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짧은 글) 유선전화기
게시물ID : readers_210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기본광고론
추천 : 0
조회수 : 37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8/04 21:29:15
옵션
  • 창작글
 




 
001. 유선전화기 






 
ㅡ 아버지는 늘 휴대폰이 아닌 집의 낡은 전화기를 통해 전화를 걸어오곤 했다. 아버지가 전화를 걸 때마다 어머니가 신경질적으로, 하지만 극히 일상처럼 휴대폰 번호를 바꿔 버리곤 했었기 때문이다. 만약 그것이 아니라면, 아버지가 우리와 함께 살던 시절부터 유일하게 아직까지 버려지지 않은 물건이 바로 그 전화기뿐이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전화를 기겁하며 싫어하면서도 마치 그동안 살아온 세월에 대한 속죄처럼 그 유선 전화기만큼은 끝까지 집에 남겨두고 있었다. 어머니의 말씀처럼 "지긋지긋한" 아버지의 전화를 끝까지 끈질기게 받아가면서.

욕설이 오갔다. 수화기 건너로 넘어오는 소리가 마치 내 옆에서 소리치는 것처럼 시끄럽게 고막을 울리고 있었다. 어머니는 늘 그랬듯 전화기에 대고 있는 대로 인상을 쓰면서, 소리를 치고, 욕을 하고, 금방이라도 수화기의 선을 잘라 버릴 것처럼 위협하면서, 이내 전화를 던지듯 끊어버리고 물건을 아무거나 집어던지며 마구 분풀이를 할 것이었다. 나는 그러한 듣기 싫은 소리에 항변하는 대신 몰래 침대 밑으로 기어들어갔다. 청소를 하지 않아 먼지구덩이였지만 어머니는 내가 이곳을 나만의 아지트로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절대로 모를 것이었다. 벌어진 문틈 사이로 이리저리 서성거리며 애꿎은 전화선을 손가락으로 꼬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이 보였다. 그런 날이면 나는 어머니의 모습을 마치 관음하듯 엿보며 어느새 아파지는 배를 손바닥으로 지긋이 누르곤 했다. 변의便意는, 어느 순간 내가 느껴온 무의식 속 도피의지였고 무력한 내 자신에 대한 책망이었다.

한참 동안의 설전이 오간 뒤 통화는 끊겼고, 집에는 침묵이 감돌았다. 가쁜 숨을 몰아쉬던 어머니는 어딘가로 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는 여전히 그 곳에 있었다. 한때나마 느티나무처럼 곧게 뻗어있던 아버지와 함께 수화기 속에서 아무렇게나 엉킨 채로 머물러 있었다.

문득 아무렇게나 꼬아진 저 수화기줄을 잘라 버리고 싶다는 욕망이 들어 나는 나도 모르게 손톱으로 배를 꼬집었다. 오랫동안 버리지 못한 저 수화기의 선은 늘어진 어머니이자 나의 창자였다.




 -------------------------------------








 블로그에 생각날때마다 짧게 글을 써놓곤 하는데요,
부끄러운 이야기입니다만 저는 책을 놓은지 3년이 넘어갑니다.
물론 전공서 같은것은 제외하구요, 소설, 시집 쪽으로요.
어느순간부터 책을 읽기가 너무 힘들어졌습니다.ㅜㅜ
그러다보니 요새 책은 어떤 문체를 사용하는지
어떤 분위기가 유행하는지를 가늠하기가 어렵네요.

다음은 블로그에 있던 글을 대충 옮겨 적은건데
읽고 어떤 느낌인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이런식으로 50개까지 쓰는게 목표에요.
미완 2개 있고, 4개 적었네요...ㅋㅋㅋ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