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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그러기엔 너무 늦었나
당신의 흔적
43일
딱.
몇 날이나 어두워져 있었는지 모를 등이 켜졌다.
껌뻑... 껌뻑, 껌뻑이며 흐린 빛을 내보이며.
다 있는데
물론 너는 없었다.
다 헤진 가방을 현관 앞에 내려놓고
신발을 대충 벗어놓고
디딘 바닥은
네 마음만큼 싸늘해서
나는 그제야
너의 부재를 실감했다.
몸을 웅크리고
바닥을 기며 당신의 흔적을 찾는다.
너는 떠난 지 오래건만
나는
몇 번이고 말했다.
차마 너에게 닿지 못했던 진심들을,
차운 방바닥에 대고 내뱉기를 수십 번,
서늘해진 공기 중에 내놓기를 수십 번.
감았던 눈을 뜨면 현관 뒤로 쏟아지는 저녁 황금 노을 속에서
네가 뛰쳐나오길 바랐건만
그러기엔 너무 늦었나.
좀먹은 낡은 달력엔
빨간색으로
몇 번이고 덧칠해 그려진 동그라미가
별이 여러 개나 붙어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고
필시
바닥에 두 동강 나 부러진 빨간 색연필로 그려졌을 그것은
옛 일이었다.
먼지를 떨구며
두 장이나 넘어간 달력
에
오늘이 있었다.
너의 손길이 닿지 않은 지
딱
43일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