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엄마 기일이 제 생일이에요 엄마가 죽은건 제탓이에요
게시물ID : bestofbest_1064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mpua
추천 : 399
조회수 : 30593회
댓글수 : 0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3/04/18 23:40:11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4/18 18:57:53

전에도 한번 다른 커뮤니티에서 댓글로 엄마와 제 얘기를 한적이 있어요

많은 분들이 제 탓이 아니라고 위로 많이 해주셨는데.. 아니예요. 제 탓이예요..

사실 또 이렇게 글 을 쓰는 것도 누군가한테 위로를 받으려는 제 이기적인 맘때문인지도 몰라요

 

그날 외박만 안했어도.. 엄마는 살아계셨을꺼예요..저 때문이예요

그래서 아빠한테 죄송하고 오빠한테 너무 미안해요..


20번째 생일전날이였어요

성인이 되서 처음으로 맞는 생일이였고 그날이 금요일이라 다음날 학교도 안가서 놀기 딱 좋은날이라고 생각했어요

엄마한테 늦는 다고 전화 한통하고 밤새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먹었어요

그리고 해가 뜰 때 쯤 집에 들어 갔는데 거실 쇼파에서 엄마가 저를 기다리고 계셨어요

 

왜이리 늦었냐고 전화는 또 왜 안받냐고 저를 혼내는 엄마한테 짜증이 났어요

다른날도 아니고 내생일인데 그거 하나 이해못해주고 오자마자 저를 붙잡고 혼내는 엄마가 밉고 엄마가 하는 소리가..

다 잔소리처럼 들렸어요 듣기 싫었어요 그래서 엄마한테 대들고 제방으로 들어와서 문을 잠그고 옷도 안갈아입고 그냥 잠을 잤어요

 

항상 생일엔 아침에 엄마가 미역국을 끓여 놓고 아빠가 케익을 사오고 선물대신 아빠와 오빠가 저한테 용돈을 줬어요..

그날도 노크소리가 들렸는데 안먹는다고 짜증을 내고 그냥 잤어요

 


그리고

한참 자고 있는데 집 전화 벨 소리가 울렸어요

집 엔 다 나가고 저 밖에 없어서 무시하고 그냥 자는데 제핸드폰으로 또 전화가 오고 안받자 집으로 다시 전화가 왔어요

일어나서 전화를 받았는데 아빠였어요 작은 아빠가 갈꺼니깐 오빠랑 같이 병원으로 오라구요

엄마가 많이 다치셨는데 저랑 오빠를 찾는다고 혼자오면 안된다고 꼭 오빠랑 작은아빠랑 같이 오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작은아빠가 오셨고 입은 옷 그대로 차를 타고 오빠를 기다리면서 굉장히 불안했어요

오빠가 오고 병원으로 갔는데 응급실같은 곳이 였어요 수술실에 들어가기전 엄마를 봤는데

갈비뼈가 많이 부러지셔서 말을 하기도 숨을 쉬기도 굉장히 힘들어 하셨어요

귀를 다치셔서 솜 같은걸로 귀를 감쌓는데도 피가 계속 흘렀어요 바지에도 피가 묻어 있었어요

눈물밖에 안나왔어요 정말 엄마가 곧 죽을 것 만 같아서 소리내서 울기만 했어요

 

내 탓이라고 생각했어요 엄마한테 내탓이라고 일어나라고 미친애처럼 울었어요

엄마는 숨을 쉬기도 힘드시면서 우는 제 손을 잡고 아니라고 제 탓이 아니라고 아니라고 괜찮다고 사랑한다고..하셨어요

그게 마지막이였어요 1시간반 예정이였던 수술이 4시간이 지나도록 계속되고 엄마가 나왔을땐 눈엔 뭐가 붙여져있고...

엄마 몸엔 수십계의 기계들이 붙어져 있었어요 그리고 하루도 못넘기시고 가셨어요..

 

엄마는 저랑 싸우고 11시쯤 이모네 집에 가시려고 택시를 타셨는데 사고가 나셨대요

엄마는 뒷자석에 타고 있었는데 사고가 난 후에는 엄마 몸 반이 창문 밖으로 튕겨 나가셨고 의식이 있으셔서 엄청 고통스러웠을꺼라고 하셨어요

 

사고나기 17분전에 저한테 카톡을 보내셨는데 엄마 속을 무던히도 썩이는 못된 딸이지만

세상에서 제일 사랑한다고 20번째 생일 축하한다고 저녁에 맛있는거 먹자는 문자를 저한테 보내셨어요

 

그리고 사고가 나셨어요

다 제 탓이예요

 

아빠는 저때문에 엄마를 그렇게 보내시고

엄마 화장하는 두시간반내내 아빠맘도 갈갈히 찢어지셨을텐데 3일 내내 제앞에선 절대 울지 않으셨어요

오히려 절 붙잡고 제가 어렷을때 단지뚜껑을 들다가 그걸 발에 놓쳐서 두번째 발가락이 찢어지면서 골절 된적이 있었대요

그때 엄마가 얼마나 놀래시고 우셨는지 전 기억이 안나지만 제 발가락에 아직도 꼬맨 흉터가 있거든요

그게 엄마 가슴엔 상처로 남아계시다고 20년간 엄마한테 제가 어떤 딸이였는지 얼마나 큰 의미였는지 존재였는지..

아빠는 저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것만 생각하라고 제 탓 하지말라고 자책 하지 말라고 두시간 반 내내 그말씀만 하셨어요


어느날 갑자기 아빠는 아내를 잃었고 오빠는 엄마를 잃었어요.

그날 제가 대들지만 않았다면 아마 엄마는 이모집에 가려고 하지 않았겠죠

다 제 탓이예요

 

5월엔 엄마 기일이 있고 제 생일이 있어요

아빠 오빠는 일부러 제 생일을 먼저 챙기고 엄마 기일을 챙기는데 생일때마다 참 괴로워요

저만 괴롭겠어요 5년전 이라고 해도 아빠도 오빠도 아직도 생생할꺼예요 근데 아무도 내색을 안해요

그게 사실 더 불편해요 저도 티를 내진 못해요 아무도 티를 안내는데 제가 감히 어떻게 티를 내겠어요

생일같은거 그냥 안챙겨주면 좋겠어요 저만 생각하는 이기주의자라고 해도 생일을 챙겨줄때마다 그게 더 절 괴롭게 해요

평생 5월은 그냥 엄마기일만 챙겼으면 좋겠어요 날 세상에 낳아준 날. 그날 엄마를 제가 죽였어요

전 죄책감이든 뭐든 제가 저지른 일이니깐 제가 짊어지고 갈 수 있어요 근데 아빠랑 오빠는 안그랬으면 좋겠어요

두사람만은 불행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