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모두 같은 세상에 살고있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그러나 우린 모두 각자의 세계에서 살고있다.
반대로.
우린 모두 각자의 세계에서 살고있지만,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조우했기에 같은 세상에 있는 것이다.
개개인 각자가 살고 느끼고 있는 것은, 각자의 오직 단 하나의 세계일 뿐 다른 그 어떤 타인의 세계와도 완전하게 일치 할 수 없다.
개인의 중심에서 돌아가는 세계의 진행에서 같은시간과 같은공간에서 조우하게 되면, 일정한 세계끼리의 관계를 가지게 된다.
나의 세계에서 바라보는 타인의 세계는, 내 중심적 시각으로는 나의 세계속의 하나의 작은 현상이나 사건 혹은 사물일 뿐이다.
단지 나의 세계와 타인의 세계가 얼마나 많은 부분이 일치하느냐를 기준으로, 공감대가 형성되기도, 적대적관계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교집합의 범위가 클 수록, 보다 끈끈한 관계를 맺으며 마치 같은 세계를 살고 있다고 믿는 그런 착각이나 오해도 생기며,
반대로, 교집합이 적거나 일치하는 부분이 없는 경우엔 마치 외계인과의 조우할때만큼의 경계심을 갖고 대하게 된다.
개인 혹은 조직단위의 화합이나 마찰은, 각자의 세계를 시간과 공간을 함께하는 세상속에서 얼마나 많이 일치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로 결정되어진다.
사랑의 크기만큼 증오하게된다는 표현도, 같은 세상에서 다른 세계를 가짐을 인정하지 못하고, 같은 세상에 있기에 같은 세계에서 존재한다는 오해와 착각을 하게되며 발생되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같은 세상에 살고있지만, 각자의 세계속에서 살고있다는 것은,
늘 상대적 시선, 즉 타인세계의 기준에서 바라보는 시선에서 나의 세계가 자유롭지 못하는 상황을 연출하기도 한다.
매우 불합리한 일이다.
내가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든 가난한 사람이든, 잘생기든 못생겼든, 불행하든 행복하든, 즐겁든 우울하든, 미래가 있든 없든, 아프든 아프지 않든.
모든 것은 나의 세계에서, 오직 유일무이한 주인공이자 절대자인 나 자신 스스로의 정체성에서 바라보아야 함에도
우린 늘 원하든 원치않든, 타인의 세계에서 바라보는 시선에 나의 세계를 평가함으로 움츠리며 쫓기게 된다.
인간은 모두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고 진행시키고 있기에, 인간의 죽음이란 한 세계의 멸망이다.
과소평가 할 수도, 그렇다고 과대평가 할 수도 없는. 절대적인 세계들.
인간은 자신의 세계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세계가 어우러진 세상에선 무엇이든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