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때도 내 앞에서는 함부로 대통령 욕을 하지 못했다.

조목조목 끝까지 따져서 반박하니까.

나 없을 때 자기들끼리 쑥덕이다가도 내가 나타나면 하던 말을 멈추곤 했다.

그렇게 외롭게 쌈닭처럼 지지하고 살았다.

이명박, 박근혜 시절에는 사람들에 대한 실망으로 힘들었다.

저런 사기꾼을, 저런 멍청이를 지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사는 것이 힘들었다.

늘 슬프고 체한 듯, 화가 난 채로 살았다.

문재인 대통령!

일년새 할배가 되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만 해도 코 끝이 찡해지는 그분.

하늘이 우리 나라에, 우리 민족에 한번 더 기회를 준 것 같아서 그저 감사한 마음이 들게 하는 우리 대통령!

그런데 어느새

나는 극문이 되었다.

나는 똥파리가 되었다.

나는 작전세력도 되었다.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이다.

방탄소년단이 빌보드200 에 1위로 오른 것을 축하하는 대통령의 축전을 보았다. 

대통령은 노래를 사랑하는 일곱 소년들뿐 아니라 소년들의 날개 '아미'에게도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BTS와 함께 세상을 향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팬클럽 '아미'도 응원한다고 하셨다.

울컥했다.

한줌도 안되는 극문이 되고, 똥파리가 되고, 작전세력이 되어버린 나는 대통령의 축전을 통해 위로를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다 알고 계신다고 김정숙 여사는 말씀하셨다.

지금의 상황을 다 알고 계신다고 본다.

지지자들의 마음 또한 다 아신다고 본다.

두 대통령을 향한 모욕적인 언사를 견딜 수 없는 지지자들의 마음을,

생양아치 같이 부패한 사람이 불의한 권력을 휘두르는 자리에 올라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을,

당대표로 계시면서 그토록 지키고자 하던 시스템이 어느 순간 다 무너지고 당원이 철저히 무시되고 배제되고 있는 상황속에서 놀라고 상처받는 우리의 마음을

다 알고 계신다고 본다.

그렇게 위로를 받다가도 속상한 오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