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비참한 전쟁역사, 어떻게 가르칠건가'
게시물ID : animation_1064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百年戰爭
추천 : 10
조회수 : 267회
댓글수 : 13개
등록시간 : 2013/08/27 20:48:45
출처 : http://media.daum.net/foreign/japan/newsview?newsid=20130827203011459

일본사회 달군 ‘맨발의 겐’ 논란

전쟁과 원폭참상 그린 만화
일 지자체, 학생들 열람제한
비판여론 커지자 결국 철회


1945년 8월6일 일본 히로시마에 인류 최초의 원자폭탄이 떨어졌을 때, 여섯살이던 나카자와 게이지(2012년 12월 사망)는 폭심지로부터 불과 1.3㎞ 떨어진 곳에 있었다. 그의 아버지와 누나, 남동생, 여동생은 20만명의 히로시마 시민과 함께 이 원폭에 희생됐다.

그날 학교 담벼락 뒤쪽에 있었던 덕분에 살아남은 나카자와는 나중에 만화가가 되어,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전쟁과 원폭의 비참함, 어려움에 굴복하지 않는 인간의 모습을 <맨발의 겐>(그림)이란 제목의 만화로 그렸다. 만화는 1973년 주간 만화잡지 <소년점프>에 연재되기 시작해, 1987년 10권으로 완간됐다. <맨발의 겐>은 일본에서 1000만부 넘게 팔렸고, 한국어 등 20여개국 언어로 번역돼 세계 곳곳에서 출판돼 '평화교육의 교과서'란 평을 받아왔다.

"<맨발의 겐>을 학생들이 자유열람하지 못하게 하고, 교사가 필요로 하는 경우에만 볼 수 있도록 따로 서가에 보관하라."

시마네현 마쓰에시 교육위원회 사무국은 지난해 12월 시립 초중학교 교장회의에서 이렇게 지시했다. 일부 학교가 지시를 제대로 따르지 않자, 교육위는 1월 이를 철저히 시행하도록 거듭 지시했다. 이유는 '옛 일본군이 주변 아시아국가 사람들에게 가한 잔혹한 행위에 대한 묘사가 지나치다'는 것이었다. 만화에는 옛 일본군이 다른 아시아인의 목을 재미삼아 자르는 장면,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하는 장면, 임부의 배를 갈라 태아를 꺼내는 장면 등이 실려 있다.

시교육위의 조처는 한 자영업자가 지난해 8월 이런 장면을 문제삼으면서 "학생들에게 잘못된 역사인식을 심어준다. 학교 서가에서 <맨발의 겐>을 치우라"고 시의회에 진정을 낸 것이 발단이 됐다. 이를 받아들인 시교육위의 열람제한 조처가 최근 언론 보도로 널리 알려지면서 일본 사회 전체의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일본 정부 안에서는 열람제한을 두둔하는 발언이 나왔다. 시모무라 하쿠분 문부과학상은 21일 기자회견에서 "시교육위의 판단은 위법이 아닌 만큼 문제가 없다. 어린이의 발달 단계에 맞게 교육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열람제한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훨씬 컸다. 마쓰이 가즈미 히로시마 시장은 19일 "피폭의 참상을 보여주고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교육위의 조처에 문제를 제기했다. '체인지 오그'라는 인터넷 서명 사이트에서는 마쓰에시의 조처 철회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이 벌어졌다. 일본만화가협회는 26일 마쓰에시의 조처가 "표현의 자유 규제로 이어질 수 있는 우려할 만한 일"이라는 의견서를 냈다.

마쓰에시 교육위원회는 26일 회의를 열어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고 결론 짓고, 열람제한을 철회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교육위가) 열람제한을 철회한 것은 타당하다. 교육위원들에게 자문을 구하는 게 옳았다"고 27일 말했다. 하지만 시교육위나 관방장관은 열람제한 자체의 정당성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아사히신문>은 "열람제한을 철회했다고 해서 다 끝난 것은 아니다. 어떻게 어린이들에게 비참한 과거의 전쟁을 가르칠지 깊이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확대되면서 일본인들 사이에 <맨발의 겐>에 대한 관심이 커져, 많은 서점에서 품절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이 책을 내고 있는 조분과 주오고론사(문고판 출간)는 급히 증쇄에 들어갔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전했다.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