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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을 막은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게시물ID : panic_820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구리다요
추천 : 13
조회수 : 2651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5/07/31 01:30:31
고민게에 올려야할지 공게에 올려야할지 고민을 했는데
제가 조금이나마 더 자주 오는 공게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글 읽어보신후에 게시판과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하시면
댓글로 말씀해주세요. 

*

저는 평범하게 입시를 준비하는 고삼입니다. 원래 그런거 있잖아요. 고삼때는 뭘 해도 재미있는거
친구의 말로 ㄷ단배 라는 어플을 알게되었습니다. 낯선사람과의 대화라는게 메리트가 있고 좀 건전한 대화가
오고가서 심심한 새벽을 달래주었습니다. 오늘까지만 하고 다시 공부를 하자 라는 생각으로 어플을 봤는데
뭐하고있냐는 내용의 쪽지 (쪽지라고 통칭하겠습니다) 가 와있었습니다. 쪽지가 온 시간도 얼마 되지 않아서
바로 답장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저녁은 먹었냐고 묻더군요. 어머니 아버지 형이 다 휴가를 가서 피자를 먹었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대뜸 잘가냐고 인사를 해줄 수 있냐고 묻더라구요. 조금 당황했습니다. 나쁜생각을 하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너무 걱정된 나머지 어디 가냐고 물어보았습니다.
여행을 간다고 하더라구요. 최대한 대화를 끌어야겠다는 생각에 나도 여행을 좋아한다. 어디로 가느냐 라는 식으로
물어봤습니다. 분명히 12시쯤엔 차가 다니질 않으니 말이죠. 조금 먼곳을 간다고 말하더라구요.

자살을 생각하는구나 생각을 하고 나쁜생각 하는거 아니죠? 라고 물어봤고 나쁜생각이 자살이냐고 맞으면 어떡할거냐고 물어보더라구요
잘가라는 말을 하면 어플을 지우고 정말 끝나겠구나 라는 생각에 필사적으로 대화를 끌었습니다.

어디냐고 물으니 밖이라고 하더라구요. 칼을 사러 나왔다고 합니다. 집에 있는 칼이 다 닳아서 그러냐고, 이시간에 뭐 먹으면 다 살로간다고
그런식으로 최대한 대화를 끌면서 왜 힘든지 이해한다는 느낌을 주려고 노력했습니다. 

겨우 설득끝에 19살의 여자고 5살때부터 병때문에 병원에 있다가 한달 남았다는 선고를 받았다고 합니다.
부모님조차 안계시고 고아원 원장님이 보호자로 되어있는데 성인이 되면 그마저도 끊어진다고 했습니다.

정말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저는 너무너무 편한 삶을 살고있는데 누군가는 너무 힘들게 살고 있구나.
모두가 널 아낀다 사랑하는사람들이 너무 많은데 그사람들이 많이 슬퍼할거라며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한달 뒤면 추하게 갈텐데 오랫동안 고민했던 일이고, 너무 힘들다고 합니다.

더이상 말릴수가 없어서 내가 너무 미안하다고 힘든거 다 안다고 우리 몇십년 후에 꼭 웃으면서 인사하자고
마무리를 지으려 했는데 왜 얼굴도 모르는 사람을 말리려고 하냐고 하더라구요.

소중한 한명의 사람이고 슬퍼할 사람이 많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생각하는게 안타까워서 말렸다고 했습니다
20분남짓 대화한 나조차도 이렇게 슬프고 안타까운데 어떻겠냐구요

고맙다고 말하길래 내일 아침에 답장달라고 했습니다. 꼭 일어나달라구요
제 번호 주면서 전화 안해도 좋고 이거로 답장해도 좋으니까 꼭 연락해달라했습니다.

제가 큰 실수를 한건지 말릴 수 있는 방법이 있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 너무너무 슬프고 안타깝습니다. 답장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을것 같아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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