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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만 있어도 밥 먹는다고? 니가 한 달 동안 김치만 먹어봤어?
게시물ID : humorstory_1901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ludrim
추천 : 4
조회수 : 1598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0/06/23 14:02:32
자취할 때 방학 중에 여러가지 사정으로 돈 다 떨어져서
집에 있는 쌀과 김치로 한 달을 연명했던 것이 생각나네요.
당시 돈이 없어서 한 달 내내 집에만 있었죠...

다행히 생활고 시작 시점
계란 10개가 있어서 아껴 먹었으나 1주일 만에 모두 소모...
참치 두 캔이 있어서 아껴 먹었으나 역시 1주일 만에 모두 소모...

바닥과 서랍과 가방과 주머니에 있는 돈을 탈탈 긁어 사온 카레로
집에 있던 야채 떨거지 모두 모아 4인분 짜리를
12인분으로 뿔려 카레 국을 해먹었으나
역시 2주차째 모두 소모...

2주차부터는 김치랑 쌀만 있어서
김치를, 그냥 먹고, 볶아 먹고, 덮어 먹고, 찌개 끓여먹고, 죽끓여먹고,
국 끓여먹고, 김치전해먹고,
나중에는 질려서 식용유가 아니라 참기름에 볶고, 올리브유에 볶고, 버터에도 볶고...
그렇게 로테이션하면서 한 달을 생활하다보니...
그렇게 4주차가 되던 7월 말에는 김치만 봐도 토할 것 같았음...

4주차에는 결국 남은 쌀도 떨어져,
옆집에서 쌀 빌려와(약 3일치...) 밥했던 게 새록새록 기억나는군요.
그때 옆집 아가씨(아줌마?)의 불쌍한 사람 보듯 쳐다보는 그 눈빛은... 아직도 잊을수가...
(돈 없어서 잠시 두 달 동안 빈집에 얹혀 살던 그곳은 서초동 서래마을...)

빌려온 쌀도 다 떨어진 한 달 째...
물만 먹으며 하루 굶고, 먹는게 워낙 부실하다보니
겨우 하루 굶었는데, 이틀 째 쓰러질 것 같았음...
정말 주머니에 한 푼도 없어 고속 터미널역에 가서
맘씨 좋아보이는 젊은 직장인 아저씨께 표 한장 구걸...(당시 700원이었던 기억이...)
1000원 빌려달라고하면 역에있는 삥뜯는 사람같아 보일까봐 표 한장만 끊어달라고 부탁을...
너무 흔쾌히 웃으면서 끊어주고 300원까지 줘서 눈물이 다났었...
'고마워 형! 이 은혜 꼭 다른 사람에게 갚을게 ㅡㅜ'
(그 때 이후 지하철역에서 표 구하는 사람한테는 꼬박꼬박 표사다줬습니다.
돈으로 안주고 표 사다줘서 싫어하는 사람도 있었...
심지어 표 사다주면 환불하는 사람도 있었...;;;)

그 생명줄 같은 티켓으로 학교로 가서 남은 돈 300원으로
공중 전화를 이용해 동아리 선배에게 SOS를 쳤었죠.
(생활고로 휴대폰도 당시 정지...)

그날 정말 학교 앞 2500원짜리 냉동 삼겹살이 어찌나 맛있던지,
정말 눈물이 앞을 가렸...

내친 김에 동아리방에서 일주일 정도 지내니
선배들이랑 동기들이 로테이션 돌면서 영양보충 시켜줬던 기억이 납니다.
자취 던전으로 복귀하던 날 선배들이 한 달치 장 볼 캐쉬를 챙겨줘서
마지막 방학 한 달을 무사히 보낸 기억이 나네요.

다행히 생활고가 2학기 시작하던 9월부터 풀려서...
추억속의 이야기가 되었지만...
아... 오유에서 자취 이야기만 보면 그 때 생각이나 짠합니다...

그리고 우리 인간적으로

"뭐~ 야 김치만 있어도 밥먹지 뭐!"

이런 말은 하지 맙시다...

"ㅆㅂ 니가 한 달 동안 김치만 먹어봤어?!"

전국의 자취생 여러분 힘내세요!
고생한 끝에 좋은 날 꼭 오니까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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