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지도 못한 포인트를 잡는 좋은 글들이 많네요.
거기에 추가해서 몇 가지 더 보고자 합니다.
1. 게임은 충신이 유리한가, 아니면 역적이 유리한가?
이거 사실은 필승법 찾은 줄 알고 혼자 들떴던 표인데
뒤에 숫자를 모르고 자기가 룸에 들어가 당장 받은 것만 보고 수를 놓으면
[9+7+7 = 23] 3턴 끝나고 나서 거의 확실하게 세자리가 나오고
감옥에 가는 역적은 3명중 2명이므로
4턴째 커밍아웃으로 1000을 넘기는게 거의 확정입니다.
(원래는 반드시 3턴 안에 세자리가 올 줄 알았는데
30개를 다 알고 최선의 배치를 하면 두자릿수로 끝까지 사수할 수 있다 함)
그러면 결국 나오는 패를 모르는 상황에서 혼전양상이 되면
한명 커밍아웃으로 1000이 나오는건 사실상 확정인 게임이라는거죠.
(예를들어 8 다음에 12 쓰는 사람을 누가 의심할 수 있을까요)
『1000을 넘기는가-』 의 밸런스 자체는 역적으로 아예 기울어 있는 게임이라고 봅니다.
이것까지는
결과론적 분석이죠.
나올 숫자를 다 알고
하나하나 숫자를 넣어보면 알 수 있는.
2. 진짜 밸런스와 체감 밸런스의 차이
다만 말했듯이,
'기다리면 필승인 게임이로구나~ 충신인 척 하는데만 집중하자' 는
나올 숫자를 다 알고
칸에 숫자를 넣어보고
(그리고 그렇게 집중하는걸 충신에게 들키지 않고)
이런 전제 조건 하에서만 가능해요.
이 예시에서 3턴에 세자리로 뛰는 이유는
그냥 넣다보면 당연한게 아니라
높은 두자리로 채워놨는데
갑자기 나오는 23번의 낮은자리들(추가로 28번의 낮은자리들) 때문입니다.
그리고 최정문이 부른 70자리 안에서는(17명분), 아니 100자리(20명분)까지 다 불었어도
그 누구도 3턴이 세자리로 끝날 것임을 알 수 없는 상황- 이라고 보는게 맞아요.
그리면 이런 안개 속 상황에서
플레이어의 게임에 대한 기본 전제는 이럴 것이라 생각합니다.
[역적은 거짓말을 해서 숫자를 적당히 높여 놓아야 1000을 넘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게임은 그런 부자연스러운 숫자 건너뛰기를 간파하는 게임이고]
거기에 원주율이라는 변수가 더해지면
[다음에 나올 숫자를 이렇게 많이 알았으니 역적이 할 수 있는게 없고
안정적으로 1000 이하로 게임을 끊겠구나.]
이렇게 되겠죠.
실제 역적들은 아직 유리함에도
[뭔가 수를 던지지 않으면 진다] 하고 똥줄탔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설계된 밸런스와 당사자가 체감하는 밸런스는 다른거죠.3. 최정문의 원주율 공개
이건 공개를 했어야 하는가? 감췄어야 하는가? 라는 테마가 많이 올라오던데
공개 자체는 전략적인
선택이 아니었다 봅니다.
원주율 얘기가 나오니까 그야말로 반사적으로 백자리 이야기가 나온거고
그냥 흐름에 끌려가다 보니까 아예 줄줄줄 다음 자리를 풀게 된 거라서
선택을 하느냐 마느냐는 그야말로 재미있는 if 의 영역이고
어차피 이렇게 된거 충신인 척 하는건 확정이고
최정문에게 선택지가 있었다면
*1. 몇자리 까지 공개할 것인가.
*2. 적으면서 어느 부분을 틀리게 할 것인가- 인데
[숫자를 어떻게 틀리게 적어놓으면 유리할까]는 결국 칸을 채워보면서 하지 않으면 알 수가 없고
원본을 만들어 놓고 자기 혼자 시뮬레이션 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야 가짜가 나오는데
원본 숫자를 고쳐놓은 종이 한 장이 발견되면 자기가 대역죄인이라는 물적 증거가 되죠.
그리고 또 하나,
" 너 이거 제대로 적은거 맞아? 적은거 외워서 불러봐. "
라고 할 가능성 때문에 안전빵으로 갔을 수도 있고.
최정문의 선택은
[역적인거 안 들키기 위해 위험한 짓은 하지 말자] 가 기본 베이스라 보입니다.
4. 김유현의 99
득실계산은 글이 많이 나왔고 심리적인 측면만 보자면
1턴이 끝났고 십자리로 온게 한줄도 없고
지금 정황으로는 내가 3턴에 혹은 3, 4턴 내리 감옥에 있을 거 같고
현재 상황으로는 A, B 모두 1000 이하로 끊어서 안정적인 패배가 나올 거 같은데
뭔가 하려면 지금밖에 없다.
라는 결론에 도달하기 충분한 상황이었다 봅니다.
5. 시민다수 vs 거짓말하는 소수 게임
아직 지니어스에서의 데이터는 부족하지만
단순한 게임의 균형 말고도
장시간 동안 들키지 않고 [자연스러움]을 연기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일단 우리편이 적다는 점은
생각보다 플레이어를 많이 위축시키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