 엄청하고 어버버 했는데도 어찌어찌 사귐ㅋ 모.솔.탈.출! 그때가 슴일곱..
하지만 첫 연애라 넘 어설퍼서 차임..내가 차였는데도 아직도 너무 미안함..잘해주지 못해서.
 
좀 괜찮다고 주변에서 치켜올려주고 여친도 사귀어봤더니 자신감이 붙음. 그리고 이런저런 루트로 여자를 만나보니..의외로 연애하기가 쉽다는 생각이 듬.
헌팅도 해보고 소개팅도 해보고 여자사람 친구한테 고백도 받고..내가 먼저 용기내서 다가가면 사귀는게 시작은 매우 쉬웠음. 다만 내가 연애에 대해 뭔가 뜬구름 잡는 그런 망상을 가지고 있어서 다 오래 못감..의도치 않게 몇 여성분들에게 상처를 줌..이건 연애경험이 쌓이면서 점점 상쇄된 부분이지만..

그 와중에 깨달은거 하나ㅋ  연인의 외모가 중요한게 아니란거..난 회사 동료들 결혼식 보면서 몇몇은 솔직히 '신부 외모가 너무..어쩌다 결혼을' 이런 철없는 생각 가지고 있었음.
그러다 지금 여친 만났는데, 자주 싸우는데다가 평범한 외모에 통통한 내 여친..너무 사랑함 ㅋㅋㅋㅋ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듬.
 
"아, 그때 그 사람들은 남들이 모르는, 그 여성만의 매력을 알았기에 결혼한 거구나.." 라는 큰 깨달음을 얻음 ㅋㅋㅋㅋㅋ
 
 

ㅎ 이상 찌질찌질했던 삶의 넋두리이자 여자친구가 생기기까지의 과정 이었슴다. 기억하세여, 외모가 이쁘거나 잘생기지 않아도. 누군가는 당신의 넘치는 매력을 알게 되어있음. 언젠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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