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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관람의 이유
게시물ID : movie_471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DR.DRE
추천 : 1
조회수 : 60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8/05 02: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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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재관람. 특히 극장에서 봤던 영화를 다시 보는 행위를 흔히 돈지랄이라는 표현으로 일컫는 경우가 많다볼 영화가 얼마나 많은데 뭣 하러 본 영화를 또 보냐는 사람도 있고나중에 다운받아 보면 된다며 그 돈으로 옷이나 사입으라는 사람도 있다그래도 난 벌써 <매드맥스분노의 도로>와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을 4번씩 봤고,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를 3, <인사이드 아웃>과 <위플래쉬>를 2번이나 봤다더 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허락하지 않아 재관람을 못한 <버드맨>같은 영화들도 수두룩하다.

 

 나의 재관람의 역사는 초등학교 5학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사실 극장이 아니라면 6살 유치원 때부터이다공룡이 나온다고 <쥬라기 공원비디오를 연속해서 서너 번씩 돌려봤던 시절이다다시 5학년으로 돌아오자때는2006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개봉한지 2주쯤 됐을 때이다당시 막 영화를 찾아보기 시작할 때였고, 12세관람가였기에 부모님과 함께 대한극장을 찾았다. (쥬라기 월드와 용가리를 제외하면)처음으로 본 괴수영화였고괴물이 뼈를 토해내는 장면에선 눈과 귀를 막기도 했다그랬던 쫄보가 뭐가 좋은지도 모른 채 다시 극장을 찾아 <괴물>을 재관람했다초등학생이었지만 중학생 같아 보였던 외모 덕인지 수월하게 재관람을 했고이후 성동구청소년수련관에서 금토일 3일간 상영할 때 매일같이 찾아가 3000원 내고 다시 <괴물>을 보았다그렇게 5번을 극장에서 보았고엄마를 졸라 샀던 DVD박스세트를 손에 넣었을 때는 대사를 술술 외웠다그렇게 총 20번 가량 <괴물>을 봤다.

 

 <괴물>의 후유증이 좀 사라진 2007년엔 엔딩크레딧의 아리랑에 끌려 <디 워>를 세 번이나 봤고(아이고 내 돈),누구보다 빨리 최신영화를 봤던 중고등학교 시절엔 친구들과 놀기 위해 봤던 영화를 다시 보기도 했다본격적으로 혼자 영화를 보기 시작했던 중학교 2학년이 되고 나선 재관람의 비율이 급격히 늘었다그렇게 <인셉션>, <다크나이트 라이즈>, <>, <해운대>등 영화의 국적과 질을 가리지 않고 여러 영화들을 재관람 했었다.

 

 이런 패턴도 <아바타>를 기점으로-혁명적으로-바뀌었다. 3D영화의 패러다임을 바꿔놨던 <아바타>였기에그리고 기나긴 상영기간과 감독판 재개봉으로 인해, 2D/3D/IMAX 3D/4D의 4가지 전 포맷을 제패하기에 이르렀다.올해 4번씩 본 <매드맥스분노의 도로>와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역시 전 포맷 제패를 한 영화들이다.재관람의 목표와 이유가 생긴 것이다여기에는 CGV만의 혜택인 포토티켓도 크게 작용했다. <어벤져스>같은 영화는 모든 히어로별로 포토티켓을 만들도록 명령했고친구들을 동원해 결국 9장의 포토티켓을 모으기도 했다.

 

 <킹스맨>과 작년에 3번 관람했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경우는 하나하나 뜯어보고 싶은 욕구가 강해 재관람을 했던 경우였다두 영화 모두 덕질을 유도하는 캐릭터들의 향연이자올드팝을 적재적소에 사용해 재미를 본 영화였고수 많은 레퍼런스와 오마주를 담고 있는 영화였다때문에 처음엔 즐기기 위해두 번째는 레퍼런스와 오마주를 찾기 위해마지막으론 음악을 즐기기 위해 영화관을 찾았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IMAX만 두 번을 찾았다.(뻐킹 CJ)

 

 영화감독이자 평론가인 프랑수와 트뤼포는 영화를 사랑하는 첫 번째 방법으로 좋아하는 영화를 두 번 세 번 보는 것을 꼽았다여기서 영화관에서라는 한 단어를 더 붙이면 내 방식의 영화를 사랑하는 첫 번째 방법이 된다.영화관은 마법의 공간이다광고가 끝나고 암전이 되면 핸드폰을 볼 수도같이 온 친구와 떠들 수도 없다간혹 아니 항상 그런 비상식정인 사람들이 있긴 하다만결국 영화관은 좋던 싫던 영화에 모든 감각을 집중시킬 수밖에 없는 공간이고(솔로라면 더더욱때문에 영화을 보기에 최적의 공간이다그렇기에 좋아하는 영화를 사랑하기엔 가장 좋은 공간이 아닐까영화관에 낸 돈이 내가 사랑하는 영화를 만들어준 사람에게 돌아간다면그리고 그 영화에 푹 빠질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데 쓰인다면 돈지랄일지언정 아깝지 않다.

 

 한 영화평론가는 못 만든 영화를 볼 시간에 좋아하는 영화를 한 번이라도 더 보라고 말했다매주매달 수십 편의 영화가 쏟아지지만 좋아하는 영화의 상영시간표에 손이 더 가는 이유이다.

출처 http://blog.naver.com/dsp9596/220441344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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