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김상사와 정상사의 사정
게시물ID : military_1065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일인용
추천 : 4
조회수 : 1581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2/11/19 01:26:02

여전히 여친이 없으니 음슴체로.

 

 

이번엔 중대 행정보급관과 대대 행정지원관에 대해 써보겠음.

글쓴이가 자대배치를 받았을때 중대 행보관님은 매우 멋있는 분이셨음.

 

단정하게 자른 머리, 중후한 목소리, 세련된 금테안경, 나이와는 반비례하는 패션감각, 뒷모습만 보면 20대라고 착각할 체격등 자기관리는 물논 병력관리도 최고였던 부사관이었음. 모든 중대원들은 중대장이 아닌 그분의 등을 보며 군생활을 했으며 일,이등병에겐 빛이자 소금이요, 상병장들에겐 공포의 대상이 되던 분이었음.

 

거기다가 태권도 5단으로 국방부 태권도 심사관으로 활동을 하고 계신 분이라 여름,가을만 되면 전국 부대를 돌아다니며 태권도 승단 심사를 하러 다니시고 태권도를 하시다보니 발차기도 수준급이라 족구실력도 장난이 아니었음. 세터가 토스만 해주면 그냥 바닥에 냅다 꽂히는거임.

 

그에 반해 대대 행정지원관님은.....

 

누가봐도 50대는 훌쩍 넘을거라 생각하는 검고 나이들어 보이는 얼굴, 마치 쇠를 긁는듯한 듣기만 해도 짜증이 밀려오는 목소리, 언뜻봐도 36은 넘어보이는 허리사이즈 등등 우리 중대 행보관님과는 천지차이였음.

 

편의상 중대 행정보급관을 김상사, 대대 행정지원관을 정상사 라고 표기 하겠음.

두분은 매우 친했음. 일단 대대본부는 우리 중대와 아주 인접해 있었음. 막사 입구 정확히 맞은편 2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대대 본부가 있었음. 대대 본부에는 당연히 대대장님이 계셨고 그 아래에 정상사님, 그리고 대대 계원들, 이렇게 업무를 봤음. 물논 대대본부 인원이 매우 적어 우리 중대 막사에서 생활을 했음. 경비대 병사가 생활을 하는 곳이니 당연하게 정상사님은 우리 중대 출입이 매우 잦았고 중대원들도 정상사님을 타중대 간부로 의식하지 않고 중대 간부와 동급으로 친하게 지내고 있었음.

 

같은 업무를 보는 사이라 그런지 김상사님과 정상사님은 선배님 후배님 하면서 자연히 친해지게 됐고 내가 전입을 갔을 쯤엔 아예 형님 동생 사이가 되어 있었음.

 

위에 썼다시피 두분은 아직 상사계급장을 달고 계셨음. 김상사님은 민간부사관으로 입대를 하셨고 나이에 비해 진급이 빨라 금방 상사가 되셨고, 정상사님은 사병으로 시작해 상사까지 올라오신 분이었음. 두분 다 원사 진급심사를 앞두고 병력관리에 힘 쓰고 있던 시기였음.

 

그렇게 여름이 오고 김상사님은 태권도 심사시즌이 돌아오자 다른 부대로 파견을 가게 되셨음. 그동안 중대 행정업무는 정상사님이 가끔씩 오셔서 업무를 봐주고 하셨음. 그런데 몇주가 지나고.....

분명히 대대본부 비표를 붙이고 계셔야할 정상사님 가슴에는 우리중대의 비표가 붙어있는거임....

 

이상하다....왜 정상사님이 우리중대 비표를 붙이고 있을까? 왜일까? 라고 고민을 해보려 했으나 그땐 짬찌의 완전체였기 때문에 생각할 겨를이 없었음. 그래도 정상사님이 오셔서 부대운영에 큰 차질이 없었음.

 

그렇게 2달이 지나고......김상사님이 복귀하시는 날이었음. 점심때쯤 복귀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중대원 모두 맞이준비를 하고 있었음.

 

 

그.런.데.

 

 

막사 뒤편 소각장에서 두 사람의 격양된 목소리가 들리는거임.

나는 너무 궁금해서 일병나부랭이인데도 불구하고 단독으로 취약지역인 소각장으로 발을 돌렸음.

 

그곳에는 김상사님과 정상사님이 계셨었음.....서로 잡아먹을듯이, 김상사님이 정상사님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음.

내용인 즉슨,

 

왜 내가 없는 사이에 보직이동명령을 내렸으며 나한테 통보도 없이 그냥 보직이동명령승인을 받았는지에 대해 화를 내고 계셨음.....

정상사님은 그저 웃으며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계셨음.....김상사님은 더이상 씨알도 안먹힐 거라 생각을 하셨는지 아니면 그냥 체념하셨는지

'에이 씨팔!' 이라는 말만 남기고 그냥 퇴근을 해버리셨음......

 

 

 

나중에 짬을 좀 더 먹고 알게 된 속사정은......

 

 

 

 

 

 

 

 

 

상사에서 원사로 진급을 하려면 중대급 전투부대에서 행정보급관생활을 일정일수 이상을 채워야 하는 규정같은게 있었나봄. 그런데 김상사님, 정상사님 모두 그 기간이 애매하게 남아있는 상태였음. 그 전에도 정상사님은 김상사님에게 보직변경을 부탁했으나 진급앞에 형 동생은 없었음.

결국 정상사님은 김상사님이 파견간 사이에 보직변경신청을 하고 그렇게 두 상사의 보직이 바뀌게 된거였음.

 

 

그 이후 김상사님은 우리 중대에 오실때 마다

 

'에이 시발, 영감쟁이 진급심사나 확 떨어져라.' 라는 저주를 하곤 하셨다.

 

 

 

 

 

 

그리고 2009년 4월........

 

 

정상사님은 원사 진급에 성공했고.........

 

 

 

 

 

 

 

 

 

김상사님은 내가 전역한지 약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상사로 복무중이시다.....ㅜㅜ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