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어스 게임의 룰에는 의미 없는 것이 없잖아요?
이번 게임에서 무엇을 의도했는지 룰을 살펴보겠습니다.
단, 역적의 입장으로~
1. 총 라운드, 왕의 선출
A열과 B열 각 15, 총 30개의 숫자를 넣어야 합니다.
1라운드 후 부터는 매 왕을 선출하며, 두 명을 감옥에 보냅니다. 감옥에 들어가면 다음 라운드 참여는 불가능 합니다.
1라운드만 9번 이고, 각 라운드는 7번의 플레이가 진행되므로 깔끔하게 4라운드 이후 딱 30개의 숫자가 들어갑니다.
즉 4라운드로 구성된 게임이고, 왕은 4번 선출합니다.
2. 충신과 역적의 숫자 2:1 ??
누가 뭐래도 역적 잡기 게임입니다. 역적을 찾아내느냐 찾아내지 못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충신과 역적의 숫자가 6:3 의 비율을 갖는데, 사실 다른 비율도 찾아야 합니다.
게임에서 중요한 것은 왕의 선출이며, 이는 다수결로 결정합니다. 왕이 감옥에 들어갈 플레이어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충신과 역적의 비율은 6:3 입니다. 게임 전체를 보았을 때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라운드로 보았을 때는 1라운드에 불과합니다.
2라운드 이후 비율은 6:1 / 5:2 / 4:3 셋 중 하나 입니다.
게임의 숨겨진 룰입니다.
이 구도의 비율이 존재하기 때문에 역적도 우승할 수 있는 게임이 될 수 있습니다.
3. 가넷의 획득
역적은 충신의 2배를 얻습니다. 따라서 총 가넷의 숫자는 정해져 있습니다. 충신이든 역적이든 총 가넷은 무조건 6개 입니다.
따라서 분배의 문제입니다.
4. 생명의 징표
생명의 징표를 받을 수 있는 경우는 ① 충신이 이겼을 때, 충신의 전부. ② 역적이 이겼을 때, 역적의 전부와 마지막 왕. ③ 충신이 역전했을 때 감옥에 있지 않은 전부.
이상의 룰이 의미하는 바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A덱 혹은 B덱 어느 하나만 숫자를 계속 높혀 1,000 을 넘기기는 쉬웠습니다. (But 물론 원주율이 오픈되어서 조금 곤란한 상황연출)
3명이 자릿수 하나씩 높여가도록 설계된 게임이었습니다.
따라서 사실 게임의 핵심은 마지막에 역적 두 명을 확실하게 알아낼 수 있는지의 문제가 되겠습니다.
(1) 결국 한 명까지 걸려도 되지만 둘 이상 확실하게 걸리면 정말 안 됩니다. 즉 둘은 숨겨져야 합니다.
확실한 정보를 얻기 위한 장치로 역적 3명 중, 감옥에 갖혀 있지 않는 한 명의 생명은 보장된다는 배신 유도장치가 존재합니다.
이는 게임을 시작하기 앞서 이준석이 명확하게 알려줍니다.
그리고 홍진호가 주의점을 알려줍니다. 역적 3명 중 한 명이, 위장배신을 하면서 역정보를 흘릴 수 있다.
(2) 걸려도 위장 배신을 하던지, 혹은 위장 배신 연기를 하여 확신을 주어서는 안 됩니다.
최상의 결과는 역배신을 이끌어내는 것입니다.
만일 4:3 의 구도만 만들 수 있다면 오히려 한 명을 영입해서 충신의 역배신을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그를 위한 장치가 마지막 왕은 자동으로 생명의 징표를 얻는다 입니다.
마지막 왕에게 괜히 생명의 징표를 준 것은 아닐 겁니다. 역적들은 마지막 왕을 만들어주는 조건 + 가넷3개 (역적은 2개나 얻으므로)로 충신 한 명을 끌어올 수 있습니다.
8명이 생존하는 다음 게임부터 3명에게 확실한 부채를 줄 수 있다는 점도 있습니다.
(3) 역적도 우승을 위해서는 충신 중 배신자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상을 종합할 때, 역적의 패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너무 쉽게 둘이 걸렸습니다. ㅠㅠ 장동민이 하드캐리합니다. 김유현은 괜찮지만 김경란과 최정문은 치명적이었습니다.
사실 김유현이 걸렸다고 판이 흔들리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추후 충신쪽 배신 가능성이 있는 사람과 교섭 창구가 될 수 있습니다.
김경란은 억울한 면이 있지만 최정문은 자신의 신뢰를 위해서 원주율을 오픈하였다는게 실책입니다.
특히 최대 4라운드까지 진행되어야 한다는 계산이라면 자신의 신뢰보다 동료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2) 마지막까지 확신을 주어서는 안되었지만 최정문이 제공합니다. 최정문 입장에서는 당연한 선택이지만 역적 전체에게는 치명적이었습니다.
홍진호가 김경란에 대해서 마지막까지 속았던 것 처럼 충분히 다른 사람을 역적으로 의심하게 만들 수 있었지만 기회를 잃게 됩니다.
(3) 배신자를 만들 수 있는 여지를 잃게 만들었습니다. 바로 스스로 마지막 왕이 되고자 했던 것 입니다.
역으로 확실하지 않다면, 하지만 자신이 배신해서 확실하게 살 수 있다면 배신할 사람은 있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김유현은 확실하지만 김경란은 확실하지 않다는 상황에서 김경란을 믿던 홍진호나 항상 떨어질까 불안하던 김경훈 정도는 왕을 시켰을 경우 배신 또는 배신이 아니더라도 차라리 자신이 살기 위해서 협조하거나, 아니면 판단을 잘못하여 잘못 찍을 수도 있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마지막 왕은 교섭카드였다는 점 입니다. 확실한 생명의 징표입니다.
하지만 확실한 생명의 징표를 얻으려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장동민이 눈치챌 수 있게 만듭니다.
오늘 게임은 각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최선을 다 했습니다. 따라서 비난할 이유는 없습니다.
김경란은 손 쓸 것도 없이 끝나버렸고,
김유현은 김경훈에게 걸린 것이 뼈아팠습니다만 마지막까지 반전시키기 위해서 자신이 오픈합니다.
최정문은 자신의 역량으로 역전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최선책을 택해 돌아섭니다. 배신이 용인된 게임이므로 당연한 결과입니다.
그렇다고 패인에 아쉬움이 없을리가 없습니다.
과실 비율로 최정문이 70 : 김유현이 30 의 지분을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최정문의 실책은
1. 자신의 신뢰를 얻기 위해 원주율을 오픈합니다.
- 마피아 게임에서는 훌륭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마피아 게임에서는 한 명만 마지막에 살아도 이길 수 있습니다. (솔플이 가능합니다) 그렇지만 이번 게임에서는 한 명만 살아서는 안됩니다. (다른 팀원은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 자신이 신뢰를 얻을 수 있을지라도 다른 팀원 전체의 발목을 묶어버리면 이기기는 힘들었습니다.
- 세 명이 만들 수는 있지만 혼자서 만들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셋 모두 작업하기 힘들어졌습니다.
2. 게임을 주도하지 못했습니다.
- 신뢰를 얻기위해 오픈했다면 주도권을 확실하게 가져왔어야 합니다. 하지만 주도권을 장동민에게서 가져올 수 있는 역량은 되지 못합니다.
- 반대로 원주율을 기록하므로써 자신의 발목까지 잡습니다. (차라리 거짓 기록도 섞여서 다른 사람을 의심하게 만들 수 있었어야 했습니다.)
3. 스스로 왕이 되고자 했습니다.
- 게임을 주도하지 못하면 마지막에 왕이 될 수는 없습니다.
- 또한 혼자 남게된다면 왕은 다음 문제이고 그 전에 마지막 공작은 스스로 해야 했는데, 필연적으로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했습니다.
- 따라서 충신에서 배신자를 영입하는 생각을 했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총평.
마피아 게임에서 확실한 신뢰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신뢰가 역적 중 두 명이나 되었어야 한다면 원주율 오픈에 따른 마지막 왕을 노린 수는 조금 위험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