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도 일찍 끝나고 오랜만에 밖에 나가서 좀 뛰어봐야겠다 마음을 먹고 나이키 런 앱을 실행했더니 40주 전에 뛰고 오늘 처음 뛰는거라고 친절히 설명해준다 ^^??!?!
하..이런 씹돼지 같으니라구 충격을 먹으며 열심히 뛰고 걷고 하다가 모험정신이 돋아서 안 가본 길로 가볼까? 하고 턴을 함
길을 잃음
내가 길치인걸 망각했음
점점 어두워지는데 불안함을 안고 구글맵을 보며 집 방향을 찾아 헤메닥 ㅜ
그런데 어둠속에 무언가가 앉아있었음!
뙇
근엄해보이는 고양이가 길가에 떡하니 앉아있었다.
어둑한데다 보도블럭 색깔이랑 비슷해서 그냥 지나칠뻔
고양이를 너무 키우고 싶지만 우리집은 애완동물 금지라 못 키우고 있어서 굶주려있는(?) 상태여서 하앍거리며 다가감.
내가 지를 쓰다듬는걸 당연하게 여기는 듯한 쿨한 당당함
목덜미와 등을 쓰담쓰담 해주니 몽롱해지는 표정 ㅋㅋ
조금이라도 쓰다듬는걸 멈추면 나한테 머리를 들이밀고
내가 쪼그려 앉아있었는데 계속 뱅뱅 나를 맴돌았음 ㅜ
내가 길을 잃었다는 사실을 잊고 한참 정줄 놓고 쪼그려 앉아서 쓰담쓰담 하다가 다리가 저려서 일어났다 (사진 속에 있는 무는 안구건강을 위해 자삭)
아 집에 가야 되는데...
내가 일어서니까 이 녀석이 나를 쫓아오면서 머리를 들이민다.
'더 쓰다듬어라 닝겐'
큽.. 하지만 난 이만 집에 가야해 ㅜㅜ
눈물을 머금으며 발걸음을 옮겼는데 이 녀석이 계속 쫓아온다 ㅜㅜ
빠이빠이 하며 눈길을 안 주고 가니까 한 10미터정도 따라오다가 결국 멈춰서 멀어지는 날 바라본다...
크윽...ㅠㅠ
...다시 올게!
혼돈속의 나이키 지도...
길을 잃어서 널 만났으니 개이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