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은 이날 조선 관련 계열사 기존 임원의 약 25%를 감축하는 상반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전체 임원 수를 감안하면 약 60여명의 임원이 옷을 벗은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창사 이래 최악의 일감 부족현상이 눈앞에 다가오는 상황에서 임원부터 대폭 감축해 회사 생존을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면서 "실제 이번 인사에서는 신규 임원 선임을 한 명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이 임원 감축에 선제적으로 나서면서 지난해 30%가량 임원을 줄인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추가 임원 감축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조선업계는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임박한 것으로 본다. '조선 빅3'가 임원 감축을 마무리 지으면 일반 직원과 생산직에 대한 희망퇴직 등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인사에서 회사 전체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경영지원본부 소속의 안전환경부문을 안전경영실로 개편하고 책임자를 사장급으로 격상시켰다. 신임 안전경영실장에는 김환구 부사장을 승진 발령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최근 잇따른 중대재해 발생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안전을 경영의 최우선으로 한다는 방침 아래 안전담당을 사장급으로 격상시켰다"면서 "김환구 사장은 회사 전체의 안전에 관한 모든 권한과 책임을 갖고 안전 업무를 최우선으로 강력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감축되는 임원의 업무 공백을 피하려 소폭 승진인사도 실시했다. 현대중공업 박승용 상무 등 7명이 전무, 김형관 상무보 등 11명이 상무로 각각 승진했다.
한편 조선 빅3는 내달 말까지 400여명의 대졸 신입을 공채할 예정이다. 조선업 장기불황의 여파로 올해 상반기 대졸 공채 규모는 평년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이번 공채는 지난 26일 정부가 발표한 조선업 구조조정 방안에 따라 인력 감축 등을 추진하는 것과는 별개로 진행한다.
현대중공업은 비상 경영을 선포했음에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300여명을 상반기 대졸 공채로 뽑는다. 대우조선은 올해 상반기 채용을 위한 면접이 진행 중이며 내달 중순께 최종 합격자가 정해진다. 20~30명 정도 채용이 예상된다. 삼성중공업도 올해 상반기 공채 절차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에는 400여명을 채용했으며 올해는 두 자릿수로 줄어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