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morning!
굳 모닝이라...
이 모닝은 세상의 온갖 다른 사람들에겐 해당될지 모르겠지만 지금 이순간 나한텐 아니다.
속은 쓰리고 메스껍고 입과 온 방안에 가득한 역겨운 술냄새!
어제, 아니 오늘 새벽이 맞겠네.
기분 드러워서 술 엄청 퍼 먹었지
어제 밤!
손님 접대가 엉망이라며 캡메니져에게 졸나게 깨지고 덤으로 존나게 맞았다.
얼굴 엉망인체로 손님 접대할수 없다고 좀 일찍 새벽 두시에 빛나는 퇴근을 했는데...
아무리 업소 바지라고 하지만 이거 해도 너무 핸거 아녀?
엿같고 꿀꿀한 기분에 그냥 갈수가...
당연히 없지!
없는 핑계도 만들어 술 먹는 판국에...
포장마차 한 켠에 홀로 앉아 멍들고 부어 오른 뺨따구를 어루 만지고 있으려니 미칠 지경...
안주 나오기 전 따끈한 미역국물에 소주 한병!
안주 나와서 쫄기잇한 닭발에 소주 한병!
안주 다먹은 후 다 식은 미역국물에 소주 한병!
술에 쩔어서 소주가 머리꼭지 까지 올라오는 느낌이었지만...
발끈한 마음에 화끈한 곳에 가서 후끈한 양주 한병 마시고 싶더만.
혼자 가기 좀 그렇잖아.
친구 두어명 불러 냈지.
들어 갔어.
삐끼가 아가씨들 쇼와 서비스가 쥑인다고 하더라고...
아가씨들 늘씬하니 이쁘고 이것 저것 몸을 이용한 쇼도 보여 주니 평소에 내가 할땐 몰랐는
데...
그런대로 재밌고 봐줄만 하드라고.
나름대로 질퍽하게 놀고 있었지.
그런데 갑자기 가게에서 손님접대 쉬원찮다고 깨진 생각이 들면서 불받드라고.
내 파트너에게 이유도 근거도 없는 심통이 나오데.
"야! 딴 애들은 생머린데 넌 왜 곱슬여?
야! 다 영곈대 넌 왜키 늙어 보이냐?
다른 쇼 없냐?
맨날 보든거 말고...
너 방울토마토로 6연발 대포 쏠수 있어?
함 해바!
머 못해?
지배인 오라고 해!'
억지에 억지를 부리며 화풀이를 괜히 아무 잘 못없는 아가씨에게 해대었고...
결국 아가씨는 슬퍼서인지, 분을 못참아서인지 울며 룸을 뛰쳐 나가 버렸는데...
술 다 깨서 생각하니 미안해 죽겠더라고.
암튼 그게 어제 밤 아니, 오늘 새벽일이었어.
밤이 이슥해지고 보통 남자들이 술 1차를 끝내고 2차하러 갈 무렵이 나의 출근시간 이거든.
어딘데 그렇게 늦냐구?
내입으론 쪽팔려서 말 못하고 그냥 눈치로 까서 알아맞춰 바.
10시에 출근을 해서 몸을 정비하고 기다렸지.
'오늘은 손님접대 잘해서 어제처럼 쥐어터지지는 말아야지.'
하는 다부진 각오와 함께...
12시가 넘어서 한무리의 여자손님들이 왔는지 대기실 밖이 소란스러운가 싶더니...
캡메니져가 앨범을 들고 그 룸으로 들어갔고...
무슨 앨범이냐고?
우리들의 그것이 포함된 상반신 나체사진!
한 남자당 정면, 좌측면, 우측면 세장의 사진이 끼워져 있지.
잠시후 캡메니져가 뛰어 와서는 선택된 자를 호명하고는 한마디 덧붙인다.
"등엽이, 호등이, 영준이 3번 룸 가라!
내 아끼는 동생들이니까 특별히 잘 해주고...
특히 너 영준이!
어제같이 서비스 했다간 네 뼈로 테이블 짜는줄 알어!"
긴장하며 룸으로 들어갔는데...
내 또래쯤 되어 보이는 세명의 여자들이 눈을 똥그랗게 뜨고 고자세로 앉아 있었고...
우리는 시선을 허공에 두고 신고를 했지.
"안녕하십니까? 누님들! 재롱둥이 막내 신등엽입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누님들! 저는 힘센돌이 강호등입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
다음 내 차례...
"안녕하십니까? 누님들! 성격 좋고 잘생긴 배영준입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
이제 초이스의 차례...
"어~ 등엽이! 신동엽보다 낫네. 일로 온나. 이뻐해 주께!"
"어~ 호등이! 멸치 호동인가? 와이리 가무노? 그래도 아랫도리는 튼실해 보이드만..."
다음 내 차례...
"야! 너 어디서 본 것 같다. 우리 언제 만난적 있냐? 너 일루 와 바!"
약간은 비아냥 거리는 투로...
약간은 얼르는 말투로...
그녀 곁으로 다가가면서 그녀의 얼굴을 확인하는 순간!
다리가 후들거려 주저 앉을 뻔 했는데...
어제 새벽의 그 질펀하던 룸이 머릿속으로 휙 휙 지나가고...
그녀였다!
내 파트너!
내 화풀이에 분을 못 참아 울며 뛰쳐 나갔던 그녀!
어제의 기쁨조가 오늘의 내 주인이라니...
오늘은 내가 그녀의 귀여운 기쁨조가 되어야 할 터!
오늘 나의 운명은 불을 보듯 뻔했다.
그녀가 이곳에 온건 우연이었겠지만 사진을 보고 나를 택한건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었으리라.
"야! 너 재수없게 왜 꼽슬이냐?
야! 너 나이 및살여?
너 쇼 할줄 알어?
내가 하라는 쇼 너 다하면 팁도 많이 주고 여기 지배인 오빠 내가 전부터 잘 아는데...
얘기 잘 해주께.
알았어?"
속에서는 천불이 나며
'아후~ 정말 미치겠네. 이런 된장!'
겉으로는 겸공손하게
"네에~ 누님!"
캡메니져가 나의 아킬레스건이란 사실을 그녀가 알리 없었건만...
그녀는 나의 남자로서의 일말의 자존심과 인간성마져 무참히 짓밟고 사라졌으니...
해보지도 생각지도 못했던 서비스를 가장한 쇼들!
그녀는 아직 인쇄기 기름 냄새도 가시지 않은 빳빳한 만원짜리 백장을 꺼내 테이블에 올려 놓
고는...
"내가 하라는 쇼 할 때마다 이거 스므장씩 주께."
했다!
전부다...
안할순 없었다.
내뼈로 테이블 짤수는 없지 않은가?
테이블에 만원짜리 펼쳐놓고 알몸으로 굴러서 몸에 붙는 거 다 갖는 단순한 것을 시작으로...
소파에 새우고 앉아 있는 내 위에 노팬티 스커트 차림으로 앉아 중심을 맞추고 술을 마시는 맷돌 안락의자!
포크를 테이프로 거기에 붙여서는 안주를 찍어 파트너에게 먹여주는 조지포크!
이쑤시개를 고무줄로 내 거기에 동여매고 과일을 찍어 파트너에게 먹여주는 조쑤시개!
무선마이크를 거기에 부착하고 파트너가 노래부를때 따라다니며 마이크대 노릇을 하는 오토 조지마이크스탠드!
다했다!
돈도 돈이고 캡메니저의 주먹이 돋보이는 불굴의 서비스 정신 때문에...
그녀도 돈이 떨어졌으니 더이상 짖궂은 쇼는 못 시키리라.
그런데...
한참 만족과 흥에 겨워 있던 그녀가 주섬주섬 가방을 찾더니 지갑을 꺼내 만원짜리 삽십장을
꺼내면서...
"야! 잘하네.
너 방울토마토 6연발 대포 알어?
아! 넌 남자지?
그럼 너 야구는 잘하겠네.
너 그걸로 야구 해바!
내가 투수할테니까 너는 테이블 위에 올라가서 방울토마토 던지면 그걸로 받아쳐.
하나 안타칠때마다 10만원씩 줄껀데...
못 맞추면 네가 만원씩 나한테 줘야 돼.
알았지? 올라가!"
'윽... 이로온~'
또 아랫도리 해체하고 테이블위에 우뚝 섰다.
그것도 아울러 우뚝 섰다.
그녀가 방울 토마토를 던졌고...
5초에 하나씩 토마토가 날라오는데...
8분 20초 동안 하나도 못 맞췄다.
물론 쪽팔림에 자존심 구기며 번 돈 백만원?
도로 그녀 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