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전 국대셨던 수영선생님께 수업들었던 소소한 일화좀 풀어봄..
저번학기에 교양 수영수업을 수강함.
뭔가 나이도 젊고 이쁘장하신 강사님이셔서 첫시간부터 좀 좋았음ㅋ
근데 어떤분인지 궁금해서 집에가서 구글링을 쫌 해봤는데..
헐. 국대출신이신거임.. 한국신기록도 가지고 계셨음 ㄷㄷ
그러다보니 다른 수영강좌에서는 겪지 못했던 재미있는 일화들이 있었음.
1. 어느 날 수업중 애들이 힘들어서 시간때우려고 선생님께 말을 걸기 시작함
애들: 쌤 박태환 알아요?
선생님: 박태환? (피식) 아.. 태환이~ 요새 너무 자주 만나서.. 저번주에도 봤지..
애들 : 우~ㅗ와
3. 항상 물 밖에서 가르치시던 선생님이
어느날 드디어 겉옷을 벗고 물 안으로 들어오심
오오.. 기대됐음
몸풀면서 똑같이 자유형하고 배영하고 하는데 뭔가 포스가 남달랐음
막 자유형으로 팔 한번 젓고 바로 뒤집어서 배영하고 다시 자유형 하고.. 뭐 그냥 신기했음
그냥 땅에서보다 물이 더 편한 사람처럼 보였음
그리고 가끔 깜짝 놀랐던 적이 몇 번 있었는데,
한 번은 선생님이 시범을 보여주시려고 함.
근데 서 있던 자리에서 뒤로 좀 간 다음에 시범을 보여줘야 됐음
보통 그러면 뒷걸음을 치거나 아니면 뒤돌아서 헤엄쳐서 가는데...
이 선생님은.. 그냥 수영하는 자세로 물 위에 엎드리시더니..
'뒤로' 수영을 하시는거임..................
팔을.. 앞쪽으로 휘휘 저으면서 어떻게어떻게 하니까 몸이 뒤로 감... 고개도 물 밖으로 내민 채로..
마치 영화 필름을 되감기 하는것 같은 느낌이랄까.. 어떤 위화감이 느껴졌음
충격적이었음..
3. 수업을 무슨 훈련하듯이 했었음.
수업 시작할 때 오늘 할 목록을 불러주심.
예를 들면, '오늘은 발차기만 200m, 1분 휴식 후 한손팔젓기로 각각 5회씩 왕복, 1분 휴식 후 접영 풀로 100m ,
여기까지가 한 세트고 총 3세트 하면 오늘 수업 끝입니다. 자 시작~'
2세트 중반쯤 되면 애들이 죽어가기 시작함.
애들이 너무 힘들다며 징징대자
선생님 왈 '아 이게 뭐가 힘들다그래. 태릉에서는 이것보다 몇 배는 하는데. 엄살피지 말고 얼른 출발하삼'
..우리는 선수가 아닌데..요..
4. 어느날 출석에 대해 이야기하고 계셨음
결석은 4번이 마지노선이다.. 어떤 사정이 있더라도 4번이 넘어가면 무조건 F처리니 그렇게 알라고 함
그래서 애들이 웅성웅성대면서
뭐 회사면접은 안되냐. 예비군은 안되냐 어쩌고저쩌고 함
그러자 선생님 왈 '안된다. 우리학교는 예전부터 그런거 얄짤 없었다. 뭐 때문에 빠지든 4번 넘기면 F다'
애들이 너무하다며 툴툴대자..
선생님 하시는 말씀.
"난 학생때 올림픽 나가서 빠졌는대도 교수님이 안봐주시더라"
애들 조용해짐.
이 밖에도 많았는데 일단 기억나는거만 적어봄
암튼 선생님 가르치는 실력이 워낙 좋으셔서 유익하고 신선한 수업이었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