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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종이맛
게시물ID : readers_106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내가그놈
추천 : 2
조회수 : 26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1/01 00:18:40
 
종이맛
 
노인은 리어카를 끌고 걸었다
겨울바람이 불면 리어카의 손잡이는 금세
별들을 띄우고는 했었다
 
하얀 별들이 가득 올라와 있는
폐지를 리어카에 실을 때면
별들은 손자국을 따라 땅으로 떨어졌다
 
노인은 손에 입김을 불고
줍던 신문을 골목길 구석에 앉아 펼치고는 했다
무식하게 보이지는 말아야지 골목 틈 사이로
노인의 입김이 올라가 서서히 사라졌다
 
노인의 발걸음으로 헤쳐진
눈 길 아래, 검은 아스팔트가 가쁜
숨을 몰아쉬었고 노인이 구긴 신문은 리어카
폐지들 맨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고 있다
 
손에 남은 돈 7000
아고 김사장 좀만 더 쳐줘 내가 허리가 영 신통치 않아서
빈 말만 폐지들 사이로 숨어들었다가 살금 다시 나왔다
 
노인은 결국 그 돈으로 소주를 샀다
아내 사진과 연락이 닿지 않는 자식들과 차가운 공기와
둘러 앉아서 마시는
종이 맛 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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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감성이 들어가는 시는 역시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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